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법무부, ‘네이비실 北 해안 침투·민간인 사살’ 보도 기자에 소환장

배재성 2026. 8. 2.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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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훈련에 투입된 미 해군의 특수작전용 소형 잠수정(SDV·SEAL Delivery Vehicle). 2019년 북한 해안 비밀 침투 작전에도 이와 같은 기종의 잠수정이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 미 국방부

2019년 북한 해안에 비밀 침투한 미국 해군 특수부대 네이비실(SEAL Team 6)이 임무 수행 도중 민간인을 사살한 뒤 철수했다는 극비 작전을 보도한 뉴욕타임스(NYT) 기자에게 미국 법무부가 취재원 공개를 요구하는 소환장을 발부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기밀 유출 수사를 확대하면서 언론인을 상대로 한 압박도 거세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일(현지시간) NYT에 따르면 미 법무부는 지난 2월 NYT 프리랜서 기자 매슈 콜에게 연방 대배심 출석을 요구하는 소환장을 발부했다. 수사당국은 콜 기자가 지난해 9월 보도한 2019년 대북 비밀작전 기사와 관련해 약 2년간의 취재 기록과 취재원 접촉 내역, 대화 내용 등에 대한 증언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FBI 요원들은 뉴욕 자택을 찾아 소환장을 전달하려 했지만 콜 기자가 부재중이어서 결국 변호인을 통해 전달했다.

문제가 된 기사는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인 2019년 초 미 해군 최정예 특수부대인 네이비실 팀6의 ‘레드 대대(Red Squadron)’가 북한 해안에 극비 침투한 작전을 다뤘다.

보도에 따르면 특수부대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통신을 감청하기 위한 도청 장비를 북한 연안에 설치하는 임무를 맡았다. 하지만 상륙 직전 북한 민간인이 탄 어선과 마주치면서 발각 가능성이 커졌고, 대원들은 비무장 주민 2~3명을 사살한 뒤 임무를 중단하고 잠수함으로 철수했다. 결국 도청 장치 설치는 이뤄지지 않았으며, 당시 작전은 의회 정보위원회 등 감독 대상 기관에도 사전 보고되지 않았다고 NYT는 전했다.

2021년 일본 오키나와 인근 해역에서 훈련 중인 미국 해군의 핵추진 유도미사일 잠수함. 2019년 북한 해안 비밀 침투 작전 당시에도 이와 유사한 핵추진 잠수함이 네이비실(SEAL Team 6) 대원들을 북한 인근 해역까지 수송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 미 국방부


콜 기자 측은 소환장에 맞서 법적 대응에 나섰다. 그의 변호인은 “정부 운영 실태를 국민에게 알리는 것이 언론의 역할”이라며 “취재원을 보호하고 언론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끝까지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NYT도 콜 기자의 소송 비용을 지원하고 있다.

찰리 슈타틀랜더 NYT 대변인은 “이번 소환장은 정부가 언론인을 겨냥한 공격을 확대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취재원 공개 요구는 국민이 알아야 할 중요한 정보를 차단하려는 불법적인 시도”라고 비판했다.

반면 미 법무부는 개별 사건에 대한 언급을 피하면서도 “국가안보 정보를 불법적으로 유출한 사람을 밝혀내기 위해 가능한 모든 법적 수단을 쓸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까지 법무부는 콜 기자에 대한 소환장을 철회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NYT는 이번 사례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기밀 유출 수사 강화 기조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라고 평가했다. 최근 법무부는 이란 전쟁 관련 내부 논의를 보도한 월스트리트저널(WSJ), 베네수엘라 군사작전을 보도한 워싱턴포스트(WP), 새 대통령 전용기(에어포스원) 보도를 한 NYT 기자들에게도 잇달아 소환장이나 통신기록 제출을 요구했다. 일부 사건은 법원의 지적을 받은 뒤 소환장이 철회됐지만, 법무부는 기밀 유출 수사를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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