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은 39도 펄펄 끓는데…도쿄는 30도 초가을 날씨, 왜

천권필 2026. 8. 5.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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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중대경보가 발효된 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로에 아지랑이가 피어오르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과 도쿄, 두 폭염 도시의 여름 날씨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5일 서울의 낮 기온은 40도 가까이 치솟았지만, 일본 도쿄는 30도에 머물렀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서울의 낮 최고기온(종로구 서울기상관측소 기준)은 36.6도를 기록했다. 서울 노원구와 구로구는 각각 39.2도와 38.9도까지 올랐다. 서울 전역에는 폭염특보 최상위 단계인 폭염중대경보가 발령된 상태다.

극한폭염이 이어지면서 한국야구위원회(KBO)는 5일과 6일 열릴 예정이었던 프로야구 경기를 모두 중단하기로 했다. 전날 폭염 속에 치러진 프로야구 경기에서 관중이 의식을 잃고 쓰러지는 등 온열질환 의심 환자가 집단 발생하자 내놓은 조치다. 경복궁의 수문장 교대의식 행사도 폭염중대경보가 해제될 때까지 중단된다.

기록적인 폭염에 올여름 온열질환 사망자도 21명으로 늘었다. 작년 같은 기간 사망자 수를 넘어섰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전날 전국 응급실을 찾은 온열질환자는 총 198명으로, 이 가운데 1명이 숨졌다. 올여름 처음으로 나흘 연속 온열질환 추정 사망자가 발생했다.

3일 일본 도쿄에서 한 시민이 강아지들과 산책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반면, 일본 도쿄는 예년보다 더위의 기세가 주춤하다. 이날 도쿄는 흐린 날씨 속에 한낮 기온이 30도에 머물렀다. 서울과 비교하면 10도 가까이 낮은 셈이다.

당초 도쿄는 8월 평균 최고기온이 31.3도로 서울(30도)보다 높을 정도로 대표적인 폭염 도시다. 하지만, 최근에는 ‘서프리카’로 불릴 정도로 서울의 폭염 강도가 도쿄보다 훨씬 강하다. 최근 도쿄는 낮 기온이 30도를 밑돌 정도로 선선한 가을 날씨가 이어졌다.


서울은 뜨거운 동풍, 도쿄는 찬 북동풍


4일 기준 한국과 일본 지역별 기온 편차. 붉은색은 평년보다 기온이 높고, 푸른색은 낮다는 뜻이다. C3S/ECMWF
두 도시의 폭염 양상이 극명하게 엇갈리는 건 주변 기압계와 바람의 영향이 크다. 서울의 경우 두 고기압(북태평양고기압·티베트고기압)이 열돔을 형성한 가운데, 태백산맥을 넘으면서 가열된 뜨거운 동풍이 기온 상승을 부추겼다.

반면 도쿄는 홋카이도 북동쪽에 자리 잡은 오호츠크해 고기압이 ‘야마세’라고 불리는 차갑고 습한 북동풍을 불어넣었다. 이로 인해 도쿄의 기온이 마치 여름을 건너뛰고 초가을에 접어든 것처럼 급격히 떨어졌다.

5일 500hPa(헥토파스칼) 기준 바람 강도. 태풍(붉은색 영역)이 북태평양고기압을 한반도로 밀어 올리면서 서울에는 뜨거운 동풍이, 도쿄에는 상대적으로 찬 북동풍이 불었다. 어스널스쿨

기상학자들은 제13호 태풍 ‘돌핀’이 두 도시의 폭염 양상을 바꾸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분석했다. 반기성 케이클라이밋 대표는 “태풍이 서진하면서 북태평양고기압을 한반도로 밀어 올려 강한 폭염을 불러왔다”며“태풍이 반시계 방향으로 회전하며 서울에는 뜨거운 동풍이 분 반면, 일본에는 북쪽의 찬 공기가 내려오다 보니 기온이 낮아진 것”이라고 설명했따.

다만 규슈를 비롯한 일본 서부는 40도에 육박하는 극심한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등 일본 내에서도 동서 지역 간에 기온 편차가 크게 나타나고 있다.

6일부터는 도쿄 역시 낮 기온이 30도를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서울은 6~7일에도 여전히 39도에 이르는 극한더위가 이어질 것으로 보여 두 도시의 폭염 격차는 당분간 유지될 전망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폭염중대경보가 발표된 수도권과 일부 전남을 중심으로 극단적인 더위가 예상되니 건강관리에 각별히 유의하기 바란다”고 했다.

천권필 기자 fee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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