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률 1위 한국경제, 2분기 9위로 ‘곤두박질’…中에도 밀렸다

박세환 2026. 8. 2. 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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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1위서 2분기 9위로…성장률 0.622%
아직 23개국 미공개…최종 순위 더 밀릴 가능성
수출·설비투자 둔화에 기저효과까지 겹쳐
부산항 신선대부두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는 모습. 연합뉴스

올해 1분기 세계 주요국 가운데 가장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했던 한국이 2분기 중간 집계에서는 9위까지 밀려났다. 아직 일본과 영국, 캐나다 등 다수 국가의 성장률이 공개되지 않아 최종 순위는 더 낮아질 가능성도 있다.

2일까지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ECOS)에 2분기 성장률이 공개된 19개국을 분석한 결과 한국은 전 분기 대비 0.622% 성장해 9위를 기록했다. 한은이 발표한 속보치 기준으로 보면 한국 경제는 전 분기 대비 0.6%,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7% 성장했다.

현재 1위는 3.921% 성장한 아일랜드다. 리투아니아가 1.683%로 뒤를 이었고 멕시코 1.500%, 스웨덴 1.370%, 중국 0.900%, 핀란드 0.897%, 포르투갈 0.783%, 스페인 0.693% 순이었다.

한국은 이들 8개국에 이어 9위에 자리했다. 헝가리 0.438%, 에스토니아 0.416%, 네덜란드 0.405%, 미국 0.373%, 체코 0.352%, 독일 0.227%, 이탈리아 0.192%, 프랑스 0.164% 등보다는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앞서 한국은 지난 1분기 주요 22개국 가운데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당시 속보치 기준 성장률은 1.694%였지만 이후 잠정 집계 과정에서 1.831%로 상향 조정됐다. 중국과 인도네시아 등 상대적으로 높은 성장세를 보이던 국가까지 앞섰지만 한 분기 만에 순위가 8계단 내려간 셈이다.

다만 현재 9위는 최종 순위가 아니다. 한은이 성장률을 집계하는 42개국 가운데 2분기 성장률이 공개된 국가는 19개국에 불과하다. 호주와 캐나다, 덴마크, 일본, 노르웨이, 스위스, 영국 등 나머지 23개국은 아직 수치가 발표되지 않았다. 결과에 따라 한국 순위가 더 하락할 가능성이 남아 있는 셈이다.

8일 경기도 평택항에 컨테이너가 쌓여있는 모습. 연합뉴스

한국의 성장률이 한 분기만에 뚝 떨어진 배경으로는 1분기의 이례적인 고성장에 따른 기저효과가 꼽힌다. 통상 분기 성장률은 직전 분기와 비교하게 된다. 앞선 분기에 경제 규모가 크게 늘면 다음 분기 성장률이 상대적으로 낮아진다.

올해 1분기에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과 설비투자가 동시에 급증했다. 수출은 정보기술 품목을 중심으로 5.9% 증가했고 설비투자는 반도체 제조용 장비 등을 중심으로 6.6% 늘었다. 건설투자도 1.4%, 민간소비도 0.6% 증가했다. 순수출은 1분기 성장률을 1.1%포인트 끌어올렸다. 여기에 설비투자와 민간소비, 건설투자까지 늘면서 수출과 내수가 함께 성장률을 밀어 올렸다.

2분기에는 주요 부문의 증가 속도가 둔화했다. 수출 증가율은 1분기 5.9%에서 2분기 1.4%로 낮아졌고 설비투자는 6.6%에서 0.2%로 떨어졌다. 민간소비는 0.4% 증가하며 회복세를 이어갔지만 1분기보다 증가 폭이 줄었다. 건설투자는 토목건설 부진 등의 영향으로 0.2% 감소했다.

업종별로는 제조업이 컴퓨터·전자·광학기기를 중심으로 1.2% 성장했고 서비스업도 도소매·숙박음식업과 금융·보험업, 정보통신업 등을 중심으로 1.1% 증가했다. 반면 건설업은 1.9%, 농림어업은 7.1% 감소했다.

성장률 순위가 1위에서 9위로 떨어졌지만 최근 한국 경제가 급격한 침체에 빠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한은이 당초 예상한 2분기 성장률은 0.2% 수준이었지만 실제 성장률은 이보다 높은 0.6%를 기록했다. 1분기 1.8% 성장한 뒤에도 추가로 0.6% 성장했다는 점에서 절대적인 성장세는 예상보다 강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경기도 평택항에 수출을 앞둔 차량들의 모습. 윤웅 기자

2분기에는 내수와 순수출이 각각 성장률을 0.3%포인트씩 끌어올렸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이 증가세를 이어갔고 민간소비도 플러스 성장에 기여했다.

한국의 순위 하락은 경제가 한 분기 만에 급격히 추락했다기보다 1분기의 이례적인 고성장이 정상적인 수준으로 조정된 영향이 크다. 다만 성장 동력이 반도체와 수출에 편중돼 있고 건설투자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은 부담이다. 향후 성장세는 반도체 호황이 소비와 투자, 비정보기술 산업으로 얼마나 확산하느냐에 달릴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관계자는 “2분기 성장률 순위가 크게 내려간 것은 1분기 고성장에 따른 기저효과가 상당 부분 작용한 결과”라며 “다만 반도체 수출에 의존한 성장이 내수와 건설투자 회복으로 이어지지 못한다면 하반기에는 성장 동력이 약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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