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개국 서명·4조5000억원 거래…AI 질서 설계한 상하이 WAIC

김매화 2026. 7. 25. 16:2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7월 17일부터 20일까지 나흘간 중국 상하이에서 세계인공지능대회(WAIC) 2026이 열렸다. 102개국 대표가 참석했고 현장 방문객은 40만 명을 넘었다. 온라인 조회 수는 30억 뷰를 기록했다. 중국은 이번 대회를 "AI 분야 중국 최초의 고위급 외교 행사"로 규정했다.

7월 17일부터 20일까지 나흘간 중국 상하이에서 세계인공지능대회(WAIC) 2026이 열렸다. 102개국 대표가 참석했고 현장 방문객은 40만 명을 넘었다. 온라인 조회 수는 30억 뷰를 기록했다. 중국은 이번 대회를 "AI 분야 중국 최초의 고위급 외교 행사"로 규정했다. 신화통신


올해 WAIC의 주제는 '지능의 동반자, 함께 만드는 미래(Intelligent Partners, Co-create the Future)'였다. 전시 면적 10만㎡, 참가 기업 1117개, 전시품 4486개. 이 중 351개 제품이 세계 최초로 공개됐다. 규모만으로는 이미 세계 최대 AI 행사다.

가장 인파가 많은 부스는 여전히 휴머노이드 로봇이었다. 올해 시연의 서사는 조금 달랐다. 걷고 춤추는 로봇이 아닌, 주변 환경을 인지하고 물체를 조작하며 공장·물류창고에서 인간과 협업하는 로봇이 무대에 올랐다. 중국이 AI를 순수 연구가 아닌 제조업·물류 등 기존 산업 강점과 결합해 실물 경제에 가치를 전달하려는 방향이 뚜렷해졌다.

상하이 궁정(龚正) 시장은 행사장에서 직접 '상하이 피지컬 AI 및 로보틱스 연구소(Shanghai Institute for Physical AI and Robotics)' 설립을 공식 선언하며 상하이가 “피지컬 AI의 중심”이라는 점을 내세웠다.

29개국이 서명했다, 중국이 설계한 AI 질서

이번 대회의 가장 주목할 성과는 기술이 아니라 외교였다. 29개국 대표가 '세계인공지능협력기구(WAICO)' 설립 협정에 서명했다. 본부는 상하이. 'AI 협력 및 발전 행동 계획'과 '국제 AI 윤리 거버넌스 행동 계획'이 함께 채택됐다. 중국이 AI 거버넌스의 글로벌 규범을 직접 설계하겠다는 선언이다.

미국이 기술 봉쇄로 중국을 압박하는 동안, 중국은 다른 방향에서 판을 키웠다. 29개국을 상하이로 불러 국제기구의 틀을 만들었다. 기술 표준과 윤리 규범을 누가 쓰느냐가 AI 패권의 또 다른 전선이라는 것을 중국은 알고 있다.

7월 17일부터 20일까지 나흘간 중국 상하이에서 세계인공지능대회(WAIC) 2026이 열렸다. 102개국 대표가 참석했고 현장 방문객은 40만 명을 넘었다. 온라인 조회 수는 30억 뷰를 기록했다. 중국은 이번 대회를 "AI 분야 중국 최초의 고위급 외교 행사"로 규정했다. 신화통신

학술 분야에서도 국제화를 서둘렀다. 올해 처음 개최된 WAIC 학술대회(WAICA)는 튜링상 수상자 야오 치즈(姚期智)를 의장으로, '강화학습의 아버지' 리처드 서튼(Richard Sutton) 교수를 국제 공동의장으로 세웠다. 학술대회는 10개국 이상에서 284편의 논문이 접수됐고 수락률은 20% 내외를 유지했다. 대회 최고상 SAIL 어워드의 상금 풀은 28만 달러에 달했다.

30억 달러 거래, 기술 쇼가 아닌 비즈니스 플랫폼

경제적 성과도 역대 최대였다. 대회 기간 예상 구매액은 203억6000만 위안(약 4조 5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25% 증가했다. 상하이 AI 핵심 프로젝트 32개에 대한 투자 협약액은 409억 위안(약 9조 원)을 넘었다.

스타트업 생태계 육성도 눈길을 끌었다. 이번 대회는 처음으로 1인 기업(OPC) 전용 전시 구역을 신설해 180개 기업을 유치했다. 10여 개 투자 기관과 200명의 전문 투자자가 연결되는 자본 매칭 구역도 운영됐다. 180개 스타트업의 피치 세션, 1990~2000년대생 청년 기업가가 주도하는 60개 이상의 스타트업 프로젝트가 소개됐다. 전 세계 1030명의 청년 AI 인재가 참여했다.

상하이시 정부에 따르면 중국 AI 관련 산업 규모는 이미 1조 위안(약 220조 원)을 넘어섰으며 올해 성장률도 30%를 초과할 전망이다. AI 스마트폰과 AI 컴퓨터의 연간 출하량은 이미 1억 대를 돌파했다. 내년에는 AI 제품 판매량이 비(非) AI 제품을 처음으로 넘어설 것으로 예상한다.

한국 기업도 참여했다. KIC 중국이 주관한 '한국 AI 관'을 통해 8개 유망 기업이 전시에 나섰다. 아시아 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하는 자리였다. 그러나 29개국이 서명한 국제기구 설립에 한국의 이름은 없었다.

WAIC는 더는 기술 전시회가 아니다. 상하이가 실리콘밸리와 다른 방식으로 AI 수도를 자처하고 있다. 물론 워싱턴의 시선은 냉소적이다. 미국 언론은 이번 대회를 딥시크·즈푸 등 중국 모델의 우수성을 과시하고 실리콘밸리와의 격차를 좁히기 위한 마케팅 도구로 본다. 글로벌 AI 경쟁은 기술 벤치마크를 넘어 누구의 기술 스택·표준·거버넌스 모델을 채택하느냐를 둘러싼 싸움으로 이동했다. 기술 개발과 국제 질서 설계, 미·중 전선이 동시에 달아오르고 있다.

김매화 기자 jin.meihua@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