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새 사랑'도 화낸 '새덕후' 영상... "새 위해 고양이 죽이자? 그게 혐오"
[소중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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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목사이자 환경운동가인 최병성 초록별평화연구소장. 2020. 11. 01. |
| ⓒ 김병기 |
목사이자 환경운동가인 최병성 초록별평화연구소장(기후재난연구소 상임대표)이 최근 문제가 된 유튜버 '새덕후(운영자 김어진씨)'의 '고양이 살처분 주장' 영상과 이에 따른 논란을 두고 "근원적 문제를 들여댜봐야 하는데 고양이만 이야기하고 있으니 문제가 해결될 수 있겠나. 이는 갈등만 조장하는 고양이 혐오"라며 이같이 지적했다.
최 소장은 25일 오전 <오마이뉴스>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제가 영상의 댓글들을 훑어봤는데 이는 생명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니었다"며 "철새가 이동하는 홍도 등 섬에서 고양이가 문제라면 그 지역과 환경에 맞는 대책을 세워야 한다. 도시 전체의 고양이를 포획하고, 살처분하고, 밥을 줘선 안 된다고 주장하는 건 과도하다"고 꼬집었다.
"최근 가창오리 최대 서식지인 소들섬에 송전탑을 건설하는 과정에서 지역 주민들이 힘겹게 싸움을 이어간 적이 있었다. 이때 조류 애호가라는 사람들이 성명 한 줄 냈다는, 현장에 가서 서명 하나 해줬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 어진씨가 올린 국회 국민청원에 5만 명이 순식간에 동의했다는데 그 정도가 소들섬 송전탑 건설에 반대 목소리를 냈다면 어땠을까. 소들섬뿐만 아니라 전국 곳곳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 새들이 진정 무엇 때문에 위협받고 있나."
"청원 동의한 5만 명이 난개발 현장에 목소리 냈다면"
유튜브 채널 '새덕후'를 운영하는 김어진씨는 지난달 25일부터 차례로 "고양이, 이젠 죽일 수밖에 없습니다", "진짜 ㅈㄴ(비속어의 자음만 쓴 표현 – 기자 주) 많이 죽이네..고양이가 새들을 학살하는 섬. 정말 심각합니다" 등의 영상을 올렸다(현재는 '죽인다'는 표현과 비속어 표현은 삭제).
그는 영상을 통해 홍도에서 고양이에 의해 철새가 사냥당하고 있다는 점 등을 거론하며 고양이의 '살처분' 필요성을 거론했다. 또 국회전자청원에 고양이 먹이 제공 제한, 고양이 포획 및 시설 이송 가능 등을 담은 청원을 올리기도 했다. 이 청원은 국회 상임위원회(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회부 조건인 5만 명 동의를 달성한 상태다.
그동안 별다른 의견을 내지 않았던 최 목사는 지난 23일 "조류 애호가들의 자제를 촉구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그는 이 글에서 최근 송전탑 건설 현장에서의 경험을 거론하며 "조류 애호가들이 달려와 힘이 되었다는 말을 들어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후 여러 글을 통해 기후변화, 난개발, 자동차, 농약과 환경오염, 유리 건물과 방음벽 문제 등을 지적하며 새를 보호하려면 어떤 논의가 이뤄져야 하는지 조목조목 언급하기도 했다.
최 목사는 개인적으로 김씨와 인연이 있다고 전했다. 그는 "(김씨가) 어릴 때부터 새를 좋아해 알고 지냈고 최근 산림 문제에 대해 유튜브 영상을 만든다고 해 함께 현장도 다녀왔다"며 "(김씨뿐만 아니라) 조류 애호가들을 많이 알고 그들과 친하다. (하지만) 우리 사회가 근본을 벗어난 잘못된 처방을 내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그동안 마음속에 있었던 말을 해야겠다고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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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병성 초록별평화연구소장이 촬영한 시화호 매립공사(멀티테크노밸리 단지 조성) 모습과 그곳에 머물렀던 철새들. |
| ⓒ 최병성 |
"우선 해당 유튜버인 어진씨를 개인적으로 안다. 저도 40년 넘게 새 사진을 찍어왔고 그 친구도 어릴 때부터 새를 좋아해 서로 알고 지냈다. 최근 어진씨가 산림 문제에 대해 유튜브 영상을 만든다고 해 함께 현장도 다녀왔다. 저는 어진씨뿐만 아니라 조류 애호가들을 많이 알고 그들과 친하다. 되레 캣맘이라고 하는 분들은 30년 지기 한 명 말곤 아는 분이 없다.
