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수록 수익성 떨어진다…현대·기아차, 믿었던 전기차에 ‘발등’

국내와 유럽에서 전기차 판매량이 늘고 있지만 현대차·기아는 ‘많이 팔고 덜 남는’ 구조가 계속되고 있다. 일본 혼다, 미국 GM 등이 전기차를 축소하는 배경이 됐던 ‘수익성 딜레마’가 현대차그룹을 압박하는 모습이다.
27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의 2분기 매출은 각각 49조2153억원, 33조371억원으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다. 하지만 1년 전보다 영업이익이 줄면서 영업이익률은 현대차가 7.4%에서 5.8%로, 기아는 9.4%에서 8%로 떨어졌다. 업계에선 마진 저하의 가장 큰 이유를 제품 ‘믹스 악화’로 꼽는다. 수익성이 낮은 차량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면서 이익 균형이 무너졌다는 것이다.
기아가 국내에서 판매한 차량 중 전기차 비중은 지난해 2분기 11.9%에서 올해 2분기 24.5%로 두 배가 됐다. 같은 기간 서유럽 시장의 전기차 판매 비중도 19.5%에서 34.7%로 급증했다. 기아의 글로벌 판매 중 전기차 비중은 7.4%에서 13.2%로 늘었다.
일반적으로 자동차의 마진은 전기차〈내연기관차〈하이브리드차 순으로 높아진다. 보스턴컨설팅그룹에 따르면 미국 시장 기준으로 내연차 마진은 10% 안팎으로 전기차(2.5%)보다 훨씬 높다. 여기에 하이브리드차는 내연기관보다 마진이 1.5배 높다고 알려져 있다. 아직까지 전기차가 비싼 대용량 배터리 가격만큼 차 판매가격을 높이지 못해서다.
여기에 전기차 판촉을 위한 할인·지원금 등 인센티브 지출도 수익성을 떨어뜨리고 있다. 김귀연 대신증권 연구원은 “유럽 전기차 비중이 크게 상승하는 과정에서 중국차와 경쟁하려면 (과도한 비용 지출이)불가피했을 것”이라고 했다.

현대차는 기아보다 전기차 판매 비중은 낮지만, 전기차 라인업을 확대하는 중이라 향후 수익성 압박이 커질 수 있다. 현대차는 올해 하반기 유럽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소형 전기차 ‘아이오닉3’를 출시하는데, 업계에선 가뜩이나 소형차 자체의 마진이 낮은데 중국차와 가격 경쟁까지 벌이면 수익성이 더 낮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자동차는 보증 기간의 무상수리 비용을 미리 ‘판매보증충당금’으로 잡아놓는데, 수리 비용이 비싼 전기차 비중이 높아질수록 충당금 부담이 높아지는 것도 수익성 악화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해외 완성차 업체들도 비슷한 상황이다. 앞서 일본 혼다는 “전기차를 팔수록 손해”라며 전기차 사업 철수를 선언했고, 유럽 전기차 1위인 폭스바겐도 지난해부터 “전기차가 영업이익을 낮추고 있다”고 밝혔다. 폭스바겐은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대비 12% 줄면서 영업이익률이 3.8%에 그쳤다.
현대차그룹은 단기적으로는 미국 등 지역에서 고부가가치 하이브리드차 판매를 늘려 수익성을 유지하고, 장기적으로는 전기차 수익성을 더 높인다는 계획이다. 기아 관계자는 “전기차 인센티브와 가격 조정은 중국차 견제를 위한 단기 방어책”이라며 “원가 경쟁력을 높이고 생산을 효율화해 하이브리드차와 마진 격차를 줄일 것”이라고 말했다.
남윤서 기자 nam.yoonse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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