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한 마디에 막힌 ‘쪼개기 상장’… 네이버 현대차도 못 피했다

김진욱 2026. 8. 4.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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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복 상장 가이드라인 시행으로 자회사 상장을 준비하거나 검토해온 여러 대기업의 셈법이 복잡해졌다. 두나무를 품게 될 네이버파이낸셜과 현대자동차그룹의 로봇 자회사 보스턴다이내믹스, SK그룹의 건설 자회사 SK에코플랜트, CJ그룹의 헬스앤드뷰티(H&B) 자회사 CJ올리브영 등이 새 규제의 영향권에 든다. 네이버는 두나무를 자회사로 둔 네이버파이낸셜을 최장 7년 안에 상장하겠다고 공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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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중복 상장 가이드라인 시행으로 자회사 상장을 준비하거나 검토해온 여러 대기업의 셈법이 복잡해졌다. 두나무를 품게 될 네이버파이낸셜과 현대자동차그룹의 로봇 자회사 보스턴다이내믹스, SK그룹의 건설 자회사 SK에코플랜트, CJ그룹의 헬스앤드뷰티(H&B) 자회사 CJ올리브영 등이 새 규제의 영향권에 든다. 일부 기업은 기업 공개(IPO) 대신 재무적 투자자(FI) 지분 매입이나 합병 등 다른 출구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중복 상장 가이드라인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기업은 네이버파이낸셜이다. 네이버가 2019년 네이버페이의 사업 일부를 물적 분할해 만들었다. 네이버파이낸셜은 네이버의 결제 인프라와 두나무의 암호화폐 사업 역량을 결합해 디지털 금융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오는 11월 주주총회를 거쳐 12월 말 두나무를 완전 자회사로 편입하는 포괄적 주식 교환을 마친다. 네이버는 두나무를 자회사로 둔 네이버파이낸셜을 최장 7년 안에 상장하겠다고 공시했다.

문제는 실제 IPO에 나설 때다. 네이버파이낸셜은 물적 분할 자회사라 네이버 주총에서 일반 주주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주식 교환을 승인하는 오는 11월 주총과 향후 네이버파이낸셜 상장에 동의할 주총은 별개다. 두나무 편입으로 네이버파이낸셜의 몸집과 기업 가치가 커질수록 그 과실을 네이버 주주에게 어떻게, 얼마만큼 돌려줄지가 상장의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미국 나스닥 시장 상장을 추진하는 보스턴다이내믹스도 주주 보호안을 새로 마련해야 한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현대차가 물적 분할한 게 아니라 현대차와 기아, 현대모비스가 미국 기업을 인수한 것이다. 따라서 각사 주총에서 상장 동의 표결을 꼭 거쳐야 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각사는 보스턴다이내믹스 상장이 자사 주주 가치에 미칠 영향을 평가하고 자회사 주식 현물 배당이나 자사주 소각 등 보호안을 마련해야 한다.

일부 기업은 상장을 포기했다. FI에게 투자금을 돌려줘야 하는 SK에코플랜트는 최대 주주인 지주사 SK㈜ 현금을 털기로 했다. SK㈜가 FI 보유 지분 일부를 4000억원에 인수하고 SK에코플랜트도 6500억원가량의 전환우선주를 매입하면서 약 1조원을 투입했다. CJ올리브영도 상장 대신 지주사인 CJ㈜와 합병하는 방안이 시장에서 거론된다. 합병이 현실화하면 새 규제 이행 부담을 덜면서 CJ올리브영의 기업 가치를 CJ㈜ 주가에 반영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자회사 상장을 당연한 투자금 회수 수단으로 활용하던 공식이 흔들리면서 SK와 CJ그룹처럼 다른 출구를 찾는 재계의 고민도 깊어질 예정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자회사 가치가 높다고 상장해 돈을 끌어올 수 있는 시대는 끝났다”면서 “이제 자회사 IPO는 자금 조달 문제가 아니라 모회사 주주와 이해관계 조정 문제가 됐다”고 말했다.

김진욱 기자 reali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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