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은 낡고, 교실은 콩나물, 교사도 부족한데... 돈 남아돈다?

윤근혁 2026. 7. 31.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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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교육재정 퍼주기'론, 정말 그럴까? 과밀학급 속에 교원 법정정원도 못 채운 형편

[윤근혁 기자]

 박홍근 기획처 장관(오른쪽)과 최교진 교육부 장관이 13일 청와대에서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악수하고 있다.
ⓒ 연합뉴스
"1972년 도입된 지방교육재정 교부금(교육교부금)은 우리나라의 교육 여건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데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왔습니다. 이제는 변화한 현실에 맞는 새로운 해법을 고민할 때입니다." (7월 8일)

"학교 안에 갇힌 교육재정, 이제 제대로 쓰여야 합니다." (7월 29일)

교육 주요 요소인 건물도 사람도 구멍 숭숭 뚫려

교육교부금에 대한 내국세 연동을 풀어 교육재정 투자율을 줄이려는 박홍근 기획예산처장관이 최근 페이스북에 쓴 글이다. 이런 글은 "학령 인구가 감소하니 교육재정이 남아돌아, 돈을 퍼준다"라는 일부 언론과 경제계 주장을 등에 업은 것이다.

정말로 학교는 돈이 남아도는 것일까? <오마이뉴스>가 한국 교육의 현실을 보여주는 통계를 살펴봤더니, 건물은 위험할 정도로 낡고, 교실은 콩나물이 여전하며, 교사는 법정 정원도 채우지 못할 정도로 부족했다. 교육을 할 수 있는 주요 요소인 건물과 사람 모두 구멍이 숭숭 뚫려 있는 것이다. 교육투자 부족으로 생긴 일이다.

먼저 학생 안전과 직결된 학교 건축물부터 살펴보자. 국회 교육위에서 활동했던 진선미 의원(더불어민주당)이 2024년에 교육부로부터 받은 '시도교육청 경과 연수별 학교 건축물 현황'을 보면 전체 공·사립학교 건축물 6만 1251동 가운데 40년 이상의 건축물이 23.7%인 1만 4531동에 이르렀다. 학교 건축물 4개 동 가운데 1개 동이 무척 낡은 건물인 것이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이 34.9%로 가장 많았다. 이어 경북(33.13%), 부산(28.78%), 전북(27.71%) 차례였다.

40년 이상 된 건물은 눈에 보이는 마감재 탈락이나 석면 등 유해물질 위험은 물론, 눈에 보이지 않는 철근 부식과 내진 성능 부족 등 잠재적 붕괴 위험을 안고 있다.

교실 형편은 어떨까? 교육부의 '2020년 학급당 학생 수 구간별 학급 수 현황'을 보면 과밀학급 기준인 '학생 수 28명 이상' 학급이 전국 4만 439개 학급이었다. 전체 학급의 28%에 해당하는 수치다. 특히 경기도는 과밀학급 비율이 43.2%로 가장 높았다. 이어 서울은 11.6%였다.

1970년도에만 있다가 사라진 줄 알았던 콩나물 교실이 21세기 들어서도 여전히 존재하는 것이다. 그것도 전체 학급 4개 중에 하나가 그런 상태다.

그렇다면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사 수는 어떨까? 교사 배치 기준에 따른 법정 교사 수는 80~90% 사이를 오가고 있다. '학생 수가 줄어든다'라는 이유로 정부가 해마다 신규 교원임용 정원을 줄이면서, 법정 정원 확보율은 제자리걸음을 걷는 추세다.
 29일 오후, 대한민국교육감협의회에서 연 ‘지방교육재정 안정화를 위한 공개토론회’ 참석자들이 손팻말을 들었다.
ⓒ 윤근혁
당장 교사의 부족이 학생 안전사고와 직결될 수 있는 특수교육 상황을 보자. 특수교사노조와 교육부 자료에 따르면 2025년 기준 특수교사 법정 정원(특수학생 4명마다 특수교사 1명) 확보율은 80.7%였다. 특수교사 19.3%가 법 규정과 달리 덜 배치됐다는 뜻이다. 특수교육이 필요한 학생은 급증하는 반면, 이들을 가르칠 특수교사 부족 상황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다.

교사 배치율이 이럴 수가... 사서교사는 16%, 상담교사는 42%

학생의 마음을 키우는 학교도서관 사서교사의 경우 형편은 더 심각하다. 국회 교육위 강경숙 의원(조국혁신당)이 지난해 10월에 발표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정규직 사서교사 배치율은 16%였다. 상황이 나쁜 곳부터 보면, 경기(10%), 서울(13%), 대구(13%), 강원(14%) 차례였다. '학교도서관진흥법'은 학교마다 도서관에 반드시 1명 이상의 전문 인력을 두도록 규정하고 있다.

자살률이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1등인 형편에서, 정부는 "모든 학교에 전문상담인력을 100% 확보하겠다"라고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현실은 이런 기준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교육부가 국회 교육위 김문수 의원(더불어민주당)에게 보낸 '2024년 전문상담교사·전문상담사 배치 현황'에 따르면, 초중고에 배치된 전문상담교사는 전국 5043명으로 배치율은 41.6%에 그쳤다. 전문상담 순회교사까지 포함하면 5869명으로 배치율은 48.4%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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