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산악 강국이라는데...보관마저 힘든 '영광의 기록'

이준호 2026. 7. 30.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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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를 세계적인 산악 강국으로 이끈
영광의 기록들이 정작 온전히 머물 자리가
갈수록 비좁아지고 있습니다.

국립산악박물관에
원로 산악인들의 유물 기증이 잇따르고 있지만, 정작 수장고는 공간적 한계에 달해
체계적인 유물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준호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설악산 자락에 자리한 국립산악박물관.

우리나라 산과 관련한 유물을 보관 중입니다.

어떤 것들이 있을까.

수장고에 가봤습니다.

서랍장 안에는 오래된 책들이 보입니다.

이 가운데 한 권을 꺼내자 전국 팔도 각 지역의 산 지형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18세기, 조선 영조 때
그린 걸로 추정되는 자료입니다.

손때 묻은 산악장비도 빼곡히 놓였습니다.

1977년 대한민국 최초로
히말라야 에베레스트를 등정할 때 사용한
나일론 배낭도 눈에 띕니다.

현재 대한민국은 해발고도 8,000m 넘는
히말라야 14좌를 정복한 등반인을
가장 많이 배출한
세계적인 산악 강국입니다.

그만큼 인류의 등반사가 담긴
귀중한 유물이 꾸준히 기증되고 있습니다.

특히 고(故) 박영석 대장을 비롯한
원로 산악인들의 별세 등으로
유물 수가 급증하는 추세입니다.

박물관 소장 유물은 2014년 160점에서
2017년에는 7천여 점으로 늘더니,
현재는 2만 2천여 점이 넘습니다.

그러나 수장고의 면적은 191㎡ 수준.

국민주택 규모 아파트 2채 면적 정도에 불과합니다.

국립산악박물관은 앞으로 들어올
유물들을 어떻게 보관할지 막막합니다.

[박수미/국립산악박물관 학예연구사]
"연간 수집되는 유물이 한 1천여 점 안팎이
되고 있고요. 수장고 공간이 한정적이다 보니까
유물을 보관하는데 고민이 되고 있습니다."

평생 아껴온 장비와 자료를
국가에 내놓으려는 산악인들의 우려도 큽니다.

일정한 온도와 습도에서
잘 보관돼야 할 역사적 자료들이
자칫 방치되는 게 아니냐는 겁니다.

[유태원/1980년 히말라야 마나슬루 등반 산악인]
"장소가 너무 협소한 것 같아 가지고
좀 마음이 아픕니다. 확장이 되어 가지고
좀 더 체계가 갖추고 있는 다음에 들어와야..."

수장고 확충이 시급하다는
전문가의 지적도 나옵니다.

[최종호/한국전통문화대학교 국가유산관리학과 명예교수]
"당시 (설립할) 때도 부지가 적어서
부지 대비 수장고를 이제 비교적 작게 했는데
그야말로 상상하는 이상으로 소장품 숫자가
증대했기 때문에 이제 증설할 시기가 됐어요."

국립산악박물관은 수장고를 확충하기 위해
지난 2022년부터 상위기관인 산림청의
예산을 받도록 노력해왔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관련 예산을
제대로 받지 못해 내년도 예산을
확보하려는 계획을 또다시 세웠습니다.

MBC뉴스 이준호입니다.(영상취재 양성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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