결혼하자더니 이유가 있었다…2억대 전사 보상금 노린 '검은 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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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전사자 보상금을 노린 위장 결혼 범죄가 잇따르고 있다.
4일(현지시간) 연합뉴스는 미국 CNN 방송을 인용해 "군 복무 중 사망한 병사의 유족에게 지급되는 거액의 일시금이 조직적인 결혼 사기의 표적이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언론이 다룬 사건 중에는 군 병원 간호사가 부상병 5명과 잇따라 결혼한 뒤 이들이 숨지자 보상금을 받아 챙긴 혐의로 해고된 사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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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 1억원…실수령 2억 6000만원 수준
"최고 징역 10년" 처벌 법안 나오기도
러시아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전사자 보상금을 노린 위장 결혼 범죄가 잇따르고 있다.

4일(현지시간) 연합뉴스는 미국 CNN 방송을 인용해 "군 복무 중 사망한 병사의 유족에게 지급되는 거액의 일시금이 조직적인 결혼 사기의 표적이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지에서는 이런 수법을 쓰는 여성들을 '검은 과부(블랙 위도우)'라고 부른다. 러시아군은 병사가 전사하면 직계 가족에게 최소 500만루블(약 1억 300만원)의 일시금을 지급한다. 법적 배우자는 이 돈을 받을 수 있는 최우선 순위 친족이다. 위장 결혼으로 배우자 지위를 확보한 뒤 남편을 전장에 보내고, 사망 통보가 오면 부모와 자녀를 제치고 보상금을 독차지하는 구조다.
실제 수령액은 최소 기준을 크게 웃돈다. 대통령령에 따른 일시금과 국영 보험사 지급금, 지방정부 보상금을 합치면 유족이 받는 돈은 1300만 루블(약 2억 6900만원)을 넘어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 외교 전문지 포린폴리시는 지난해 11월 러시아 니즈네바르톱스크에서 한 여성이 남성 네 명과 차례로 결혼한 뒤 이들이 모두 전사하자 1500만루블(약 3억 1000만원)을 챙긴 사건을 전하기도 했다.
CNN이 소개한 마리아 씨는 59세 아버지의 전사 소식과 함께 그가 22세 연하 여성과 결혼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 아버지는 혼인 신고 이틀 만에 입대해 최전선에서 숨졌다. 마리아 씨가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새어머니는 법적 직계 친족 자격으로 보상금 수령 권한을 얻었고, 아버지가 살던 아파트도 이미 팔린 뒤였다. 이 '미망인'의 행방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러시아 정부는 지난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신병들의 사기와 전투 동기를 끌어올린다는 명분으로 결혼을 장려해왔다. 통상적인 대기 기간 없이 혼인 신고를 마칠 수 있도록 했고, 지방 정부가 나서 합동결혼식을 열며 절차를 간소화했다. 최전선 투입 병사의 생존율이 극히 낮다는 점이 이 허점과 맞물리면서 단기간에 거액을 손에 넣는 통로가 열렸다.
러시아 언론이 다룬 사건 중에는 군 병원 간호사가 부상병 5명과 잇따라 결혼한 뒤 이들이 숨지자 보상금을 받아 챙긴 혐의로 해고된 사례가 있다. 군 관계자들이 여성들과 짜고 갓 입대한 남편을 위험 임무에 배치한 뒤 사망 보상금을 나누려 한 정황도 드러났다. 한 부동산 중개인은 팟캐스트에서 최전선 배치를 앞둔 신병과의 결혼을 내 집 마련 수단으로 소개했다가 기소돼 사회봉사 명령을 받았다.

러시아 사법부도 대응에 나섰다. 브랸스크주 법원은 지난해 여름 전사자와 배우자의 혼인을 위장 결혼으로 판단해 무효로 결정했다. 이런 취지의 판결이 나온 것은 처음이다.
정치권에서는 처벌 규정을 새로 만들자는 요구가 나온다. 자유민주당(LDPR) 소속 의원들은 지난해 8월 위장 결혼을 별도 범죄로 규정하고 최고 징역 10년에 처하는 법안을 하원에 제출했다. 레오니드 슬루츠키 러시아 하원 국제문제위원장은 "특별군사작전 참가자들의 가족은 뻔뻔한 범죄자들, 보상금을 노리는 금융 및 보이스피싱 사기꾼들과 포식자들로부터 보호받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다만 입법으로 문제가 풀리겠느냐는 반론도 있다. 니나 오스타니나 하원 의원은 위장 결혼이 법이 아닌 도덕의 영역이라며 "법으로 도덕을 규정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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