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홍준 관장 “국립중앙박물관 제2관 지으면 일제강점기실 신설”

강혜란 2026. 7. 30.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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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제국실’ 개편 공개 간담회서 밝혀
30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관에 새롭게 개편한 대한제국실에서 관계자들이 전시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이 현재 건립 추진 중인 상설전시실 제2관 완공시 ‘일제강점기실’을 신설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유홍준 관장은 30일 상설전시실 1층 ‘대한제국실’의 개편 공개를 맞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국립중앙박물관의 마지막은 조선에서 끝나고 (서울 세종로의)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이 공식적으로 다루는 시기는 1945년 광복 이후라는 점에서 역사 연표상 일제강점기가 비어 있는 게 문제”라면서 이같은 계획을 밝혔다. 국립중앙박물관의 상설전시실은 선사·고대관, 중·근세관 등 총 7개 관과 39개 실로 구성돼 9884점의 유물을 전시 중이지만, 일제강점기(1910~1945)를 특화한 전시실은 없다.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 연합뉴스


유 관장은 “일제강점기가 아픈 시절이라 피한 것도 있지만 어찌 됐든 박물관에서 역사를 조명하고 반성하고 회상하는 그런 자리가 있어야 한다”면서 “역사 의식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시대 구분이고 그것을 요약한 게 연표인데, (일제강점기실이 없어) 이 연표가 비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재는 공간이 여의치 않지만 제2관 설립을 추진 중이라 그때가 되면 상설전시 전체를 개편하고 일제강점기실을 신설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앞서 유 관장은 올해 초 열린 관훈포럼에서 상설전시실 제2관 건립 추진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최근 수년새 관람객의 가파른 증가에 따른 인프라 부족이 주요한 배경이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올해 1∼6월 동안 379만5400명이 방문해 작년 상반기(271만6323명)보다 39.7% 증가하면서 지난해 650만 관람객을 넘어설 조짐도 보인다. 박물관 측은 제2관 부지 문제를 국토교통부 및 문화체육관광부와 긴밀히 협의 중인 단계다.

유 관장은 ‘대한제국실’ 개편과 관련해 “국권을 상실했기 때문에 그동안 대한제국을 평가하는 데 인색했던 게 사실”이라면서 “하지만 대한제국이 스스로의 노력으로 시대적 전환을 준비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것은 우리 역사에서 근대의 출발을 제대로 살피기 위해 중요한 과정”이라고 했다.

30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관에 새롭게 개편한 대한제국실에 조선총독부 청사의 정초 은판이 전시돼 있다. 연합뉴스

앞서 9개월간 휴지기를 가졌던 대한제국실은 이날 ‘국새 칙명지보(勅命之寶)’, ‘안중근 의사 유묵’, ‘데니 태극기’ 등 보물 7점을 포함한 유물 65점을 선보이며 재개관했다. 기존보다 다소 확대된 13.3㎡(약 40평)의 공간을 통해 13년 간 존속한 대한제국(1897~1910)의 근대 주권국가 지향 노력을 담았다.

특히 일제의 식민 지배 거점이었던 조선총독부 청사(1926년 준공)가 1996년 철거될 당시 발견된 상량문(上梁文) 동판과 정초(定礎)를 새긴 은판이 처음으로 공개됐다. 서윤희 학예연구관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고종·순종 등 실존 인물을 영상화하고 전시실 디자인에 대한제국기 근대 건축 양식을 반영하는 등 접근성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강혜란 문화선임기자 theoth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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