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원장에게 "나는 이성애자"란 말, 끌어냈던 이 사람

이정환 2026. 7. 31.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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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김만덕] 김정재 성평등가족위원장은 누구?... '걔' 또는 '그년'으로 불린 청년 여성의 이야기

거상 김만덕은 조선왕조실록에도 이름이 오른 여성 리더입니다. 부모를 잃고 힘겹게 살았지만, 혼자 힘으로 사업에 뛰어들어 부를 쌓았고, 이를 가난한 사람들과 나눈 삶의 가치가 실록에도 남게 된 거죠. 그가 처했던 상황, 문제의식 그리고 걸어왔던 길은 지금과도 통합니다. 유리천장은 아직도 튼튼하니까요. '오늘의 김만덕 이야기'를 매주 전합니다. <편집자말>

[이정환, 이주연 기자]

[여성정치] 국가인권위원장 입에서 "나는 이성애자"란 말 끌어냈던 이 사람

김정재 국민의힘 의원이 22대 국회 후반기 성평등가족위원회 위원장에 선출됐습니다.

김 의원은 경북 포항시에서 내리 3선에 성공한 중진 의원으로, 그동안 여성 안전망 구축이나 여성의 권익 신장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김 의원은 '성폭력범죄 처벌 특례법 개정안', '가정폭력처벌법 개정안', '남녀고용평등법 개정안' 등을 대표발의했습니다. 2023년 6월에는 한국여성유권자연맹이 선정하는 우수 국회의원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신임 국회 성평등가족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출된 국민의힘 김정재 의원이 30일 국회에서 열린 7월 임시국회 제3차 본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반면 성소수자에 대해서는 경직된 입장을 나타내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습니다. 2017년 11월 국회 운영위 국정감사에서 당시 이성호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을 상대로 동성애 찬반 여부를 여러 차례 따져 물었던 것이 그 예입니다. 국회 속기록을 보면 그 상황을 생생하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김정재 : "인권위원장님, 동성애에 찬성하십니까?"

이성호 : "개인적으로 동성애를 찬성하는 것은 아니고요... 성 소수자 차별을 반대하는 겁니다."

김정재 : "예?"

이성호 : "성 소수자에 대한 차별은 제가 반대합니다."

김정재 : "동성애에 대한 차별입니까, 동성애자에 대한 차별입니까? 동성애자와 동성애는 다르지요?"

이성호 : "물론 행위와 행위자는 다릅니다."

김정재 : "뭐에 대한 차별을 반대하는 겁니까?"

이성호 : "동성애자에 대한 차별을 반대하는 겁니다."

김정재 : "그러면 동성애는 반대하십니까."

결국, 그 다음 이 전 위원장 입에서는 이런 말이 나왔습니다.

이성호 : "개인적으로 저는 이성애자입니다."

그래도 거듭 따져 묻자 이 전 위원장은 "동성애자가 동성애를 한다고 해서 평등권이 침해되거나 차별 받아서는 안 된다는 것이 주안점"이라고 항변했습니다. 김 의원에게는 통하지 않았습니다.

김정재 : "동성애 찬성 또는 반대이지, 여기에 대해서 중간은 없습니다. 동성애자에 대해서는 권리를 또 차별을 금지하는 것은 찬성한다는 것 아닙니까, 그렇지요? 동성애에 대해서 저는 여쭤보고 있습니다. 찬성하십니까, 반대하십니까."

당시 현장에 있던 고 노회찬 정의당 의원은 "헌법 제19조 모든 국민은 양심의 자유를 지닌다는 헌법의 기본권 조항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김 의원을 비판했습니다. 김 의원 지역구 내 시민단체 포항여성회도 다음 날 논평을 통해 "특정 계층에 차별과 혐오를 공식적으로 드러내는 발언"으로 평가했습니다.

