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와 격차 좁힌 중국 AI…공짜로 풀더니 돌연 “돈 걷겠다” 변심, 왜

이근평 2026. 8. 1.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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값싼 개방형 모델을 내세워 미국과 기술 격차를 좁힌 중국 인공지능(AI) 업계가 미국의 반도체 통제와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인프라 비용에 대응하기 위해 결국 조건부 수익화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기술 생태계 장악과 수익 창출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놓고 새로운 실험에 나선 것이다.

지난 17일(현지시간)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세계인공지능대회(WAIC)에서 관람객들이 최신 AI 모델 ‘키미(Kimi) K3’를 공개한 중국 AI 기업 문샷 부스를 지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가중치는 공개, 매출 2000만 달러 넘으면 계약…문샷의 투트랙


중국 스타트업 문샷AI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문샷AI는 지난 27일(현지시간) 키미 K3의 가중치와 프로그래밍 코드, 설계 정보를 일반에 공개했다. 지난 17일 모델을 발표한 지 열흘 만이다.

키미 K3는 전체 매개변수가 2조8000억개인 초대형 모델이다. 매개변수는 학습 과정에서 스스로 조정할 수 있는 숫자값을 뜻하는데, 매개변수가 많을수록 더 복잡한 문장과 정보를 다룰 수 있다. 실제 문샷AI는 자사 모델이 일부 성능 평가에서 오픈AI·앤트로픽 최상위 모델을 앞섰다고 주장한다. 이 같은 초대형 모델의 학습 결과가 담긴 가중치가 공개되면 이용자는 모델을 통째로 내려받아 개발사의 서버를 거치지 않은 채 새로운 AI 서비스를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

그러나 조건이 붙었다. 이용 허가 조건을 보면 키미 K3를 제3자에게 제공하는 모델 서비스 사업자는 최근 12개월 매출이 2000만 달러(약 293억원)를 넘길 경우 문샷과 별도 계약을 맺어야 한다. K3를 이용한 제품의 월간 이용자가 1억명을 넘거나 월매출이 2000만 달러를 초과하면 서비스 화면에 ‘Kimi K3’라는 명칭도 표시해야 한다. 생태계 확장을 위해 중소 업체에겐 모델을 무료로 풀고, 수익화를 위해 일정 수준 이상 대형 업체에겐 돈을 걷겠다는 일종의 투트랙 전략이다.

AI 기술 투자 헤지펀드 인터커넥티드 캐피털의 케빈 쉬 창업자는 NYT에 “상업적 이용 조건을 이처럼 명시적으로 내건 중국 AI 스타트업은 문샷AI가 처음”이라고 말했다. 다른 중국 업체와 달리 문샷AI가 이번에 신모델과 기술 공개를 열흘의 시차를 두고 진행한 건 이런 고민 때문이었을 수 있다.


불어나는 적자·부족한 반도체…한계 부딪힌 출혈 경쟁


문샷AI의 조건부 수익화 속도전은 중국 AI 업계가 맞닥뜨린 비용 문제와 관련이 있다. 키미 K3 모델 발표 이틀 뒤 벌어진 신규 가입 중단 사태에서 이 문제는 여실히 드러났다. 미국의 첨단 AI 반도체 수출 통제로 충분한 그래픽처리장치(GPU)를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예상보다 많은 이용자가 몰리자 서비스를 감당하지 못한 것이다.
스마트폰 화면에 문샷AI의 인공지능(AI) 챗봇 ‘키미’ 앱이 깔려있다. AFP=연합뉴스

이용자가 늘수록 서버와 전력 비용이 함께 증가하는 AI 산업의 특성도 중국 AI 업계의 발목을 잡는다. 중국의 대표 AI 스타트업 Z.ai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보다 131.9% 늘어난 7억2400만 위안(약 1570억원)을 기록했지만 순손실은 29억6000만 위안(약 6420억원)에서 47억2000만 위안(약 1조240억원)으로 60% 가까이 불어났다.

막대한 자금력을 지닌 빅테크도 무료 전략에서 한발 물러서고 있다. 알리바바는 일부 고급 AI 서비스 가격을 최대 34% 인상했다. 바이트댄스도 AI 챗봇 더우바오의 기본 기능은 무료로 남겨두면서 월 68위안(약 1만5000원)·200위안(약 4만3000원)·500위안(약 10만9000원)의 3단계 유료 요금제를 도입했다. 제프리 딩 조지워싱턴대 교수는 NYT에 “중국 업체는 개방형 모델을 추격자의 전략이자 도구로 활용하고 있다. 궁극적인 목표는 돈을 버는 데 있다”고 말했다.

이근평 기자 lee.keunp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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