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번역, 아직 무리였나…‘품질 논란’에 뭇매 맞은 고전문학 앱

김나연 매경이코노미 인턴기자(nayeun0701@naver.com) 2026. 7. 29.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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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품질 논란에 뒤늦게 AI 활용 시인
“밤새 직접 읽고 고쳐” 거짓 해명 공분
지난 25일 전자책 구독 서비스 앱 ‘책도둑’ SNS에 올라온 입장문. (책도둑 입장문 캡처)
저렴한 가격에 수백권의 고전문학을 평생 소장할 수 있다고 홍보해 온 전자책 구독 서비스 앱 ‘책도둑’이 인공지능(AI) 번역을 활용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앱 운영사가 그간 밤을 새워가며 원문을 직접 읽고 고쳤다고 공언해온 만큼, 이용자들 사이에선 앱 이름처럼 소비자 신뢰를 도둑질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29일 출판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서비스를 시작한 ‘책도둑’은 저작권 보호 기간이 만료된 국내외 고전문학을 전자책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다. 1만9800원만 내면 ‘일리아스’ ‘걸리버 여행기’ 등 고전 730권을 평생 무료로 읽을 수 있다. 책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마진을 포기했다는 청년 사업가의 호소에 독서 애호가들이 응원을 보내면서, 앱 이용자는 1000여명으로 늘었다.

앱 운영사는 다음 달 1일부터 회원권 가격을 4만9000원으로 인상한다고 고지했다. 하지만 서비스 출시 후 작품 수가 지나치게 빠르게 늘어나는 데다, 번역 품질마저 떨어지자 ‘AI를 활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논란이 이어지자 운영사는 지난 25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공지 글에서 “AI를 사용한다”고 시인했다. 다만 “AI 번역 쓴다고 대충 안 만든다”며 “명문대생들 집단 지성으로 샅샅이 다듬고 검수해서 최고 수준으로 뽑아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용자들은 AI 활용 여부가 사전에 안내되지 않았다는 점을 문제로 제기했다. 한 이용자는 “해당 서비스가 AI 번역을 기반으로 제공된다는 사실은 결제 화면은 물론, 서비스 이용약관이나 플랫폼 어디에도 안내돼 있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AI 번역 책인 줄 알았으면 구매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특히 운영자가 과거 했던 발언들이 알려지며 공분을 키웠다. 운영자는 지난해 말 SNS에서 “AI 번역은 수준이 낮아 밤을 새가며 작품을 직접 읽고 수정하는 과정을 거듭하고 있다”며 “신춘문예 출신 소설가에게 번역 검수를 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책을 사랑해 책값이 저렴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몇년간 밤새워 번역 품질 증진에 매달렸다”던 운영자의 말을 믿고, 청년 창업자의 열정과 독서 문화 확대를 순수하게 응원했던 이용자들이 배신감을 감추지 못하는 이유다.

논란이 커지자 운영사는 SNS에 사과문을 올리고 7월 27일 이전 결제 이용자를 대상으로 환불 신청 시 전액 환불을 진행하겠다고 공지했다. 아울러 향후 모든 서비스 채널과 콘텐츠에 AI 활용 여부와 번역 프로세스를 투명하게 안내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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