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선 지식재산처장의 승부수 “특허는 더 빠르게, 기술은 더 강하게” [쿠키인터뷰]
지식재산 AI 전환 추진단 가동, AI·반도체 특허 신
기술경찰 확대 출범, 가핵심기술 유출 대응 강화
K-브랜드 정부인증제도 도입, 70개국 상표 등록 추진

“창의적 아이디어와 지식을 대한민국의 든든한 자산으로 키워 국민의 삶을 윤택하게 하고 경제혁신으로 이어지게 하겠습니다.”
김용선 지식재산처장의 발언에는 지식재산이 곧 국가 경쟁력이라는 확신이 담겨 있다.
아이디어가 특허, 상표, 디자인으로 권리화되고, 다시 창업·사업화·수익으로 이어지는 흐름 전체를 국가가 뒷받침하겠다는 구상이다.
김 처장은 2025년 11월 초대 지식재산처장 취임 이후 기술유출 차단부터 K브랜드 위조상품 대응, 특허 초고속심사, 인공지능(AI) 대전환까지 지식재산 전 분야를 이끌고 있다.
특히 글로벌 기술패권 경쟁에서 기술유출을 국가안보 사안으로 보고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기술경찰 인력을 61명으로 늘린 전담조직을 출범시켰고, 해외 주요 수출국에 국가인증상표를 등록하는 ‘K-브랜드 정부인증제도’도 하반기부터 본격 도입한다.
이들 정책에는 지식재산이 우리 경제의 진짜 성장을 이끌도록 하겠다는 그의 구상이 깔려있다.
김 처장은 “지식재산은 아이디어가 자산이 되고, 그 자산이 다시 성장으로 돌아오는 선순환의 출발점"이라며 ”국민과 기업이 그 성과를 곳곳에서 체감할 수 있도록 함께 뛰고 있다"고 밝혔다.
다음은 김용선 지식재산처장과의 일문일답.

▷ 이번 정부에서 기술유출 방지 역할이 강화됐다. 주요 성과는?
“기술유출은 기업의 문제를 넘어 국가안보와 직결되는 사안이다. 최근 5년간 산업기술 해외유출 적발이 105건, 피해 규모가 25조 원대로 추산된다. 반도체와 이차전지 같은 핵심 산업부터 전투기, 잠수함 등 방위산업까지 표적이 됐다. 우리는 기술전문성과 수사역량을 갖춘 국내 유일의 기술수사기관 기술경찰로 대응하고 있다. 지난 1년간 334명을 형사입건했고, 지난해 7월에는 이차전지 첨단기술을 빼돌리려던 사범을 구속해 최소 10조 원 이상의 피해를 막았다. 올해 2월에는 전고체전지 핵심기술을 해외로 유출하려던 외국인도 구속했다.”
▷ 지난달 기술유출 전담조직이 새로 출범했다. 어떤 의미인가?
“그동안 기술경찰이 27명에 불과한 인력으로 전국, 전 부처의 기술유출 수사를 맡아 왔다. 갈수록 교묘해지는 수법을 감당하기엔 한계가 있었다. 그래서 전담조직을 1개 과에서 4개 과로 확대하고, 인원도 61명으로 늘렸다. 새 조직은 특허데이터와 기술전문성을 바탕으로 유출 위험을 미리 탐지하고, 영업비밀이나 국가핵심기술 유출 사건을 전담 수사한다. 사전 예방과 사후 수사를 아우르는 통합 대응체계를 갖추게 됐다. 해외 기술유출을 막는 것만으로도 연간 약 1조 9천억원의 피해를 예방할 것으로 본다.”
▷ K-브랜드 위조상품 피해도 커지고 있다. 현황과 대응 방향은?
“2024년 OECD 보고서를 보면 전 세계 K-브랜드 위조상품 유통 규모가 약 11조 원에 이른다. 이 때문에 우리 기업 매출이 7조 원 줄고 일자리도 1만 4000개가 사라지는 것으로 추산된다. 온라인 유통이 늘면서 차단 건수도 2023년 16만여 건에서 지난해 19만여 건, 올해 21만여 건으로 계속 늘고 있다. 대응을 강화하기 위해 정부가 직접 해외 주요 수출국에 국가인증상표를 등록하는 ‘K-브랜드 정부인증제도’를 하반기부터 본격 도입한다. 위험이 높은 70개 국가에 상표를 등록하면 우리 기업이 자유롭게 쓸 수 있고, 해외 소비자도 정품인증기술로 진짜와 가짜를 바로 구분한다. 침해가 확인되면 정부가 현지 당국에 수사와 단속, 통관 보류를 요구한다.”
