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일 일해도 2만원, 화장실도 못 가 기저귀 준비" 호주 워홀 착취 실태

최영 2026. 8. 5.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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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농장에서 일한 이주노동자들이 임금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화장실을 갈 시간조차 보장받지 못해 일부는 기저귀까지 준비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화장실 못 가게 해 기저귀 찼다"열악한 숙소에 18명 함께 살아호주 공영방송 ABC는 4일(현지시간) 탐사보도 프로그램 '포 코너스'가 8개월간 취재한 이주노동자 착취 실태를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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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임금·열악한 숙소…이주노동자 증언
업체 통제에 문제 제기도 어려워

호주 농장에서 일한 이주노동자들이 임금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화장실을 갈 시간조차 보장받지 못해 일부는 기저귀까지 준비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픽사베이
"화장실 못 가게 해 기저귀 찼다"…열악한 숙소에 18명 함께 살아

호주 공영방송 ABC는 4일(현지시간) 탐사보도 프로그램 '포 코너스'가 8개월간 취재한 이주노동자 착취 실태를 보도했다. 취재진은 농장과 노동자 숙소를 방문하고 임금 자료와 정부 문서를 분석했다.

보도에 따르면 워킹홀리데이 비자 연장을 위해 호주 농장에서 일한 한 이주노동자는 오전 7시 30분부터 오후 5시까지 일하고도 20호주달러(약 2만원)를 받은 날이 있었다고 증언했다. 그는 화장실을 다녀올 휴식 시간조차 없어 일부 노동자는 기저귀를 준비했다고 전했다.

호주 원예업의 법정 최저 시급은 지난 7월 1일부터 전일제·시간제 노동자 25.74호주달러(약 2만5700원), 임시직 노동자 32.18호주달러(약 3만2200원)다. 다만 ABC는 급여명세서를 구하지 못해 노동자들이 주장한 실제 임금은 별도로 검증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증언을 한 진 리씨는 뉴사우스웨일스주 코프스하버의 블루베리 농장에서 일하며 인력공급업체로부터 매주 숙박비 150호주달러와 하루 교통비 10호주달러를 공제 당했다고 주장했다. 바퀴벌레가 돌아다니고 문·창문·에어컨도 고장 난 숙소에 18명이 함께 살았다고도 전했다.

ABC가 업체를 추적했지만 등록 주소는 배낭 여행객 숙소였고, 숙소 측은 관련성을 부인했다. 호주 공정근로옴부즈만도 2024년 조사에 착수했지만, 실제 운영자를 특정하지 못해 지난해 5월 조사를 종결했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픽사베이
일자리·숙소 모두 업체 손에…"현대판 노예 범죄 우려"

다른 지역에서도 비슷한 일이 확인됐다. 파푸아뉴기니 출신 게르숌 아이작은 하루 최대 12시간 일하고도 시급 7호주달러(약 7000원)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40도에 이르는 폭염에도 나무에 올라 오렌지를 따야 했고, 아프거나 다쳐 일을 쉬면 수입이 끊겼다고 전했다.

호주 농가들은 수확철 인력을 주로 인력공급업체를 통해 조달한다. 일부 업체는 일자리뿐 아니라 숙소와 교통까지 관리해 노동자들이 부당한 처우를 받아도 다른 일자리로 옮기거나 문제를 제기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제임스 코케인 뉴사우스웨일스주 반노예제위원은 "진입장벽이 낮아 부도덕한 업체들이 유입되고 있다"며 "일부 사례는 강제노동이나 채무노예 등 현대판 노예 범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법원의 판단을 거친 내용은 아니다.

호주 정부는 인력공급업체 허가제와 행동규범 도입, 공급망 내 현대판 노예제 대응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최영 인턴기자 zero0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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