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한 달 이성훈, LH 개혁안 시험대…분사 여부·부채 해법 주목

최서윤 2026. 8. 2.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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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관리회사로 기능 나누는 안 검토
택지 매각 중단하면 자금 회수 2~5년 지연
상임이사·승진인사 밀려…민간참여 유인도 필요

조만간 나올 한국토지주택공사(LH) 개혁안은 지난해 확정한 직접 시행 확대를 뒷받침할 조직 개편과 재원 마련 방안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통합 출범 이후 17년 만의 분사 여부와 174조원에 달하는 부채, 공공임대 적자 처리 방안이 핵심이다. 다만 주택 공급과 임대·부채 관리를 쪼개더라도 부채 자체가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연 2조원대 공공임대 적자를 메울 재원 마련과 장기 지연된 임직원 인사 해소도 개혁안 실행 과제로 꼽힌다. 지난달 6일 취임한 이성훈 사장에게 이번 개혁안과 조직 정비는 경영 능력을 입증할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이성훈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가운데)이 지난달 9일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 사업현장을 찾아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LH

2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16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직접 공급 확대와 조직 개편 등을 담은 LH 개혁안을 9월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당초 지난해 12월로 검토되던 발표 시점은 올해 6월로 한 차례 미뤄진 뒤 다시 9월로 늦춰졌다. 구체적인 발표일은 정해지지 않았고 기관 분리와 정부 재정지원 여부도 확정되지 않았다.

개혁안의 윤곽은 이미 대부분 드러났다. 최종 발표에서 확인할 내용은 LH를 어떤 형태로 나눌지와 임대사업 부채·자산을 어떻게 처리할지다. 공공임대 손실의 보전 방식과 직접 시행 확대에 필요한 자금 조달 방안도 관건이다. 이 같은 실행 방안이 빠지면 개혁안의 실효성을 둘러싼 논란은 이어질 수 있다.

직접시행은 확정, 재원은 미정

공동주택용지를 민간에 팔지 않고 LH가 직접 주택을 공급하는 원칙은 지난해 발표됐다. 정부는 9·7 공급대책에서 수도권 공공주택용지 19만9000가구분 가운데 5만3000가구분을 LH 직접 시행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용적률 상향 등으로 7000가구를 추가해 2030년까지 6만가구를 착공한다는 계획이다.

문제는 재원이다. LH는 그동안 택지를 민간에 팔아 얻은 수입으로 공공임대 손실을 보전했다. 직접 시행으로 전환하면 신도시는 4~5년, 소규모 공공택지는 2~3년가량 자금 회수가 늦어진다. 그동안 토지 보상비와 공사비를 먼저 마련해야 한다.

직접 시행을 맡더라도 민간 건설사의 설계·시공 능력과 자금이 필요하다. LH는 올해 공공주택 건설 물량의 30%를 민간참여 방식으로 공급할 계획이다. 정부는 민간 참여를 끌어내기 위해 일반 공공분양에는 총사업비의 80%, 일부 지연 사업에는 90%까지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보증을 제공하기로 했다.

공공기관 경영정보공개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LH 부채는 2024년 말 160조1055억원에서 지난해 말 173조6567억원으로 1년 새 13조5512억원 늘었다. 부채비율도 217.7%에서 230.8%로 높아졌다. 2024년 말 전체 부채 가운데 약 100조원은 공공임대주택 건설·운영과 관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임대보증금과 주택도시기금 차입금, 공사채 등이 포함된 금액이다.

단기임대보증금은 2024년 12조582억원에서 지난해 16조5753억원으로 37.5% 증가했다. 전체 부채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7.5%에서 9.5%로 상승했다. 신축매입임대와 전세임대 공급 확대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17년 만의 조직 분리 가시화…'비축공사' 독자 생존 가능할까

정부는 택지개발과 주택 공급을 맡는 개발회사, 임대주택과 토지 등 자산을 보유·관리하는 주거복지 관리회사로 LH 기능을 나누는 방안을 검토해 왔다. 2009년 한국토지공사와 대한주택공사를 합쳐 출범한 LH를 17년 만에 토지주택개발공사와 자산을 전담하는 이른바 비축(備蓄)공사로 사실상 분사하는 방안이다.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해 12월 임대사업 관련 부채와 자산을 떼어 전문적으로 관리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당시 "임대보증금 부채 부분을 임대 자산과 떼서 옛 주택공사처럼 임대주택 관리회사, 공공주택 관리회사를 따로 만들어 떼어내면 해결되지 않느냐"며 "기술적으로 뗄 수 있고 전문화할 수 있는지 검토해보라"고 말했다.

관리회사를 LH 자회사로 둘지 별도 공기업으로 설립할지, 회계만 분리할지는 확정되지 않았다. 임대사업 부채를 관리회사로 넘기면 개발회사의 부채비율은 낮아지지만 전체 빚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임대료 수입만으로 유지관리비와 이자를 감당하지 못하면 정부 출자나 보조금이 필요하다.

멈춰 선 인사 시계… 마비된 의사결정 체계부터 복원해야

LH 임원 인사도 개혁안 실행에 영향을 줄 변수다. 지난달 8일 알리오에 공개된 임원현황을 보면 사장이 임명하는 상임이사 5자리 가운데 부사장 자리는 공석이다.

조경숙 주거복지본부장과 박동선 국토도시본부장, 오주헌 공공주택본부장 등 3명은 임기가 끝났지만 후임이 정해지지 않아 직무를 이어가고 있다. 임기가 남은 상임이사는 김재경 경영관리본부장뿐이다.

대통령이 임명하는 이범래 상임감사위원도 지난해 9월 임기가 끝난 뒤 직무를 맡고 있다. 이 사장은 직원 승진·보직 인사와 LH 개혁안 실행에 앞서 임기가 끝난 상임이사들의 거취와 공석부터 정리해야 한다.

올해 2분기 기준 LH 정원은 9080명이다. 기관을 나눌 경우 이 인력을 어느 회사에 배치할지와 본사·지역본부 업무를 어떻게 나눌지도 정해야 한다.

최서윤 기자 s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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