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잔금인데…” 피같은 돈 손실에 개미들 피눈물

김다연,이은서,이영진,손주승 2026. 7. 31.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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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이 도무지 손에 안 잡히네요. 본전만 찾으면 팔고 다시는 '국장'(국내 주식)에 투자하지 않으려고요."

공무원 고모(40)씨는 최근 연이은 코스피 폭락 여파로 수천만원의 손실을 본 뒤 이같이 말했다.

회사원 박모(26)씨는 전세 만료를 앞두고 이사할 집의 전세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주식 투자에 나섰다가 오히려 약 2000만원의 평가손실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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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전 썼던 개인들 폭락장에 망연자실
이사 계획 차질빚고 정신적 고통 극심
“본전만 찾으면 다시는 국장 안해” 토로
직장인 단체방 “같이 울자” 서로 위로


“일이 도무지 손에 안 잡히네요. 본전만 찾으면 팔고 다시는 ‘국장’(국내 주식)에 투자하지 않으려고요.”

공무원 고모(40)씨는 최근 연이은 코스피 폭락 여파로 수천만원의 손실을 본 뒤 이같이 말했다. 고씨는 너도나도 주식을 하자 ‘포모’(FOMO·유행에서 나만 뒤처질 것 같다고 느끼는 불안심리) 분위기에 휩쓸려 올해 첫 주식 투자를 시작했다. 평단가 220만원대에 매수했던 SK하이닉스 주식은 30일 종가 기준 129만7000원까지 떨어졌다. 고씨의 직장 단체 대화방에는 ‘같이 울자’ ‘복원될 거야. 시간이 걸리더라도…’ 등 서로를 위로하는 메시지가 이어졌다고 한다.

주식시장이 단기간 폭락하면서 ‘개미’(개인투자자)들의 비명이 곳곳에서 터져나오고 있다. 갑작스러운 주가 폭락으로 내 집 마련이나 이사 계획에 차질이 빚어지는 등 투자자들의 삶 전반에도 파급 효과가 나타나는 모습이다.

결혼 3년 만에 서울 아파트를 매수해 내 집 마련을 앞둔 직장인 A씨(33)는 불과 며칠 새 파란색(하락)으로 뒤덮인 주식 계좌를 보며 망연자실한 상태다. 주식을 처분해 기존 세입자에게 전세보증금을 돌려주고 입주할 생각이었는데, 주가 급락으로 급전을 알아봐야 할 처지가 됐기 때문이다. A씨는 “레버리지 투자를 한 것도 아니고 우량주와 상장지수펀드(ETF) 위주로 투자했는데 이런 상황을 겪게 돼 당황스럽다”고 했다. 그는 “정부가 부동산 자금을 주식시장으로 유도한다고 해서 믿었는데, 급락을 경험하니 앞으로는 주식으로 자산을 형성할 수 없겠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덧붙였다.

코스피가 30일 전장 대비 1.23% 내린 5593.56으로 거래를 마쳤다. 장중 5976.82(5.54%)까지 오르기도 했으나 개인 매도세가 이어지며 약세로 마감했다.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이날 코스피 종가가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국내 증시에 1억5000만원을 쏟아부었던 직장인 B씨(39)도 내년 입주 예정인 청약 아파트 잔금 지급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투자금 일부를 잔금으로 치를 계획이었는데 최근 주가 급락으로 약 2000만원의 평가손실을 기록하면서다. 특히 믿었던 삼성전자 등 반도체주와 코스피200을 추종하는 ETF의 낙폭이 컸다. B씨는 “여기서 더 떨어지면 큰일난다”고 우려했다.

회사원 박모(26)씨는 전세 만료를 앞두고 이사할 집의 전세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주식 투자에 나섰다가 오히려 약 2000만원의 평가손실을 기록했다. 그는 “비상금으로 보유하려던 현금까지 분위기에 휩쓸려 투자한 게 후회된다”며 “결국 (지금 집보다) 직장에서 더 먼 곳에 있는 저렴한 전셋집을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공무원 이모(57)씨는 주식 투자 수익금으로 한 학기 남은 박사과정 학비를 내려다 최근 주가 급락으로 계획을 바꿔야 할 처지가 됐다. 그는 “불과 얼마 전까지 40% 가까이 찍혔던 수익률이 어느새 20% 손실로 바뀌어 있었다”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주가 급락에 놀라 ‘패닉 셀링’(주식 투매)하는 건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시장이 단기적으로 흔들릴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주가를 결정하는 건 결국 기업의 실적과 성장성”이라며 “장기적 관점에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다연 이은서 이영진 손주승 기자 y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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