김 의원은 '성평등 국회 실현을 위한 실천 결의안'이 국회 여성가족위원회에 상정됐을 당시도 주목받았습니다.

그 때 국민의힘은 "성평등이란 표현에 동성애 옹호 의미가 담겨 있다"며 결의안 제목을 문제 삼았는데요. 2022년 5월 16일 열린 여가위 전체회의에서 김 의원은 "'성평등'이 아니라 '양성평등'으로 수정할 것을 요구한다"며 "사회적 합의가 되지 않은 성평등이란 표현을 국회가 나서서 사용하는 것은 사회적 갈등을 더 심화시킬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비슷한 이유를 내세우며 국민의힘은 여성가족부에서 성평등가족부로 이름을 바꾸는 것에 대해서도 반대했었습니다.

김 의원이 앞으로 '성평등가족위원회' 위원장으로서 어떤 모습을 보일지 궁금합니다. 그는 "우리 사회에서 소외받은 분들이 손을 내밀 때 즉각 응답하는 위원회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선출 소감을 밝혔습니다.

[여성경제] '걔' 또는 '그년'으로 불린 그의 이야기
 《아무도 나를 몰랐지만》은 노동건강연대 활동가 전수경이 청년 여성 노동자 스무 명의 곁으로 찾아가 그들의 이야기를 받아 적은 기록이다.
ⓒ 출판사 아를
"일터에서 그들은 이름 대신 '막내'라는 계급으로 불렸고, 어떤 날은 '걔', 어떤 날은 '그년'으로 불렸다. 그들 모두는 각자 이름이 있었고 꿈이 있었으며 맡은 일은 누구보다 잘할 자신이 있었던 우리 시대 청년 여성들이었다. (책 '아무도 나를 몰랐지만' 소개글)

<아무도 나를 몰랐지만>(아를), 일터에서 '삭제'되는 청년 여성들에 대한 책입니다. 저자, 전수경 노동건강연대 활동가입니다. 전 활동가는 물류센터 일용직, 제빵사, 어린이집 교사, 헤어디자이너, 카페 알바 등 임금이 낮으며 비정규직으로 일하고 있는 여성들을 만났습니다. 그 중 스무 명의 이야기를 책에 담았는데요.

전 활동가가 건네고자 했던 이야기, <시사인>과 진행한 인터뷰 답변을 통해 일부 전합니다.

"청년 여성이 우울하다는 사실은 알려졌지만, 왜 우울한지에 대해서는 당사자들조차 쉽게 설명하지 못했다. 책에는 쓰지 않았지만, 가정폭력을 피해 안전한 삶을 꾸리기 위해 지방에서 서울로 올라온 분이 있었다. 그런데 어렵게 들어간 직장에서 또다시 괴롭힘을 겪기 시작했다.

폭력을 피해 도망친 곳에서 또 다른 폭력을 마주하는 현실을 보며 문제가 복합적이고, 이들이 우울할 수밖에 없다는 걸 알게 됐다. (중략) 계급 갈등이나 권력의 문제와 무관하지 않다. 여성 노동에 대한 폄하, 젊은 여성을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 같은 것이 하나하나 쌓여 여성들의 삶 속으로 파고들고, 결국 사람을 아프게 만든다."

기자는 '청년 남성도 우울하고, 못지않게 일터에서 무례를 견디고 있다는 반응이 예상된다'고 말합니다. 전 활동가는 답합니다. "남성이 힘들지 않다고 말하는 게 아니다. 누구나 힘들고 자신의 어려움을 다른 사람과 이야기해야 한다"고요. 실제 항의 전화도 왔다고 하는데요. 그런 이들에게 전 활동가는 각종 통계를 보내주었다고 하네요. 이런 통계 아니었을까요.

통계청이 지난 2025년 8월 발표한 '경제활동인구조사 근로형태별 부가조사'에 따르면 여성 임금근로자는 남성보다 비정규직일 가능성이 약 1.6배 높다.

