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도 놀란 '호프'의 신스틸러..."조카 보다가 영감"

장혜령 2026. 7. 30.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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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호프> 는 비무장지대 마을 호포항의 출장소장 범석(황정민)이 성기(조인성)를 포함한 동네 청년들로부터 호랑이가 출현했다는 소식을 듣고, 조를 나눠 순찰을 떠나 믿을 수 없는 일을 목격하는 이야기다. 음문석은 "오디션을 보기 전에 감독님과 편하게 일상 대화를 했다. 자연스럽게 <곡성> 이야기하다가 충청도 사투리로 해볼 수 있냐고 제안하셨다. 제가 충청도 토박이인데 감독님이 그 디테일을 발견해 내셨다"며 "앞뒤 상황을 모르고 그저 파출소에서 범석과 대화하는 장면으로 오디션을 봤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누런 치아와 남루한 옷차림, 텅 빈 눈꺼풀로 등장해 시선을 강탈한 기괴한 스타일에 대해서는 "치아에 착색된 색깔까지 녹여낸 특수 치아를 한 달 전부터 착용해 훈련했다. 치아를 끼면 앞면 근육을 많이 써야 하고 모음 발음이 어려워 이질감이 커진다. 저도 모르게 말할 때 자꾸만 입술이 말려 올라가서 잇몸이 개방되고 침이 마르니까, 혀로 훑게 되면서 계획에 없던 디테일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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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영화 <호프> 음문석 배우

[장혜령 기자]

영화 <호프>는 비무장지대 마을 호포항의 출장소장 범석(황정민)이 성기(조인성)를 포함한 동네 청년들로부터 호랑이가 출현했다는 소식을 듣고, 조를 나눠 순찰을 떠나 믿을 수 없는 일을 목격하는 이야기다.

읍내, 산속을 누비던 일행이 상황의 심각성을 알아차리게 될 때쯤 외계인이라는 결론에 이른다. 결국 사건의 비극은 수상한 목수 양배(음문석)의 행동으로 벌어진 비극임을 깨닫지만 어찌할 방법이 없다.

7월 29일 삼청동의 카페에서 모든 일의 근원 양배 역의 음문석을 만나, 캐스팅부터 캐릭터 해석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나홍진 현장의 디테일
 영화 <호프> 스틸컷
ⓒ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양배는 DMZ 근처의 마을에서 충청도 사투리를 쓰는 기묘한 청년이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는 표정과 불쾌한 분위기를 풍긴다. 개봉 소감을 묻자 "나홍진 감독 작품에 출연하는 것도 영광인데 심지어 대사도 있는 역할이라 행복했다. 시간이 어떻게 흘렀는지 모르겠고 '대단한 영화에 내가 나오네' 싶어 신기했다"면서 "시사회 때 저도 저를 보고 무서웠다"라고 말했다.

그는 영화 중반부터 등장하지만 특유의 음산함을 봉준호 감독이 언급하기도 해 화제를 모았다. 앞서 봉 감독은 나홍진 감독과 GV를 통해 양배를 언급하며 궁금해했다.

봉 감독의 연기 칭찬에 음문석은 "GV 영상을 계속 돌려봤다. 대략 5분 15초 정도 양배 이야기를 나누시더라"면서 "양배는 감독님의 연출, 분위기, 음악이 입혀져서 만들어진 캐릭터다. 솔직히 과대평가되었고 (개인적으로는) 아쉬움이 남는다. 다시 연습실로 돌아가서 부족한 부분을 연습해야 한다는 마음이 앞선다. 연기에 필요한 정보 수집도 하고 음악도 들으면서 지치지 않는 몸도 만들어야 한다"고 답했다.

나홍진 감독의 연출 방식을 현장에서 본 소감을 두고는 "영화의 블랙 코미디적 요소가 평소 감독님의 유머 코드다. 내면에 다 들어가 있는데 오히려 현장은 밝은 분위기다"라며 나홍진 표 유머 코드가 잘 맞았다고 말했다.

이어 "일명 성기 대교로 불리는 고속도로 장면도 몇 주에 걸쳐 촬영했다. 새벽부터 리허설에 공들이는 데 한두 신만 찍고 끝나는 날도 있었다"며 "현장에서 프레임 단위로 편집하는 모습에 놀랐다. 대부분 현장 편집은 컷의 연결 정도를 보는데 그게 완성본과 거의 같더라"라며 감탄했다.

비호감 캐릭터의 시작
 음문석 배우
ⓒ 고스트스튜디오
'양배'의 시작은 어디서부터였을까. 오디션을 통해 다듬어진 캐릭터 비하인드를 물었다.

음문석은 "오디션을 보기 전에 감독님과 편하게 일상 대화를 했다. 자연스럽게 <곡성>이야기하다가 충청도 사투리로 해볼 수 있냐고 제안하셨다. 제가 충청도 토박이인데 감독님이 그 디테일을 발견해 내셨다"며 "앞뒤 상황을 모르고 그저 파출소에서 범석과 대화하는 장면으로 오디션을 봤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감독님이 '양배는 착하지도 나쁘지도 이상하지도 않지만 절대 악이다. 문석씨가 생각하는 절대 악이 있다면 하수고 양배는 안 잡힌다"라는 정확한 키를 주었다고 답했다.

