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어떻게 광고로 떠?…"마시면 기억 잃어" 쓰러진 女 업고 가는 장면까지 버젓이

방제일 2026. 7. 27.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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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 없어도 불법 광고 자체로 처벌
플랫폼 사전 검수 실효성 논란

최근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마약류 GHB(감마하이드록시부티르산) 광고를 버젓이 하는 것이 포착돼 논란이 일고 있다. 27일 연합뉴스는 약물을 판매하는 광고가 인스타그램과 유튜브 등 이용자가 많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일반 앱 광고처럼 노출되고 있다며 해당 사례와 문제점에 대해 지적했다.

일명 '물뽕'으로 불리는 GHB는 국내에서 향정신성의약품으로 관리되는 마약류다. 무색무취에 가까워 음료에 몰래 섞기 쉽고, 복용할 경우 의식 저하나 기억 상실 등을 일으킬 수 있어 성범죄에 악용돼 왔다. 아시아경제

일명 '물뽕'으로 불리는 GHB는 국내에서 향정신성의약품으로 관리되는 마약류다. 무색무취에 가까워 음료에 몰래 섞기 쉽고, 복용할 경우 의식 저하나 기억 상실 등을 일으킬 수 있어 성범죄에 악용돼 왔다. 문제는 이러한 약물을 판매하는 광고가 인스타그램과 유튜브 등 이용자가 많은 소셜미디어에 일반 앱 광고처럼 노출되고 있다는 점이다. 청소년을 포함한 불특정 다수가 별도의 검색이나 인증 절차 없이 범죄 악용 가능성이 높은 마약 광고를 접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쓰러진 여성 업고 이동…범죄 장면까지 노골적으로 묘사

최근 온라인에 공유된 인스타그램 광고 영상에는 'GHB'라고 적힌 제품과 함께 한 남성이 음료에 액체를 넣는 모습이 담겼다. 이어 이를 마신 여성이 쓰러지자 남성이 여성을 업고 이동하는 장면이 등장한다. 광고에는 '완벽하게 당신의 통제하에', '100% 비밀 보장', '데이트·나이트클럽·바에 어울립니다' 등의 문구도 삽입됐다. 단순히 약물을 판매하는 수준을 넘어 상대방의 의식을 잃게 만드는 범죄 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을 노골적으로 홍보한 셈이다.

SNS 갈무리

지난 5월께 유튜브에서도 제품명을 아예 '물뽕'이라고 표시한 광고가 발견됐다. 해당 광고는 복용 후 혼수상태와 일시적인 기억 상실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을 제품의 효과처럼 소개하고, 약물 검사도 피할 수 있다는 취지로 선전했다. 누리꾼들은 "성범죄에 사용될 수 있는 약물이 어떻게 광고 심사를 통과했느냐", "청소년들도 아무런 제약 없이 볼 수 있어 위험하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국내 현행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은 마약류의 매매·매매 알선 등에 관한 정보를 다른 사람에게 널리 알리거나 제시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실제 거래가 이뤄지지 않았더라도 불법 마약류 판매 광고를 게시하거나 구매를 유인한 사실만 인정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광고를 통해 실제 매매와 소지·투약까지 이어지면 각각의 행위에 따른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가 추가된다. 상대방 몰래 약물을 투여해 성범죄나 상해 등으로 이어진 경우에는 범행 결과에 따라 관련 혐의가 함께 적용될 수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온라인 마약류 불법 광고와 게시물을 상시 모니터링해 지난해 약 5만 건을 적발하고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와 플랫폼 사업자 등에 차단을 요청했다.

생활 앱이나 성인용 앱으로 위장해 생활 속으로 파고들어

하지만 불법 판매업자들은 정상적인 생활 앱이나 성인용 앱으로 위장해 광고 심사를 통과한 뒤 이용자를 외부 메신저와 판매 사이트로 유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광고가 삭제되면 앱 이름과 계정, 접속 주소를 바꿔 재등록하는 방식으로 단속을 피한다. 앱과 사이트가 수시로 생성되고 사라지는 데다 해외 플랫폼이나 익명 메신저로 연결될 경우 판매자와 실제 접속 주소를 추적하기도 쉽지 않다.

전문가들은 플랫폼 추천 알고리즘과 광고 심사 시스템의 허점이 불법 마약 광고의 확산을 부추길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용자가 호기심으로 마약 관련 광고를 클릭하거나 오랫동안 시청하면 플랫폼이 이를 관심 신호로 학습해 비슷한 광고를 반복적으로 노출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불법 광고가 일단 심사를 통과하면 신고나 인위적인 개입이 있기 전까지 확산을 막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메타코리아는 불법 제품을 홍보하는 광고를 금지하고 있으며, 광고 게시 전 자동화 시스템과 인력 검토를 병행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구글코리아도 정책을 위반한 광고를 삭제하고 광고주 계정을 정지하는 조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유사한 광고가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만큼 단순 삭제를 넘어 광고주의 신원과 결제 수단, 접속 기기 등을 연계해 재가입을 막고, 영상과 이미지의 유사성을 분석해 변형 광고까지 사전에 차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마약류 사범 2만3403명…온라인 거래 빠르게  증가

한편, 국내 마약류 사범은 여전히 연간 2만 명을 웃돌고 있다. 정부 집계에 따르면 2025년 검거된 마약류 사범은 2만 3403명으로, 2024년 2만3022명보다 1.7% 증가했다. 특히 온라인과 비대면 거래의 확산이 두드러진다. 2025년 6월부터 2026년 4월까지 10개월 동안 온라인 마약류 사범 5386명이 검거됐다. 이는 이전 같은 기간보다 33% 증가한 수치로, 같은 기준 역대 최대 규모다.

연령대도 낮아지고 있다. 2024년 검거된 마약류 사범 가운데 20·30대는 1만3996명으로 전체의 60.8%를 차지했다. 인터넷을 이용한 약사범 비중 역시 2020년 21.4%에서 2024년 31.6%로 상승했다. 스마트폰과 SNS를 통한 마약 접근성이 젊은 층의 마약 노출을 확대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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