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대규모 공격 임박했다던 트럼프, 다시 대화 모드…속내는 무기 ‘고갈’ 위험

미국이 이란에 대한 공습을 13일 만에 중단하면서 양측의 충돌이 25일(현지시간)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핵 의심 시설 등에 대한 대규모 군사 공격을 경고했지만 결국 다시 보류했다. 미군 내에서 패트리어트 요격 미사일 등 무기 재고가 고갈 위험에 처해있다는 경고가 영향을 미쳤다는 보도가 나왔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적어도 당분간은 미국의 군사 공격을 확대할 계획을 보류했다”며 미국의 방공 무기 비축량이 위험할 정도로 고갈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컸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 역시 “트럼프 대통령은 23일 이란에 대한 새로운 공습을 실시하지 말라고 미군에 지시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명령이 일회성인지 아니면 공습 중단이 계속될지는 불분명하다”고 전했다.
실제로 미 중부사령부는 지난 23일까지 13일 연속 이란 내 군사 표적을 공습했다고 발표했지만 24일 이후로는 공습 실시 발표가 없었다. 트럼프 역시 24일 취재진에게 “우리는 언제나 행동에 나설 준비가 돼 있지만 그들(이란)과 대화를 진행 중”이라며 “분기점(a tipping point)이 올 수도 있고 안 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가 공습 보류 결정을 내린 것은 이란 전쟁의 전면전 확대 우려, 이란 보복 공격을 받은 걸프 동맹국들의 상황, 유가 상승에 따른 경제 위축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졌다. 걸프 동맹국들인 요르단과 쿠웨이트, 바레인 아랍에미리트(UAE) 등은 이란으로부터 드론과 미사일 등으로 보복 공격을 받아왔고, 이들 국가 내에 있는 미군 기지들을 방어할 수 있는 무기도 고갈되고 있다는 우려가 컸다.
트럼프는 이런 결정을 지난 24일 백악관 참모들과 주요 장관들과의 회의 뒤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회의에서는 특히 국방부의 패트리어트 요격 미사일 등 방공 시스템 재고 부족 문제가 집중적으로 다뤄졌다. NYT는 당국자들을 인용해 “댄 케인 합참의장은 이란에 대한 대규모 전투 작전을 재개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중동 지역 작전을 담당하는 미 중부사령부가 보유한 요격 미사일을 위험할 정도로 고갈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전했다.
트럼프는 이란의 대화 테이블 복귀를 압박하며 이란 내 군사시설을 공습해왔다. 최근에는 이란 수도 테헤란 인근까지 공습하겠다고 위협했다. 하지만 이란은 대화 복귀 대신 호르무즈 해협 통제를 강화했다. 여기에다 예멘의 친이란 후티 반군은 홍해 봉쇄까지 선언했다.
이후 트럼프가 이란에 대한 ‘복수’를 위해 교량과 발전소 등에 대규모 군사 작전을 준비 중이라는 미국 언론 보도가 이어졌지만 결국은 다시 대화로 방향을 튼 것이다. 트럼프는 지난 23일까지만 해도 악시오스 인터뷰에서 “대규모 공격을 고려하고 있다. 그 어느 때보다 큰 규모”라며 “결정을 내리기 직전”이라고 말한 바 있다. 트럼프가 이란의 핵 의심 시설인 ‘곡괭이 산’을 곧 공습하겠다는 말도 일단은 허언이 됐다.
다만 미국은 이란에 대한 해상봉쇄는 계속 유지 중이라고 밝혔다. 중부사령부는 이날 엑스에 “25일 기준 봉쇄망을 뚫으려던 상선 12척의 항로를 변경시키고 지시에 불응한 2척을 무력화했으며 봉쇄 준수를 확인하고자 2척에 승선해 검문했다”고 설명했다.
워싱턴=임성수 특파원 joyls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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