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란에 "합의 서명할 마지막 기회"…불응 땐 공습 시사

뉴욕(미국)=황윤주 2026. 8. 4.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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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은 미국과 협상 사실 부인
트럼프 "이중적" 공개 비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대규모 공습을 전격 보류하고 합의를 위한 '마지막 기회'를 제시했다. 이란은 미국과의 직접 협상은 부인했지만 오만을 통한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논의가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군사 충돌 직전까지 치달았던 중동 정세가 다시 협상 국면으로 전환할지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취재진과 만나 "이란이 좋은 합의문에 서명할 마지막 기회"라며 "오늘이나 내일이면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도부 제거에 나서기 전에 그들에게 가능한 모든 마지막 기회를 주고 싶다"며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군사 행동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주말 미국의 동맹국과 중동 국가들의 요청을 받아 이란에 대한 대규모 공습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그는 해당 공격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 규모"가 될 수 있었다면서도, 역내 국가들이 협상 가능성을 이유로 공격 중단을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이란은 미국과의 협상 사실을 부인했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현재 미국과 진행 중인 협상도, 예정된 회담도 없다"며 이란 협상단이 해외에 파견됐다는 주장도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 지도부가 협상을 요청해놓고도 공개적으로 이를 부인한다며 "믿기 어려울 정도로 이중적"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합의나 완전한 항복이 이뤄지지 않는 한 아무것도 이란으로 들어가지 못할 것"이라고도 경고했다.

다만 이란은 오만과 호르무즈 해협 통항 문제를 협의하고 있다는 사실은 인정했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부 장관은 상선의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위한 새로운 체계 마련이 "마무리 단계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밝혔다.

오만과 이란은 상선 운항을 재개하기 위한 임시 항로 개설 방안을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재국들이 제시한 방안은 페르시아만으로 들어가는 선박이 이란 영해를 통해 진입하고 오만 영해를 통해 빠져나오도록 하되 통행료는 부과하지 않는 내용이다.

이란 측은 당초 이 제안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지만,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이 재개되지 않을 것이라는 보장과 이란산 원유 제재 해제를 추가로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 혁명수비대가 통행료 없이 해협을 개방하는 방안에 동의할지도 변수로 남아 있다.

임시 합의가 성사되면 호르무즈 해협 분쟁을 60일간 관리하기 위한 기존 양해각서(MOU)를 되살리는 협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파키스탄은 미국과 이란 간 후속 협상을 자국에서 개최하는 방안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협상이 다시 교착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대규모 군사 공격 위협을 재개할 가능성도 남아 있다. 전날 밤 오만 북동쪽 해상에서는 유조선 인근에서 폭발음이 들렸다는 신고도 접수돼 해협을 둘러싼 긴장은 계속되고 있다.

한편,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기대가 커지면서 국제유가는 이날 큰 폭으로 하락했다. 브렌트유는 장중 약 5% 떨어져 배럴당 84달러 안팎에서 거래됐다.

뉴욕(미국)=황윤주 특파원 h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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