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서비스 현장에 투입된 AI... 중국, 이렇게 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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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시간 편의점에는 야간 계산원이 없고, 은행에서는 디지털 안내원이 고객을 분류한다.
행정기관에서는 AI가 서류를 검토하고 담당 부서를 찾는다.
올해 중국의 '618 쇼핑 행사'에서는 AI가 상품 선정과 광고 제작, 고객상담, 물류, 사후관리까지 전 과정에 활용됐다.
중국 인력자원사회보장부는 올해 디지털 트윈 엔지니어와 체화지능 로봇 기술자 등을 새로운 직업으로, AI 에이전트 개발자를 새로운 직종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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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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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I와 무인 시스템으로 바뀌는 일상 서비스 현장 시민들이 무인 단말기를 이용해 행정·금융·생활서비스 업무를 처리하는 모습을 표현한 생성형 AI로 제작한 이미지. |
| ⓒ 유형석(생성형 AI 활용) |
행정기관에서는 AI가 서류를 검토하고 담당 부서를 찾는다. 온라인 쇼핑몰의 배송 조회와 반품 문의도 AI 고객센터가 먼저 처리한다.
다만 무인 계산대와 자동화기기를 모두 AI라고 부를 수는 없다.
기존 자동화 시스템에 음성인식과 문서 분석, 생성형 AI가 결합하면서 사람이 맡았던 업무의 범위가 좁아지고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점포에 사람이 없어도 영업은 계속된다
중국 24시간 편의점의 65.7%는 직원이 없는 시간에 원격 근무자가 여러 매장을 관리하는 '클라우드 당직' 방식을 도입했다. 훙치롄쒀와 메이이지아 등 주요 업체는 무인 운영 점포를 각각 1000곳 이상 확보했다.
계산원 한 명을 기계 한 대로 바꾸는 수준이 아니다. 결제와 재고 확인, 이상 상황 감시를 시스템이 맡고, 원격 근무자 한 명이 여러 점포를 관리한다.
매장 직원이라는 직업이 당장 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점포마다 야간 인력을 배치하던 방식은 바뀌고 있다.
행정서비스도 같은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선전시는 지난 7월 재난 상황 분석, 예산서 작성 지원, 건축사업 위험 점검 등 15개 행정 분야에 AI를 적용한다고 발표했다.
은행원은 사라지는 대신 다른 일을 맡는다
상하이은행은 '디지털 안내원'과 24시간 원격 영상 창구를 운영하고 있다. 회사 발표에 따르면 이 서비스를 이용한 고객은 130만 명을 넘었고, 이 가운데 60세 이상도 약 30%를 차지했다.
AI가 금융 서류를 읽고 정해진 양식으로 정리하면서 일부 문서 처리 시간은 수분에서 10초 안팎으로 줄었고, 일괄 처리 효율은 사람보다 80% 이상 높아졌다고 은행 측은 밝혔다.
단순 조회와 서류 확인은 기계와 원격 시스템이 처리하고, 영업점 직원은 복잡한 금융 상담이나 고령 고객 지원에 집중한다. AI가 은행원 전체를 대체한다기 보다 은행원이 하던 기초 업무를 먼저 가져가는 것이다.
온라인시장에서는 변화가 더 빠르다.
올해 중국의 '618 쇼핑 행사'에서는 AI가 상품 선정과 광고 제작, 고객상담, 물류, 사후관리까지 전 과정에 활용됐다. 소비자의 반복 문의를 상담원이 일일이 처리하는 대신 AI가 먼저 답하고, 사람은 분쟁이나 예외 상황을 맡는 구조다.
해고 발표보다 신입 채용이 먼저 줄었다
기업의 변화는 대규모 해고 발표보다 조용하게 진행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중국 기술·광고·영상 제작 기업들이 AI를 도입한 뒤 계약직과 신입사원 채용을 줄이고, 퇴사자의 자리를 채우지 않는 방식으로 인력을 조정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반면 중국의 AI 관련 채용공고는 2025년 74% 증가했다. 반복 업무를 맡는 자리는 줄지만, AI를 개발하고 현장에 적용할 인력의 수요는 늘어난 것이다.
자료 입력과 장부 정리, 행정 지원 등 사무직이 생성형 AI에 가장 많이 노출돼 있다. 다만 노출된 일자리가 모두 사라진다는 뜻은 아니다. 직업의 이름은 남더라도 그 안에서 사람이 담당하는 업무가 바뀔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문제는 AI가 가져가는 반복 업무가 신입사원이 경험을 쌓는 과정이었다는 점이다.
신입 개발자는 간단한 코드를 수정하며 시스템을 배우고, 초급 회계 직원은 전표를 정리하며 회사의 자금 흐름을 익힌다.
이런 업무가 사라지면 기업은 처음부터 숙련된 인력을 찾게 되고, 청년은 경력자로 성장할 첫 단계를 잃을 수 있다.
중국은 사라지는 직업과 새로 생기는 직업을 관리한다
중국 인력자원사회보장부는 올해 디지털 트윈 엔지니어와 체화지능 로봇 기술자 등을 새로운 직업으로, AI 에이전트 개발자를 새로운 직종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공개했다.
AI를 활용해 채용 수요와 구직자의 능력을 분석하고, 필요한 교육과 자격평가를 연결하는 정책도 추진하고 있다. 2026년에는 인력·고용 분야에서 약 20개의 AI 활용 사례와 관련 데이터 세트를 구축할 계획이다.
중국에서 확인되는 변화는 AI가 모든 직업을 한꺼번에 없애는 장면이 아니다. 단순 업무를 시스템에 넘기고, 남은 사람의 역할을 다시 설계하는 과정이다.
한국 정부와 기업, AI 시대의 '성장 경로' 를 다시 설계해야
정부와 기업은 단순한 AI 활용 교육을 넘어, AI가 맡을 업무와 사람이 책임질 판단을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
기업은 초급 업무를 없애는 데 그치지 말고, 신입사원이 AI 결과를 검증하고 고객 대응과 문제 해결 경험을 쌓도록 직무를 다시 설계해야 한다.
정부는 AI의 영향을 크게 받는 직종을 파악해 산업별 재교육과 직무 전환을 지원하고, 중소기업이 기존 인력을 새로운 업무로 전환할 수 있도록 교육비와 컨설팅을 제공해야 한다.
채용·금융·의료 등 중요한 분야에서는 AI의 판단을 사람이 다시 확인하도록 책임 기준도 마련해야 한다.
AI 시대에 먼저 줄어드는 것은 직업의 이름보다 신입사원이 경험을 쌓던 기초 업무다.
한국은 단기적인 인건비 절감보다 사람이 AI와 함께 배우고 숙련될 수 있는 고용 구조를 준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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