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 용접공 손기술, AI가 배운다
HJ중공업서 숙련공 작업 데이터 학습·실증
인력난 해소·위험 공정 무인화 기대

숙련된 조선 용접공의 손기술을 인공지능(AI)이 학습해 스스로 판단하고 용접 작업을 수행하는 조선 특화 AI 로봇 개발이 본격 추진된다. 숙련공 고령화와 인력난을 해소하고 위험 공정의 무인화를 앞당기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부산대학교와 부산지역 산·학·연 기관, 조선기업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이 추진하는 '조선 AX 특화 AI 모델하우스 구축·실증사업'에 최종 선정됐다고 29일 밝혔다.
이번 사업은 국내 로봇·AI 전문기업인 레인보우로보틱스가 주관하고 부산대, 성우하이텍, 오픈패스로보틱스, 부산정보산업진흥원(BIPA), HJ중공업 등이 참여한다. 30일 HJ중공업 영도조선소에서 사업 착수보고회도 열린다.
사업의 핵심은 숙련 용접공의 작업 과정을 AI가 학습하는 것이다. 여러 대의 카메라와 각종 센서를 활용해 용접공의 움직임과 작업 순서, 작업 환경 등을 3차원 데이터로 기록하고 이를 AI에 학습시켜 로봇이 복잡한 용접 작업을 스스로 판단하고 수행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실증 대상은 곡선 블록이나 밀폐 공간처럼 자동화가 어려운 조선소 용접 공정이다. AI는 현장 상황을 인식하고 작업 계획을 세운 뒤 로봇을 제어하는 '피지컬 AI' 형태로 개발된다.
올해는 데이터 수집 체계 구축과 형상 인식, 행동 생성 기술의 가능성을 검증하는 데 집중한다. HJ중공업은 실제 조선소 작업 환경과 숙련공의 작업 모션, 설계 데이터를 제공해 AI 학습과 현장 실증을 지원한다.
컨소시엄은 이번 사업을 통해 숙련 용접공의 경험을 산업 데이터로 축적하고, 이를 AI가 이어받도록 해 조선업의 기술 단절을 막겠다는 구상이다. 위험한 용접 공정의 자동화를 통해 산업재해를 줄이고 생산성을 높이는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부산은 국내 조선기자재 업체의 약 60%가 밀집한 지역이다. 부산시는 조선 AX 얼라이언스와 함정 유지·보수·정비(MRO) 산업 등을 육성하며 조선산업의 AI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사업도 이러한 전략과 연계해 지역 조선산업의 디지털 전환을 앞당기는 핵심 과제로 추진된다.
최재원 부산대 총장은 "부산의 조선·해양 산업 기반과 대학의 AI·로봇 연구 역량을 결합한 대표적인 산학연 협력 모델"이라며 "조선 용접의 지능화와 무인화를 선도하고 지역 인재 양성과 새로운 일자리 창출로 이어질 수 있도록 연구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부산=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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