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조하다보면 우울감도 사라져”…‘건강 지킴이’로 거듭나는 경로당[르포]
김방현 2026. 8. 2. 12:10
지난 7월 22일 오후 1시30분 충남 공주시 우성면 상서2리 여성경로당. 이 마을 65세 이상 어르신 20여명이 모였다. 어르신들은 경로당 한쪽에 있는 65인치 모니터 화면을 응시했다. 화면에는 건강체조를 담당하는 송현아(40·여) 강사가 등장했다. 강사는 공주시청에 마련된 별도의 스튜디오에서 건강체조 강의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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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시 경로당 73%, 스마트 장비 설치
송 강사가 “손을 위로 쭉 뻗고 크게 원을 그리세요, 그런 다음 가슴을 내밀어요, 허리를 돌리고….”라고 하자 어르신들은 일제히 따라 했다. 건강체조는 트로트 등 주로 대중가요 리듬에 맞춰 1시간 동안 진행됐다. 주민들은 강의 초반에는 앉아서 동작을 따라 했다. 하지만 점차 분위가 고조되자 일어나 덩실덩실 춤까지 췄다. 이곳에서 만난 백옥희(76) 할머니는 “건강체조를 하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라며 “경로당 오는 게 너무 즐겁다”라고 말했다.
전국 여러 자치단체가 경로당 업그레이드로 어르신 건강 관리와 삶의 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 주로 영상 중계 시스템이나 건강관리 장비 등을 갖추는 이른바 ‘스마트 경로당 사업’을 통해서다.

공주시는 관내 438개 경로당 가운데 316곳(73%)을 스마트경로당으로 꾸몄다. 사업비는 한곳에 2000만원씩 약 50억원이 들었다. 2023년부터 시작한 공주시의 스마트경로당 사업은 각 경로당과 공주시청을 화상 중계 시스템으로 연결한 게 특징이다. 중계 시스템을 통해 건강·노래교실 등을 수십곳의 경로당에서 동시에 열 수 있다. 시스템은 쌍방향이어서 수강 중인 어르신과 강사가 대화도 가능하다. 공주시는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는 건강체조 강좌, 금요일에는 교통·소방 안전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또 경로당마다 건강 상태를 측정할 수 있는 장비를 비치했다. 이 장비로는 혈압·당뇨·산소포화도·자율신경기능 등을 무료로 측정할 수 있다. 이 측정 장비는 공주시 보건소와 연결된다. 공주시 경로시설팀 김미경 주무관은 “경로당에서 측정한 어르신 데이터는 보건서에서 확인하고 고위험군으로 확인된 분들은 집중적으로 관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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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로당은 건강 지킴이"
스마트경로당을 이용하는 어르신들은 “우울증까지 사라졌다”며 반겼다. 경로당 회장 성성숙(78)씨는 “스마트 경로당 시스템이 구축된 이후 경로당은 늘 북적인다”라며 “경로당은 건강을 지켜주는 필수 공간이 됐다”라고 말했다. 최원철 공주시장은 "공주는 65세 이상 주민이 32%를 차지할 정도로 초고령사회"라며 "나머지 경로당에도 순차적으로 스마트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전북 완주군도 지난 2월부터 스마트 경로당 100개소에서 노래교실, 건강체조, 웃음 치료, 레크리에이션, 명사 특강 등을 실시간 양방향 방식으로 운영해 왔다. 완주군은 올해 하반기에 9100여만원을 들여 10곳에 추가로 스마트 경로당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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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광군 경로당에는 비대면 진료 시스템 갖춰
전남광주 영광군은 경로당을 비대면 진료 거점으로 활용하고 있다. 영광군은 지역 경로당 400여곳 가운데 읍면별 거점 25곳을 정했다. 이곳에서는 비대면 상담에 진료비 결제와 처방전 전송까지 가능한 장비를 갖췄다. 장비 한 대로 진료부터 결제·처방전 전송까지 가능하다고 한다. 주민이 경로당 키오스크에서 건강 상태를 말하면 영광읍내 내과 의사가 증상을 확인한 뒤 처방한다. 영광군은 어르신 기기 조작을 돕기 위해 봉사 인력을 배치했다. 영광군은 올해 안에 추가로 20곳을 스마트경로당으로 만들기로 했다.
공주·영광=김방현·황희규 기자 kim.b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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