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도로붕괴 현장서 ‘백골더미’…“1500년 전 옥벽전투 집단매장 유골”

중국 산시성의 한 도로가 잇단 폭우로 붕괴한 뒤 노출된 절벽에서 겹겹이 쌓인 대량의 유골이 발견됐다. 네티즌들 사이에선 괴담이 떠돌았지만, 1500년 전 남북조시대 동위와 서위의 전쟁에서 숨진 병사들을 집단 매장한 곳으로 확인됐다.
26일 중국 관영 신경보와 홍콩 성도일보 등에 따르면 산시성 윈청시 지산현 문물보호센터는 최근 도로 붕괴 현장에서 빽빽하게 쌓인 채 발견된 유골이 남북조시대의 동위와 서위가 벌인 옥벽전투에서 사망한 뒤 집단으로 매장된 병사들의 유골이라고 밝혔다. 도로붕괴 장소는 옥벽성 유적지와 인접한 곳이었다.
옥벽전투는 546년 동위의 군사들이 군사적 요충지인 서위의 옥벽성을 차지하기 위해 벌인 전투다. 동위와 서위는 중국 화북지방을 통일했던 탁발선비족의 북위가 분열되면서 형성된 국가다. 두 나라는 화북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다섯 차례 대규모 전투를 치렀는데 마지막 전투가 옥벽전투다.
동위의 실권자였던 고환은 50일간 맹렬하게 옥벽성을 공격했지만, 서위의 장수 위효관은 험준한 지세를 등에 업고 성을 사수하는 데 성공했다. 이 과정에서 동위의 군사 7만여명이 전투와 전염병 등으로 사망했고 고환은 철군하기 전에 깊은 구덩이를 파고 전사한 병사들을 합장하라고 명령했다. 민간에선 이를 ‘만인총’이라 불렀는데 이번에 실체가 확인된 셈이다.
고환이 옥벽전투에서 패배한 이듬해 사망하면서 동위는 북제로 정권이 교체됐다. 서위도 북주로 정권이 교체된 뒤 북주가 북제를 멸망시키면서 다시 화북지방을 통일한다. 이후 북주의 최고 실권자이자 외척이었던 양견이 정국 혼란을 틈타 581년 황위를 넘겨받으면서 세운 나라가 수나라다.
문물보호센터 관계자는 “수백년간 큰비가 내릴 때마다 유적지 주변에서 유골이 드물게 노출되곤 했는데, 이번엔 대규모 붕괴가 발생해 1480년간 묻혀 있던 비운의 역사가 세상에 다시 드러났다”면서 “역사적 가치가 매우 큰 유적”이라고 밝혔다.
문물보호센터는 외부에 노출된 유골이 비바람 등에 침식되지 않도록 긴급 보호 조치를 취하고 절벽이 추가 붕괴되지 않도록 보강하기로 했다.
베이징=송세영 특파원 sysoh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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