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잔금인데…” 피같은 돈 손실에 개미들 피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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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이 도무지 손에 안 잡히네요. 본전만 찾으면 팔고 다시는 '국장'(국내 주식)에 투자하지 않으려고요."
공무원 고모(40)씨는 최근 연이은 코스피 폭락 여파로 수천만원의 손실을 본 뒤 이같이 말했다.
회사원 박모(26)씨는 전세 만료를 앞두고 이사할 집의 전세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주식 투자에 나섰다가 오히려 약 2000만원의 평가손실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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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 계획 차질빚고 정신적 고통 극심
“본전만 찾으면 다시는 국장 안해” 토로
직장인 단체방 “같이 울자” 서로 위로

“일이 도무지 손에 안 잡히네요. 본전만 찾으면 팔고 다시는 ‘국장’(국내 주식)에 투자하지 않으려고요.”
공무원 고모(40)씨는 최근 연이은 코스피 폭락 여파로 수천만원의 손실을 본 뒤 이같이 말했다. 고씨는 너도나도 주식을 하자 ‘포모’(FOMO·유행에서 나만 뒤처질 것 같다고 느끼는 불안심리) 분위기에 휩쓸려 올해 첫 주식 투자를 시작했다. 평단가 220만원대에 매수했던 SK하이닉스 주식은 30일 종가 기준 129만7000원까지 떨어졌다. 고씨의 직장 단체 대화방에는 ‘같이 울자’ ‘복원될 거야. 시간이 걸리더라도…’ 등 서로를 위로하는 메시지가 이어졌다고 한다.
주식시장이 단기간 폭락하면서 ‘개미’(개인투자자)들의 비명이 곳곳에서 터져나오고 있다. 갑작스러운 주가 폭락으로 내 집 마련이나 이사 계획에 차질이 빚어지는 등 투자자들의 삶 전반에도 파급 효과가 나타나는 모습이다.
결혼 3년 만에 서울 아파트를 매수해 내 집 마련을 앞둔 직장인 A씨(33)는 불과 며칠 새 파란색(하락)으로 뒤덮인 주식 계좌를 보며 망연자실한 상태다. 주식을 처분해 기존 세입자에게 전세보증금을 돌려주고 입주할 생각이었는데, 주가 급락으로 급전을 알아봐야 할 처지가 됐기 때문이다. A씨는 “레버리지 투자를 한 것도 아니고 우량주와 상장지수펀드(ETF) 위주로 투자했는데 이런 상황을 겪게 돼 당황스럽다”고 했다. 그는 “정부가 부동산 자금을 주식시장으로 유도한다고 해서 믿었는데, 급락을 경험하니 앞으로는 주식으로 자산을 형성할 수 없겠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덧붙였다.

국내 증시에 1억5000만원을 쏟아부었던 직장인 B씨(39)도 내년 입주 예정인 청약 아파트 잔금 지급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투자금 일부를 잔금으로 치를 계획이었는데 최근 주가 급락으로 약 2000만원의 평가손실을 기록하면서다. 특히 믿었던 삼성전자 등 반도체주와 코스피200을 추종하는 ETF의 낙폭이 컸다. B씨는 “여기서 더 떨어지면 큰일난다”고 우려했다.
회사원 박모(26)씨는 전세 만료를 앞두고 이사할 집의 전세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주식 투자에 나섰다가 오히려 약 2000만원의 평가손실을 기록했다. 그는 “비상금으로 보유하려던 현금까지 분위기에 휩쓸려 투자한 게 후회된다”며 “결국 (지금 집보다) 직장에서 더 먼 곳에 있는 저렴한 전셋집을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공무원 이모(57)씨는 주식 투자 수익금으로 한 학기 남은 박사과정 학비를 내려다 최근 주가 급락으로 계획을 바꿔야 할 처지가 됐다. 그는 “불과 얼마 전까지 40% 가까이 찍혔던 수익률이 어느새 20% 손실로 바뀌어 있었다”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주가 급락에 놀라 ‘패닉 셀링’(주식 투매)하는 건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시장이 단기적으로 흔들릴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주가를 결정하는 건 결국 기업의 실적과 성장성”이라며 “장기적 관점에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다연 이은서 이영진 손주승 기자 y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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