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원 모이면 풀리고, 혼자면 막힌다? 잔금대출의 두 얼굴

김진욱 2026. 7. 28.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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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개발 재건축 아파트와 조합이 모여 있는 서울 강남 일대. 이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음. 연합뉴스

금융 당국이 이주비대출과 중도금대출, 잔금대출 등 ‘집단대출’을 가계대출 총량 관리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전국 주택 분양 사업장이 잔금을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자 행동에 나선 것이다. 그러나 집단대출은 재개발 재건축 사업장 수분양자만 받을 수 있다. 기존 주택을 개별적으로 매수한 사람은 여전히 잔금을 구하기 어려운 사각지대에 놓이는 것이다. 같은 실수요자라도 매수한 주택 유형과 대출 방식에 따라 받는 혜택이 달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 당국은 은행의 가계대출 관리 실적을 집계할 때 집단대출을 제외하는 방안을 논의하는 중이다. 올해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는 1.5%인데 지난 6월 한 달 동안에만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5대 은행에서 8600억원이 넘는 집단대출이 나갔다. 가계대출 총량 관리 부담이 생긴 은행권이 이달 들어 집단대출을 제한하면서 전국 입주 예정자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실제로 다음 달 입주를 시작하는 경기 수원 매교역팰루시드는 잔금대출 실행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2200여 가구 수분양자가 혼란을 겪었다. 논란이 커지자 은행권이 예외적으로 잔금대출을 내주기로 하면서 일단락됐다.

집단대출 차주는 대출이 막히면 조합이나 입주예정자협의회를 통해 공동 대응이 가능하다. 한 사업장에서 수백~수천 가구의 입주가 동시에 차질을 빚을 수 있어 금융 당국과 은행권도 사안을 개별 대출 민원보다 시급하게 다룬다. 매교역팰루시드 역시 조합의 문제 제기와 대통령 주재 부동산 토론회 등을 거치며 은행권이 대출 공급 방안을 마련했다. 반면 기존 주택 개별 매수자는 필요한 잔금 규모와 잔금일이 달라 집단적으로 대응하기 어렵다. 집단대출 중심의 예외 조치가 마련될 경우 민원이 집단화하는 사업장은 구제되지만 기존 주택 개별 매수자의 자금난은 가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 입장에서 집단대출은 관리가 수월한테 가계대출 총량 관리에서마저 빠지면 은행권이 개별 주담대보다 집단대출에 관심을 쏟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예외 적용 범위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기존 주택 매수자 중 청년과 신혼부부 등 일부 계층이 함께 구제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이 같은 실수요자 지원과 별개로 가계대출 규제는 계속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 당국은 집을 보유하고도 다른 집에 세 들어 사는 ‘비거주 1주택자’의 전세대출 보증을 제한하는 방안을 들여다보고 있다.

김진욱 기자 reali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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