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창우 주교 "낙태약 허용, 초법적 발상...구조적 대안 먼저 논의해야"

천주교 제주교구장 문창우 주교(주교회의 가정과 생명위원장)가 정부의 낙태약 허용 움직임에 우려를 나타냈다.
문 주교는 지난 29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낙태약 허용은 초법적인 발상"이라면서 "구조적 대안을 먼저 논의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문 주교는 "오늘 특정 종교의 교리를 강요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라며 "우리 공동체가 지켜야할 가장 근본 가치, 곧 인간 생명의 존엄성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한다"고 입을 뗐다.
이어 "지난 14일 국무회의에서 여성의 건강과 안전에 대한 발언은 있었지만, 약물로 인해 태아의 생명에 대해서는 한 마디도 언급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또 "생명을 보호해야할 국가 지도자들이 생명이 사라지는 일을 이미 정해진 사실로 받아들이고, 그것을 행정적으로 뒷받침할 방법만 논의하고 있다"며 "이를 심각한 도덕적 불감증이라 부르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더구나 그 논의 안에서조차 각 부처는 서로 책임을 미루고 있다"며 "생명의 문제 앞에서 국가가 보여준 모습이 '책임 회피'였다는 사실이 참으로 부끄럽다"고 말했다.
이어 "문제의 뿌리는 이 사안을 바라보는 시각에 있다"면서 "낙태죄 폐지 이후 태아 생명권과 여성 건강권을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가의 문제는 우리 사회가 반드시 치러내야할 도덕적 숙제"라고 강조했다.
또 "어렵고, 복잡하고 고통스러운 논쟁이지만 국가는 그 숙제를 피할 자격이 없다"면서 "그런데 정부는 이 원론적, 본질적인 논쟁을 '복잡하고 시끄러운 문제'로 치부하며 비켜가려고 한다"고 지적했다.
문 주교는 "갈등을 서둘러 덮기 위해 표를 의식하고, '약물 허용'이라는 임시방편식 지름길을 택하려는 것은 초법적이고 포퓰리즘적 발상"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정부가 진정 책임있는 주체라면 미혼모의 실질적 지원을 위한 제도 양육비 강제 징수 법안, 위기임산부 보호 체계 구축 등 구조적 대안을 먼저 논의했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또 "단지 약품 유통을 허용하는 것으로 국가의 책임을 다했다고 여긴다면, 국가의 진정한 의무를 저버린 무책임한 처사다"라고 비판했다.
한편,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4일 국무회의에서 임신중지 약물(미프진)의 해외 직구 방치를 언급하면서, 입법 공백 상태를 해소하기 위해 의사의 양심과 재량에 맡겨 낙태약물을 허용하자는 취지의 발언을 한 바 있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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