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보완수사권 폐지법 상정…야당, 필리버스터 맞불
더불어민주당이 30일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전면 폐지하는 형사소송법(형소법) 개정안 처리의 마무리 수순에 돌입했다.
조정식 국회의장은 이날 오후 3시57분 국회 본회의에 형소법 개정안을 상정했다. 형소법 개정안은 보완수사를 포함한 검사의 직접 수사를 전면 금지하고 보완수사 요구만 가능하게 한 게 핵심이다. 경찰은 1개월 안에 보완수사를 마쳐야 하며 그 결과를 검사에게 알려야 한다. 수사 기간은 필요에 따라 최대 1개월 연장할 수 있다. 또 수사 과정에서의 모든 자료를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에 기록하도록 했다.

보완수사 요구를 실질화하기 위해 ▶압수수색 과정 녹화 ▶중대범죄수사청 내 보완수사 전담부서 설치 등 조항이 담겼다. 또 적절한 보완수사를 기대하기 어려운 경우 공소청장이 다른 수사기관을 지정해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 있도록 했다. 개정안에는 ▶중대한 위법 수사를 근거로 해 공소가 제기된 경우 ▶소추재량권을 현저히 일탈해 공소가 제기된 경우 등을 공소기각 판결의 사유로 새롭게 추가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민주당 간사로 입법 과정을 주도한 김승원 의원은 제안 설명에서 “10월 2일 검찰청법 폐지 및 공소청법, 중대범죄수사청법 시행에 따라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고, 수사기관과 공소기관의 각 권한과 상호관계를 새롭게 정립했다”고 했다. 공소기각 조항과 관련해선 “현재 재판 중인 모든 피고인에게 공평하게 적용된다. 특정인을 위한 졸속 개정이라는 정치 공세는 결코 사실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은 국회 로텐더홀에서 규탄대회를 열고,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에 나서는 등 강력 반발했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규탄대회에서 “보완수사권은 검찰의 권력이 아니다. 피해자를 지켜주는 수단이고, 진실을 밝히기 위한 도구”라며 “보완수사권 폐지가 본회의를 통과하면 이재명 대통령은 반드시 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원내대표는 “재판을 없앨 궁리만 하는 이 대통령과 검찰에 보복할 궁리만 하는 민주당 강경파의 더러운 이면계약이 국정을 파탄으로 몰아가고 있다”고도 했다.

오후 4시5분 필리버스터 첫 토론자로 나선 주호영 의원은 “한 나라의 형사사법 제도는 단순히 조직도 몇 개 바꾼다고 되는 일이 아니다”며 “국회가 섣부른 선택을 한다면 그 막대한 비용과 피해는 사기당한 서민, 폭행당한 약자, 학대받은 아동, 성폭력 범죄 피해자, 전세보증금을 잃은 청년들이 고스란히 치르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필리버스터 시작 직후 천준호 의원 등 161명 명의로 무제한 토론 종결 동의를 제출했다. 국회법에 따라 종결 동의를 제출한 시점부터 24시간이 지나면 재적 의원 5분의 3 찬성으로 필리버스터를 강제 종료하고 법안을 처리할 수 있다. 민주당은 이를 이용해 31일 형소법 개정안을 의결할 방침이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도 반대토론을 신청했지만, 12번째 순서로 배정돼 토론 강제 종료 전 참여는 어려울 전망이다.
민주당은 31일 형소법 의결 직후 국회법 개정안도 상정할 방침이다. 국회법 개정안은 신속처리안건 심사(패스트트랙) 기간을 기존 330일에서 90일(상임위 60일, 법사위 30일)로 줄이는 내용을 담았다. 31일 자정에 7월 임시국회 회기를 종료키로 이날 결정함에 따라, 국회법 개정안은 8월 임시국회 첫 본회의에서 표결이 이뤄질 전망이다.
손성배·양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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