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지 않아도 돼"vs"100만명 넘게 숨질 수도" 전문가들이 예측한 AI의 두 미래
5년 내 인류 전체 지능 넘어 노동 재편 전망
전문가 조사선 AI 재앙 위험 최고 21.5%
인공지능(AI)이 앞으로 5년 안에 인류 전체의 지능을 합친 수준을 넘어 노동과 돈의 의미까지 바꿀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이와 더불어 같은 기간 AI가 대규모 인명 피해와 경제적 손실을 일으킬 가능성이 20%를 넘는다는 전문가들의 경고도 제기됐다. AI가 인류를 풍요의 시대로 이끌 것이라는 기대와 통제 불능의 재앙을 부를 수 있다는 우려가 동시에 커지고 있다.

29일 연합뉴스는 미국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를 인용해 MIT 학제 간 연구그룹 퓨처테크와 호주 퀸즐랜드대 연구진이 전 세계 37개국의 AI 전문가 272명을 대상으로 AI 위험을 평가하는 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발표했다고 전했다. 해당 연구진은 지난해 말 세 차례에 걸친 델파이 조사를 진행해 24개 AI 위험 유형의 발생 가능성과 심각성 등을 분석했다.
AI에 의한 재앙 가능성 21.5% 예측먼저 연구진은 100만명 넘는 사망자나 1000억달러 이상의 경제적 손실, 민주주의와 시민권의 붕괴처럼 문명 규모의 무형적 피해가 발생하는 상황을 '재앙스러운 결과'로 규정했다. 현재와 같은 AI 개발 경쟁과 기업의 기술 배포 방식이 이어질 경우, 2025년부터 2030년 사이 재앙스러운 결과가 발생할 가능성이 10%를 넘는 위험은 전체 24개 가운데 18개에 달했다. 다만 각 위험은 서로 겹치거나 영향을 주고받을 수 있어 해당 확률을 단순히 합산해서는 안 된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재앙 가능성이 가장 높게 평가된 항목은 인간의 통제를 벗어나거나 대규모 피해에 악용될 수 있는 '위험한 능력을 보유한 AI'로 21.5%였다. 사이버 공격과 화학·생물학 무기 등의 개발 및 사용이 21.0%로 뒤를 이었다. 이어 소수 기업이나 국가로의 권력 집중과 AI 혜택의 불공정한 분배가 18.0%, 안전성보다 성능과 출시 속도를 우선하는 경쟁적 역학 관계가 16.6%, 허위·오해 유발 정보가 12.8%로 나타났다. 비용과 현실성을 고려한 안전 조치를 시행한다고 가정해도 위험한 AI 능력과 무기·사이버 공격, 환경 피해, 불평등 및 실업, 권력 집중 등 5개 항목은 여전히 재앙 가능성이 10%를 넘었다.
전문가들은 AI 이용자와 일반 대중이 피해에 가장 취약하지만, 위험을 줄일 책임은 범용 AI 개발기업과 정부·규제기관에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정보통신과 금융, 국가안보 분야가 AI 위험에 가장 크게 노출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조사 결과가 나온 가운데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AI가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인간의 능력을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머스크 "5년 내 인간 전체 지능 추월"머스크 또한 최근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약 5년 안에 AI의 지능이 인류 전체 지능의 합을 넘어설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인간이라는 존재 자체를 제외하면 AI가 인간보다 잘하지 못하는 일이 사실상 남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AI 시스템이 소프트웨어 개발을 비롯한 디지털 업무를 수행하고 휴머노이드 로봇이 제조·물류 등 육체노동까지 하게 되면 인간의 일은 생계를 위한 의무가 아닌 선택사항이 될 수 있다고도 했다.

머스크는 이를 '놀라운 풍요의 시대'라고 표현했다. AI와 로봇이 상품과 서비스를 대량 생산해 공급 부족이 사라지면 10년 안에 돈의 의미도 크게 약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과정에서 정부가 자동화로 창출된 부를 국민에게 나눠주는 '보편적 고소득' 제도가 필요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머스크 또한 AI가 인류의 파국을 초래할 가능성을 10∼20% 정도로 본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AI와 인간의 지능 격차를 인간과 침팬지의 관계에 빗대며 고도화된 AI에 대한 인간의 통제권이 약해질 수 있다는 점도 인정했다.
그런데도 AI 개발은 되돌리기 어려운 흐름이라며 기술 발전을 중단하는 것보다 안전한 방향으로 유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AI가 모두에게 풍요를 제공할 가능성이 파국으로 이어질 위험보다 크다는 판단이다. 머스크는 주요 AI 기업들이 수주에 한 번씩 안전·보안 문제를 논의하고, 첨단 모델을 출시하기 전에 경쟁사가 위험성을 상호 검증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심각한 문제가 발견됐는데도 해당 기업이 이를 해결하지 않을 경우 정부가 개입해야 한다는 구상이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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