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훈련 사실도 모르고 ‘두루미’ 발령…美드론 격추작전 나선 軍

심석용, 박진호 2026. 7. 30.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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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통선 지역 한 주민은 30일 중앙일보에 “용양리 민통 초소에서 민통선에 출입하는 주민들에게 철수하라고 했는데 다시 상황이 종료됐다고 알려왔다”고 전했다. 사진 독자

30일 오후 경기 북부 일반전초(GOP) 이남 민간인 통제 구역에서 미확인 비행체가 나타나 주민들이 대피문자를 받고 군 당국이 해당 드론에 작전 조치를 하는 일이 벌어졌다. 군 당국 확인 결과 비행체는 한·미 연합훈련에 참여 중인 미국 측 무인기로 드러났는데, 한·미 군 당국 간 훈련 계획이 제대로 공유되지 못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이날 “GOP 이남 경기 북부 지역에서 미확인 비행체가 식별돼 작전 수행 절차에 따라 정상적으로 조치가 이뤄졌다”며 “확인 결과 훈련 중인 미측 무인기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정체불명의 드론이 사전 통보 없이 민간인 출입 통제선(민통선) 이북 지역에 진입한 것으로 판단해 확인했는데, 알고 보니 미군 측 무인기였다는 설명이다. 사전에 육군지상작전사령부나 공군작전사령부 측에 비행계획을 통보하고 승인받는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는 것이다. 군 소식통들에 따르면 이 무인기는 소형 정찰용 무인항공기인 VXE30 스토커였는데 해당 지역에 대한 경계를 맡은 육군 1군단이 감시 장비를 통해 식별했다. 식별 지역은 남방한계선 이남으로, 해당 드론이 비무장지대(DMZ)까지 진입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합참 초기 조사 결과 해당 드론은 한·미 해병대연합훈련(케이맵·KMEP)에 투입된 미 측 자산으로 파악됐다. 주한미군도 “해당 드론이 미군의 자산임을 확인했다”면서 “이 사건은 미 해병대와 한국 해병대 제1사단 간의 연합 훈련 중에 발생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미 해병대 관계자들은 이번 사건과 관련된 경위를 파악하고 있고 한국 해병대와 관련 지역 당국과 지속해서 공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통선 지역 주민들에 따르면 강원도 철원 지역 이장들은 이날 오후 2시30분쯤 ‘철원 지역에 무인기가 식별돼 긴급히 민북지역 내 계신 분들은 인근 대피호 또는 통제소 밖으로 이동해야 한다’는 문자를 받았다. 발신자는 군 당국으로 추정되는데 무인기 대응 작전 대비태세인 ‘두루미’ 발령에 따른 조치로 보인다. 다만 실제 대피가 이뤄지진 않았다고 한다. 한 지역 주민은 중앙일보에 “용양리 민통 초소에서 민통선에 출입하는 주민들에게 철수하라고 했고 다시 상황이 종료됐다고 알려왔다”고 전했다.

이날 혼선을 놓고 KMEP 훈련의 동선·투입 전력 등이 전방 부대에 제대로 공유되지 않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군 내부에서도 나온다. 미 해병대의 드론 비행 계획이 한국 측에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거나, 우리 군 내부의 소통 문제가 있었을 수 있다. 미측 드론이 계획한 비행경로를 벗어났을 가능성도 있다. 다만 미측은 1군단에 사전 통지를 했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군 당국은 미측 드론이 해당 지역을 비행한 항적과 내부 소통 경위 등을 들여다보고 있다.

심석용·박진호 기자 shim.seok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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