▷ 특허괴물(NPE) 대응 부담이 커진다. 기업지원 방안은?
“기술패권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특허분쟁도 늘고 있다. 미국 내 우리기업 특허소송은 2022년 103건에서 지난해 140건으로 증가했다. 삼성, LG 같은 대기업은 대응 체계를 갖췄지만, 중소·중견기업은 소송 경험과 협상력, 예산이 부족해 취약하다. 실제로 중소·중견기업의 지식재산(IP) 전담인력 보유율은 17%에 그친다. 그래서 정부가 세 방향으로 돕고 있다. 먼저 올해부터 특허괴물 동향을 분석해 미리 정보를 제공한다. 소송이 걸린 뒤 돕던 방식에서 소송 전에 예방하는 방식으로 바꾼 것이다. 분쟁 대응전략 지원도 올해 285건, 73억 2000만 원 규모로 확대한다. 관련 부처, 협회들과 협의회도 운영하고 있다.”
▷ 최근 ‘모두의 아이디어’에 역대 최대 제안이 접수됐다. 의미와 일정은?
“올해 1월 시작한 ‘모두의 아이디어‘에 정부 공모전 사상 최대인 약 2만 7000건이 접수됐다. 단순한 공모전이 아니라 국민의 창의적인 생각을 창업이나 정책으로 이어주는 ’풀뿌리 경제혁신 프로젝트‘다. 전문가 심사를 거쳐 우수 아이디어 100건을 뽑았고, 특허출원부터 컨설팅, 시작품 제작, 정책 실증까지 지원한다. 소관부처 담당자가 참여하는 2차 심사를 거쳐 10월에 최종 수상작을 선정하고 시상식을 연다. 우수 아이디어는 정책과 법령에 반영하거나 사업화, 창업으로 연결할 계획이다.”
▷ 빠른 특허권 확보를 위해 도입한 초고속심사제도는?
“특허 하나를 등록받으려면 평균 14.7개월이 걸린다. 그런데 AI나 반도체 같은 첨단 분야는 특허를 빨리 확보하는 게 시장 선점과 투자 유치로 직결된다. 그래서 지난해 10월부터 한 달 만에 심사를 받을 수 있는 초고속심사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수출 관련 출원이나 창업기업의 AI·바이오 출원 등을 연간 8000건 범위에서 지원한다. 지난해 11월에는 한 이차전지 수출기업의 특허가 19일 만에 1호로 등록됐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수준으로, 앞으로 분야를 순차적으로 넓혀갈 계획이다.”
▷ ‘지식재산인공지능전환추진단’을 신설했다. 어떤 의미인가?
“지식재산 분야에서도 AI를 활용한 업무 혁신 요구와 AI 관련 법·제도 이슈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이를 근본적으로 살펴보고 속도감 있게 대응하기 위해 지난 5월 컨트롤타워인 지식재산인공지능전환추진단(IP-AX추진단)을 신설했다. 세 가지에 집중한다. 먼저 AI를 활용한 발명과 창작에 맞춰 지식재산 법·제도를 재점검한다. 다음으로 국민이 체감하는 AI 기반 행정 서비스를 만들어 지식재산처의 체질을 바꾼다. 마지막으로 국가AI 전략위원회, 다른 부처와 협력해 주요국 논의에서도 AI 이슈를 주도하려 한다.”
▷ 지식재산처로 승격한 뒤 달라진 점은?
“미국 S&P 500 기업의 무형자산 비중이 1975년 17%에서 2020년 90%까지 커졌다. 그만큼 지식재산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다. 지식재산처 출범은 지식재산을 경제성장의 한 축으로 삼겠다는 뜻이다. 특허청 시절이 심사·심판으로 지식재산을 만들어내는 데 중점을 뒀다면, 지금은 법·제도 개선을 통한 보호와 수익화, 사업화 같은 활용까지 업무를 넓히고 있다. 여러 부처에 흩어져 있던 지식재산 정책을 하나로 연결해 국가 차원의 시너지를 내는 것도 처로 승격하며 맡은 역할이다.”
▷ 끝으로 강조하고 싶은 것은?
“국민의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지식재산이 되고, 그 지식재산이 창업과 사업화로 이어지는 환경을 만드는 데 힘써 왔다. 앞으로는 지식재산 금융·거래·사업화 지원을 더 강화해 지식재산이 수익으로 연결되는 선순환 생태계를 구축하겠다. 우리 기업이 지식재산을 발판으로 초격차 기술을 확보하고 글로벌 시장을 선점하도록 끝까지 돕겠다.”
이재형 기자 j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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