OECD가 2023년 발표한 성별 임금격차에 따르면, 한국 성별 임금격차는 29.3%로 OECD 회원국 중 가장 격차가 크다.

[여성인권] '배우자·동거 파트너와 이별' 여성 10명 중 3명, 스토킹 피해 겪어

성평등가족부는 30일 '2025년 가정폭력 실태조사'(전국 19세 이상 남녀 9077명 대상)를 발표했습니다. '가정폭력방지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2004년부터 3년마다 실시하는 조사인데요.

결과를 살펴보니, 이혼·별거·동거 종료를 경험한 응답자(541명) 중 절반(50.0%)이 배우자·파트너에게 신체적·성적·경제적·정서적 폭력 중 하나 이상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여성 피해율은 59.6%로 직전 조사보다 5.1%p 높아졌습니다. 남성은 40%로 7.4%p 낮아졌습니다.

이별 전후 스토킹 피해율은 여성 29.1%, 남성 18.9%로 나타났습니다. 배우자나 동거 파트너와 헤어진 여성 10명 중 3명이 스토킹 피해를 입은 것입니다. 이렇게 피해를 당한 여성의 38.2%는 신체적·성적·경제적·정서적 폭력과 통제·스토킹 등 6개 이상의 폭력 유형을 함께 경험했습니다. 남성은 8%였습니다.

해당 조사는 배우자와 파트너에 의한 폭력 양상을 조사한 것입니다. 조사 대상에는 법률상 배우자와 사실혼 관계, 비혼 동거 파트너가 포함됩니다.

그렇다면 동거하지 않는 교제관계는 어떨까요. 이번 조사 대상에는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국회에서는 교제관계도 가정폭력 관련 법률의 적용 대상에 포함하자는 법안이 여러 차례 발의됐지만, 모두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습니다. 여전히요.

[원더우먼] 김 크리스틴 선 작가의 대답 "저에게 페미니즘은..."
 김 크리스틴 선 작가가 30일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린 MMCA X LG OLED 시리즈 2026: 김 크리스틴 선 '완고한 바위, 무모한 싸움들' 전시장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연합뉴스
현재 세계가 주목하는 한국계 미국인 작가 김 크리스틴 선이 우리나라에 왔습니다. 30일부터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그의 작품 전시회가 열리는데요. 전시회 부제가 인상적입니다.

'완고한 바위, 무모한 싸움들'

김 크리스틴 선 작가는 지난 해 뉴욕 휘트니 미술관에서 대규모 개인전을 열었고, 이어 '워커 아트 센터'에서도 순회 전시가 진행됐습니다. 워커 아트 센터는 세계 최정상급 현대 미술관 중 하나로 꼽힙니다. 그의 이름은 영국 현대미술 전문지 아트리뷰는 '파워 100'에도 올라갔는데요. 아트리뷰는 그를 서른 네 번째의 영향력을 갖고 있는 작가로 평가했습니다.

그는 심한 청각장애를 갖고 태어났습니다. '완고한 바위, 무모한 싸움들'이란 작품명이 그래서 더 인상적으로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김 크리스틴 선 작가는 2022년 <아트 저널 오픈>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이렇게 말했는데요.

"저는 단지 여성이 아닙니다. 어머니이기도 하고, 한국계 미국인이기도 하며, 농인이기도 합니다. 이런 다양한 정체성이 모두 지금의 저를 이루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이렇게 말했죠. "모든 정체성이 공통적으로 마주하는 문제는 결국 평등"이라고요. 그러자 인터뷰어가 '당신에게 페미니즘"은 무엇이냐고 물었습니다. 답은 이랬습니다.
"저에게 페미니즘은 흑인 인권운동처럼 다른 사회운동과 연결된 것입니다. 결국 페미니즘의 근본 역시 평등에 관한 것이고, 함께 사회의 온전한 구성원으로 살아갈 권리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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