그는 캐스팅 소식에 "뛸 듯이 기뻤지만 지금까지 만난 캐릭터 중 가장 힘들었다"면서 "캐릭터를 분석하다 보면 주도적인 색깔이 보이는데 양배는 여러 색이 섞인 복합적인 캐릭터로 정보도 많이 없었다. 그런데 세 살배기 조카가 장난감을 입에 넣는 순간 이거다 싶었다"라며 아이의 순수함에 영감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양배는) 사회적, 도덕적 관념에서 벗어난 인물이다. 아이가 색종이에 아무렇게나 색칠하는 것처럼, 마네킹에 속옷을 입혀 두고, 동물 박제에 피가 흐르고, 냉장고에 뭐가 있을지도 알 수 없는 행동이 아이의 장난 같은 거다. 모든 게 놀이터고 자랑하고 싶은 마음뿐이다"라며 "나도 양배를 잘 몰라야 보는 사람도 모를 것 같았다"고 답했다.

쉽게 파악할 수 없는 양배의 속마음은 영화 후반부에 한 번 더 힘을 발휘한다. 성기가 가까스로 차에 타고 멋진 액션을 소화하고 환호를 부르는 순간. 갑자기 '고양이가 튀어나왔다'는 말로 충격을 주는 미스터리한 인물이다.

가장 많이 고민한 대사였다며 "궁지에 몰리면 머릿속에서 가까운 것부터 나와버리는 무의식이다. 시골에는 고양이 강아지가 많고, 빠르게 튀어나올 만한 동물이 고양이니까, 그렇게 말한 것 같다"며 "의도가 있었는지조차 판단할 수 없게 만드는 게 의도 같다"고 답했다.

더불어 누런 치아와 남루한 옷차림, 텅 빈 눈꺼풀로 등장해 시선을 강탈한 기괴한 스타일에 대해서는 "치아에 착색된 색깔까지 녹여낸 특수 치아를 한 달 전부터 착용해 훈련했다. 치아를 끼면 앞면 근육을 많이 써야 하고 모음 발음이 어려워 이질감이 커진다. 저도 모르게 말할 때 자꾸만 입술이 말려 올라가서 잇몸이 개방되고 침이 마르니까, 혀로 훑게 되면서 계획에 없던 디테일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욕심

음문석은 연예계 소문난 만능 재주꾼이다. 백댄서, 가수, 래퍼, 감독 등 수식어가 여러 개다. 2005년 SIC으로 데뷔했고, 2013년에는 <댄싱 9>에 출연해 댄스 실력을 뽐냈다. 음악 활동 소식을 묻자, 최근 절친인 황치열 콘서트에 섰다는 소식을 전했다. 이어 "무대 에너지를 받아 급속 충전되었다. 노래와 춤은 영원한 동반자이자 또 다른 영감,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도구다. 우울하거나 지칠 때 지탱해 주는 취미 같은 거다"라며 유쾌하게 말했다.

연출에도 일가견이 있다. 음문석은 마음 맞는 친구끼리 만든 단편 <미행>(2017)으로 제70회 칸영화제 숏 필름 비경쟁 부분에 초청됐다. 세 번째 단편 <동행>(2023)은 절친 황치열을 주인공으로 한 따스한 음악영화다.

나홍진 감독의 연출을 어깨너머로 보며 자극받지 않았을까. 그는 "사실 영감을 받긴 했는데 막상 해보려니까 안 되더라. 올해 초에 단편 하나를 찍었다. 직접 쓰고 연출도 하고 연기도 했다. 친구 중에 연기는 잘하는데 아직 빛을 못 본 친구가 주인공이다. 영화제 출품을 목표로 후반작업 중이다"라고 전했다.

그중에서도 연기자로 오래 남고 싶다며 "배우로서 활동할 때는 잘 알아봐 주시니, 성취감이 크다"며 "세밀한 감정선과 독특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독립적인 캐릭터를 앞으로도 맡고 싶다"라고 이야기했다.

2005년 단역부터 차근차근 영역을 넓혀 온 음문석은 드라마 <열혈사제>(2019)의 단발머리 장룡으로 대중에게 이름을 알렸다. 이후 <범죄도시 2>(2022)의 장기철, <육사오>(2022)의 군인, <나혼자 프린스(2025)의 매니저 등으로 역할 비중이 커졌다.

첫 주연작 영화 <칸타르>를 소개하며 차기작을 언급했다. 그는 "카자흐스탄 알마티 올로케이션 영화로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액션 영화다. 롤을 떠나 변장 없이 제 모습으로 등장하는 영화"라고 설명했다. 앞으로 듣고 싶은 수식어가 무엇인지 묻자 "음문석 나오는 영화 보러 가자"라고 수줍게 고백했다. 이어 "커피숍에서 가끔 사람들의 관찰하며 헤어나 패션 스타일, 처음 들어보는 음역대의 말투를 수집한다. 표정과 대화도 집중하며 본다"면서 마지막 말을 전했다.

"연기를 오래 하고 싶거든요. 그러려면 더 많이 생각하고 느끼고 행해봐야 할 것 같아요. 경험과 노하우가 비트 단위로 생기면서 재미있는 연기를 보여주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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