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AI·5·18 현장 속으로'... 학생들이 직접 기획한 18박 19일의 기록
[심규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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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안교육기관 제천간디학교 고등과정(1학년) 학생 16명과 인솔 교사들은 지난 달 3일부터 21일까지 18박 19일간 서울과 광주 일대를 누비며 '2026년 4학년 움직이는 학교'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
| ⓒ 제천간디학교 |
충북 제천시 덕산면에 위치한 대안학교인 제천간디학교 4학년(고등학교 1학년) 학생 16명과 인솔 교사들이 지난 달 3일부터 21일까지 18박 19일간 서울과 광주 일대를 누비며 '2026년 4학년 움직이는 학교'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디지털 기술과 민주주의'를 학습 주제로 정한 이번 프로젝트에서 학생들은 교실을 벗어나 사회적 이슈의 당사자와 전문가, 시민들을 직접 만나며 비판적 사고와 가치관을 세우는 밀도 높은 시간을 가졌다.
배달라이더·철도노조·정치인 만나며 '노동과 혐오' 현장 마주해
서울 유스호스텔에 짐을 푼 학생들은 시작부터 거친 현장 이슈와 직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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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안교육기관 제천간디학교 고등과정(1학년) 학생 16명과 인솔 교사들은 지난 달 3일부터 21일까지 18박 19일간 서울과 광주 일대를 누비며 '2026년 4학년 움직이는 학교'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
| ⓒ 제천간디학교 |
철도노조 서울지방본부를 방문했을 때는 노조 간부들과 함께 식사를 나누며 노동조합의 역사와 투쟁의 의미를 온몸으로 느꼈다. 학생들은 이에 그치지 않고 플랫폼 노동의 게임화 문제를 알리는 카드뉴스를 제작해 서울 거리로 나가 시민들을 대상으로 알림 활동을 벌이는가 하면, 노동자의 삶을 체감할 수 있는 보드게임을 직접 만들어 체험하기도 했다.
AI와 혐오, 청소년 극우화... 거리 설문부터 노사 모의교섭까지
지난 달 10일 광주 5·18교육관으로 자리를 옮긴 학생들은 탐구의 폭을 한층 더 넓혔다.
학생들은 AI 기술 보편화에 따른 차별과 혐오 학습 문제를 다루기 위해 카드뉴스를 제작해 길거리 스티커 설문조사를 진행했고, 'AI 혜택이 소수자에게도 평등하게 전달되어야 한다'는 정책 제안을 모아냈다.
또한 일반 고등학교 학생들 및 다른 대안학교(지혜학교 본교) 학생들과의 연속 토론, 뉴스타파 안동현 PD와의 만남을 통해 최근 심각한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청소년 극우화 및 SNS의 영향'에 대해 치열한 논쟁을 벌였다. "우리는 극우 성향의 이웃과 어떻게 함께 살아갈 것인가"라는 질문 앞에 학생들은 밤새 머리를 맞댔다.
갈등을 조율하는 민주적 훈련도 이어졌다. 학생들은 노사 간의 갈등 상황을 가정한 '모의교섭 프로그램'을 직접 기획해 노-사 양측으로 나누어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초반에는 고성과 신경전이 오갔으나, 교섭이 싸움이 아닌 '대화와 협의'의 과정임을 깨달으며 평화로운 교섭안을 도출해 내는 성숙함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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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안교육기관 제천간디학교 고등과정(1학년) 학생 16명과 인솔 교사들은 지난 달 3일부터 21일까지 18박 19일간 서울과 광주 일대를 누비며 '2026년 4학년 움직이는 학교'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
| ⓒ 제천간디학교 |
국립 5·18민주묘역을 찾아 묘비를 직접 닦으며 유가족들의 글귀를 마음에 새겼고, 5·18 당시 시민군 기동타격대원이었던 김태찬 님을 만나 차디찬 감옥에서의 경험과 그날의 진실을 생생하게 들었다. 전일빌딩245, 옛 전남도청, 5·18 자유공원 등을 둘러본 뒤에는 시중에 떠도는 5·18 역사 왜곡 사례를 직접 찾아 올바른 사실로 바로잡는 카드뉴스를 제작하기도 했다.
소설 <소년이 온다>를 읽고 "인간이란 무엇인가, 인간이 되지 않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물으며 진지한 독후활동과 중간 글쓰기를 이어간 학생들은 18박 19일의 대장정을 스스로의 언어로 정리했다.
이번 '움직이는 학교'를 인솔한 교사진은 "학생들이 사전에 근로기준법이나 복잡한 정치 지식을 다 알지는 못했지만, 모르는 것에 상심하지 않고 현장을 찾아 끊임없이 질문하고 답을 찾아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며 "스스로 사회 문제를 기획하고 현장과 연대하며 민주주시민으로서 한 단계 성장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평가했다.
제천간디학교는 중·고등 통합 6년제 비인가 대안학교로, '사랑과 자발성'이라는 철학으로 2002년 문을 열었다. 타인과의 관계를 성찰하며 스스로 서고 더불어 사는 법을 익히는 공동체을 지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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