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75조 역대급 외교 성과 안 통했다…李지지율 발목 잡은 악재

하준호 2026. 7. 31. 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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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27~29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국지표조사(NBS·무선전화면접)에서 이 대통령 지지율은 53%를 기록했다. 취임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 6·3 지방선거 이후 60% 밑으로 떨어진 뒤 반등의 계기를 잡지 못하는 모습이다.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29일(현지시간) 칠레 산티아고 아르투로 메리노 베니테스 공항에 도착해 영접을 나온 환영 인사들에게 손인사를 하고 있다. 뉴스1

같은 조사에서 이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부정 평가도 37%로 취임 이래 가장 높은 수치였다. 취임 직후 부정 평가가 19%였던 것과 비교하면 약 2배 늘었다. 한국갤럽이 지난 21~23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3명에게 실시한 무선전화면접 조사에서도 이 대통령 지지율은 51%로, 취임 후 최저 수준이었다.

최근 글로벌 빅테크와 9500억 달러(약 1375조원) 반도체, 인공지능(AI) 인프라 협력이라는 역대급 순방 성과에도 지지율 하락세가 계속된 건 국내 악재가 엎친데 덮친 격으로 이어진 결과다.

코스피 지수는 지난달 18일 처음 9000포인트(종가 기준)를 넘어선 지 6주 만에 5000포인트대로 급락했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도입을 주도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가 주된 요인으로 지목됐지만, 김 실장은 지난 28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상당히 많은 문제가 그것 하나로 귀결되는 것 같이 말하는데, 꼭 그렇지는 않다”고 말해 성난 개미 투자자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여권 관계자는 “청년 정책을 아무리 강조한들 정부를 믿고 뒤늦게 주식 시장에 뛰어든 20·30대 민심을 쉽게 돌릴 수 있겠느냐”고 했다.

김용범(오른쪽) 청와대 정책실장과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지난 1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6년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8·17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주자 사이 네거티브 공방이 심화하는 것도 지지율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는 게 청와대 내부의 시각이다. 실제 당권 경쟁이 당내 지지층의 분열과 파벌 사이 패싸움 양상으로 번지면서 컨벤션효과는커녕 민주당 지지층 내 대통령 지지율까지 끌어내리는 효과로 이어지고 있다.

갤럽이 지난 6월 9~11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한 무선전화면접 조사에서 92%를 기록했던 민주당 지지층의 이 대통령 지지율은 지난 21~23일 같은 조사에서 83%까지 떨어졌다. 민주당의 중진 의원은 “유시민 작가가 지지층을 둘로 가르고 전통적 지지층에 이 대통령을 지지하지 말라는 미션을 주고 있지 않으냐”며 “정부가 뭘 해도 한쪽은 호응하지 않을 공산이 크다. 사실상 허니문이 끝난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직 지지율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변수도 있다. 조정식 국회의장이 지난 28일 기자간담회에서 언급한 현직 대통령 연임 개헌론, 민주당 주도로 30일 본회의에 상정된 형사소송법 개정안 등이다. 조 의장의 유감 표명에도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 홍익표 청와대 정무수석 등이 29일 진화와 해명에 진땀을 뺐다. 30일엔 민주당에서도 “국회의장으로서 그에 상응하는 사과가 필요하다”(김영진 의원)는 목소리가 나왔다. 형소법 개정안의 핵심인 검사의 보완수사권의 경우 갤럽의 지난 14~16일 무선전화면접 조사(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3명)에서 유지 여론이 61%로 폐지(23%) 여론을 압도했지만, 민주당의 결론은 강경파가 주장해 온 전면 폐지였다.

조정식 국회의장이 30일 국회에서 열린 7월 임시회 3차 본회의 개의를 선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발표할 부동산 세제 개편안과 공급 대책 등도 뇌관으로 남아있다. 지난 27~29일 NBS에서 이재명 정부가 부동산 정책을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은 56%로 잘하고 있다는 응답(33%)보다 많았다. 40·50대를 제외한 모든 연령대, 호남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부정 평가가 높게 나타났다. 수도권에서는 부정 평가가 60%를 상회했다. 여권 핵심 인사는 “지지율에는 왕도가 없다”며 “청와대로서는 현안을 하나씩 조용히 처리하면서 리스크를 해소해 나가는 게 유일한 길”이라고 말했다.

하준호 기자 ha.junh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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