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90분간 활공폭탄 8발 퍼부었다…방공망 뚫린 우크라 속수무책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본토에 대한 활공폭탄 공세를 강화하며 우크라이나 방공망의 빈틈을 파고들고 있다.
3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는 전날 밤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지역에 약 90분 간 활공폭탄 8발을 집중 투하했다. 이날 공격으로 1명이 숨지고 30여 명이 다쳤으며, 시내 4개 구역에서 아파트 22채가 부서지는 등 재산 피해도 발생했다.

러시아는 최근 자포리자에 활공폭탄을 잇따라 퍼붓고 있다. 지난달 26일에도 활공폭탄으로 이 지역을 공격해 1명이 사망하고 6명이 다쳤다.
지난달 14일에는 도네츠크 지역 인근의 우크라이나군 임시 주둔지를 활공폭탄 FAB-3000로 공격했다. 무게가 6600파운드(약 3000㎏)에 달하는 이 폭탄은 러시아가 보유한 가장 강력한 폭탄으로 평가된다.

활공폭탄은 비행기에서 투하돼 최전선까지 장거리 비행이 가능한 유도탄으로, 기존 방공체계로 요격하기가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호주 육군 소장 출신 군사분석가인 믹 라이언은 지난해 10월 “러시아 전술 전폭기는 우크라이나 지상 방공망의 사거리 밖에서 활공폭탄을 발사할 수 있다”며 “이를 안정적이고 체계적으로 요격할 방법은 아직 없다”고 짚었다. 전투기가 영공 밖 안전 거리에서 활공폭탄을 발사하기 때문에 폭탄 자체보다 발사 플랫폼(전투기)을 무력화하는 것이 핵심인데, 이것이 쉽지 않다는 이야기다.
활공폭탄은 패트리엇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것도 러시아 입장에서 큰 장점이다. 미군이 운용하는 패트리엇 PAC-3 MSE의 경우 한 발 당 가격이 400만 달러(약 55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합동항공전력센터(JAPCC)는 러시아의 UMPK 활공폭탄 가격을 약 2만5000달러(약 3500만원) 수준으로 추산한 바 있다.
이런 이유로 러시아가 최근 활공폭탄 공격을 강화하는 것이 우크라이나 방공망 허점을 노린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우크라이나는 지난 2월 미국의 대이란 공습 이후 패트리엇 등 방공체계 부족 문제를 겪어 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앞서 지난 달 나토 정상회의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만나 패트리엇 생산 면허를 주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다만 후속 논의는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달 28일 패트리엇 생산 면허 제공 여부에 대해 “논의 중이지만 그런 기술을 넘겨주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라며 “아직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고 밝혔다.
하수영 기자 ha.su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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