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한테 수학 배워볼래?" 정체에 발칵…8500만원 AI 교사 결국 퇴짜
성인용 로봇 제작사와 '한집안' 논란
결국, 학부모·교사 반발에 잠정 중단
미국 뉴욕주에서 고교 교육 보조용으로 휴머노이드 인공지능(AI) 로봇을 도입하려던 계획이 학부모와 교사들의 거센 반발에 잠정 중단됐다.

2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은 뉴욕주 살라망카시 중앙 교육구가 최근 5만8000달러(약 8500만원)를 들여 AI 로봇 '샐리'를 고교 교실에 도입하려던 시범 프로그램을 중단했다고 보도했다.
샐리는 학생 자치회 의견을 반영해 디자인됐다. 16~24세 여성 외형에 검고 긴 머리칼, 밝고 긍정적이며 겸손한 성격과 역사 지식을 갖춘 실리콘 재질의 로봇이다.

샐리는 학생들과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며 질문에 답하고 이들의 수학·과학 학습 지원 등에 우선 활용될 예정이었다. 교육구 측은 샐리가 교사를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의 학습을 돕는 교육 도구라고 설명했다. 특히 첨단 교육 기회를 접하기 어려운 지역 학생들에게 AI 기술을 경험하게 하려는 취지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인간과 유사한 외형의 AI 로봇을 교실에 들이는 것을 두고 학부모와 교사들의 반대가 거셌다. 이들은 AI 로봇이 교사와 학생 간 인간적인 유대감을 저해할 수 있는 점, 학생들의 음성과 얼굴 등 개인정보를 어떻게 수집·저장하는지 명확하지 않은 점, 교실에서 무분별하게 기술이 확대되는 점 등을 비판했다.
특히 샐리의 제작사인 '리얼보틱스'의 자매사가 AI 기반 성인용 로봇 제품을 제작하고 '세계에서 가장 발전된 성관계 로봇'으로 홍보해온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을 키웠다. 뉴욕주 교사 연합은 "학생들이 기술에 노출되는 것을 줄여야 한다는 전 세계적 공감대가 커지는 가운데 휴머노이드 로봇이 교실에서 아이들과 상호작용 하는 것은 잘못된 방향으로 가는 것이다", "성인용 제품과 연관된 회사가 만든 로봇이 교실에 들어올 이유는 없다", "학교에 필요한 것은 더 많은 관심과 배려를 가진 어른들과의 유대감이다"라는 등의 반응을 내놨다.
베티 A. 로사 뉴욕주 교육감은 논란이 커지자 살라망카 교육감에게 서한을 보내 휴머노이드 로봇의 교실 배치가 가져올 교육적·법적 문제, 학생 개인정보 보호와 보안 문제를 검토하겠다고 했다. 살라망카시 중앙 교육구는 학생 개인정보 보호 협약 마련과 지역사회의 의견을 수렴해 프로그램을 잠정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학교 측은 AI 기술을 교육에 활용하려는 계획 자체를 철회한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생성형 AI가 생활 곳곳으로 빠르게 확산하는 가운데 해당 사례는 기술 혁신과 학생들의 안전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맞출 것인지에 관한 새로운 과제를 던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구나리 기자 forsythia2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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