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지진 이후 카오스…중남미 최빈국 아이티, 10년 만에 대선 치르는 사연

하수영 2026. 7. 28.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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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6일(현지시간) 아이티 수도 포르토프랭스에서 치안 부대가 총리실과 과도대통령위원회(CPT) 본부를 순찰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갱단 폭력과 정치적 혼란 등을 이유로 지난 10년 간 대선을 치르지 못했던 중남미 최빈국 아이티가 오는 12월 새 대통령을 뽑는 선거를 실시할 예정이다.

2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아이티 선거관리위원회(CEP)는 12월 13일 대선 1차 투표와 총선, 개헌 국민투표를 치른다. 이어 2027년 2월 21일에는 대선 결선 투표와 지방선거를 실시한다. 최종 대선 결과는 3월 7일 발표된다.

CEP는 당초 오는 8월에 대선 1차 투표를, 12월에 대선 결선 투표를 실시할 계획이었으나 치안 우려 등으로 연기한 바 있다. CEP는 이번 선거에 대해서도 “수용 가능한 수준의 치안 환경이 조성되고 선거 운영에 필요한 재원이 확보되는 것을 전제로 한다”고 밝혔다. CEP에 따르면 아직 대선 후보 등록은 시작되지 않았으며, 유권자 등록과 선거 치안 인력 교육만 진행 중이다.

아이티의 마지막 대통령인 조브넬 모이즈는 2021년 9월로 예정된 대선을 연기한 뒤 같은 해 7월 자택에서 무장 괴한들의 총격을 받아 암살됐다. AP=연합뉴스

아이티의 마지막 대선은 지난 2016년이었다. 아이티는 2010년 대지진 이후 이어진 정치·경제적 불안으로 국가 기능이 크게 약화된 상태다. 아이티의 마지막 대통령인 조브넬 모이즈는 2021년 9월로 예정된 대선을 연기한 뒤 같은 해 7월 자택에서 무장 괴한들의 총격을 받아 숨졌다. 이후 과도정부가 출범했지만 갱단 폭력과 정치 불안이 이어지면서 계속해서 선거를 치르지 못했다.

아이티 전체 인구의 약 4분의 1이 거주하는 수도 포르토프랭스 대부분은 ‘비브 앙삼’이라는 갱단 연합체가 장악하고 있다. 비브앙삼은 9개 범죄조직의 연합체로 리더는 지미 셰리지에(사진)라는 인물이다. 미 국무부가 현상금을 내걸고 수배에 나섰으나 아직 잡히지 않았다. AFP=연합뉴스

이번 선거 역시 제대로 치러질지 미지수다. 치안 문제가 여전해서다. 유엔(UN)에 따르면 아이티에서는 올해 상반기에만 갱단 폭력 사태로 2300명 이상이 사망했다. 지난 3월에는 바 아르티보니트 마을에서 72시간 만에 83명이 살해되기도 했다.

특히 아이티 전체 인구의 약 4분의 1이 거주하는 수도 포르토프랭스가 심각하다. ‘비브 앙삼’이라는 갱단 연합체가 장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비브 앙삼은 9개 범죄조직의 연합체로, 지미 셰리지에가 이끌고 있다.

앞서 미 국무부는 지난해 5월 비브 앙삼을 대규모 납치와 집단 성폭행, 방화, 무차별 살해를 비롯해 총기·장기·마약 밀매 등의 혐의로 외국테러조직(FTO) 및 특별지정 국제테러리스트(SDGT)로 지정했다. 비브 앙삼은 최근 중부와 농촌 지역으로도 세력을 확대하며 심지어 정치 참여까지 노리고 있다. 선거가 치러진다 해도, 주민들은 투표소 접근부터 쉽지 않은 상황이다.

국제이주기구(IOM)에 따르면 아이티 주민들은 만성적인 식량 부족, 갈취, 납치, 강제 이주 등의 사태에 직면해 있다. 올해 기준 아이티 국내 실향민은 약 150만 명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국내 실향민이란 분쟁·폭력·재난 등으로 거주지를 떠나 대피시설 등에 거주하는 이들을 말한다.

정당 난립 등 정치적 혼란도 걸림돌이다. 이번 총선에는 역대 최다인 316개 정당의 선거 참여가 승인됐다. 이에 CEP는 정당 간 연합과 선거연대를 장려하기 위해 연합을 구성하는 정당에 등록 수수료를 감면하는 등 인센티브를 마련했다. 다만 극심한 정치권의 분열을 단기간에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하수영 기자 ha.su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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