하지만 지금 일어난 일을 보면서 한쪽으로 치우쳤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철새가 이동하는 홍도 등 섬에서 고양이가 문제(새덕후가 유튜브에 올린 영상 중 하나)라면 그 지역과 환경에 맞는 대책을 세워야 한다. 도시 전체의 고양이를 포획하고, 살처분하고, 밥을 줘선 안 된다고 주장하는 건 과도하다. 제가 영상의 댓글들을 훑어봤는데 이는 생명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니었다. 새를 사랑한다면서 고양이를 혐오하고 있었다. 우리 사회가 근본을 벗어난 잘못된 처방을 내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저 또한 새를 사랑하는 사람이지만 그동안 마음속에 있었던 말을 해야겠다고 판단했다."
- 페이스북에 처음 올린 글을 보면 새 서식 환경을 파괴하는 인간의 문제를 강조했다. 그러면서 "조류 애호가들"을 강하게 비판했다.
"제가 환경 분야에서 오래 일하지 않았나. 사람 입장에야 '조류 애호가'이지 새 입장에선 그들 모두 자신을 위협하는 존재다. 새에겐 무관심이 가장 좋은데 새를 사랑한다는 사람들에 의해 새 서식지가 파괴되는 일을 허다하게 봐왔다. 방송국에서 영상을 만든다고 새 둥지에 과도하게 침입하고, 소위 대포 카메라를 지닌 사람들이 떼로 몰려가 사진을 찍는 모습을 수도 없이 봐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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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병성 초록별평화연구소장이 촬영한 청딱다구리 사체. 그는 "1년에 유리 건물과 방음벽으로 인해 죽음을 당하는 새들의 수가 800만 마리에 이른다"며 "그토록 새를 사랑하는 조류 애호가들이라면 유리 건물 건축 금지 운동을 해야 하지 않을까?"라고 꼬집었다. |
| ⓒ 최병성 |
- 해당 유튜버와 그곳에 달린 댓글, 그리고 이후 벌어진 논쟁을 보며 어떤 생각이 들었나.
"새라는 생명을 보호하겠다는 사람들이 고양이 살처분을 이야기하는 모습을 보며 그들에게 생명은 무엇일지 근본적으로 다시 생각하게 됐다. 어릴 때부터 새를 좋아한, 아직 젊은 어진씨가 그러한 영상을 만든 것과 관련해 저는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제가 화가 난 이유는 새들을 대상으로 업을 하는 어른들이 그걸 공유하며 전파하고 있었다는 것이었다. 문제가 있으면 자제시키고 논쟁이 어긋나면 무엇을 이야기해야 할지 정리해 나가야 하는데 어른들이 똑같이 편승한 모습에 화가 났다."
- 페이스북을 통해 기후변화, 난개발, 자동차, 농약과 환경오염, 유리 건물과 방음벽 문제 등을 거론하며 새를 보호하려면 어떤 논의가 이뤄져야 하는지 조목조목 언급하기도 했다.
"우리가 좀 차분해질 필요가 있다. 문제를 근원적으로 바라봐야 한다. 한 자리에 모여 정말 새를 지키기 위해 어떻게 할 것인지 대책을 논의해야 한다. 길고양이를 살처분하고 이들에게 밥을 주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은 해결책이 아니다. 갈등만 유발하는 행위다. 만약 어떤 국회의원이 국회 국민청원에 호응해 관련 입법을 시도한다면 그는 낙선대상자가 돼야 한다. 갈등 조정을 위해 토론의 자리를 마련하고 대화의 장을 만드는 게 지금 국회가 해야 할 일이다."
- 청원 내용을 보면 고양이에 대한 먹이 제공, 즉 캣맘으로 대표되는 이들의 활동을 제한해야 한다는 내용이 주되게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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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튜브 채널 '새덕후'에 지난달 25일 올라온 "고양이, 이젠 죽일 수밖에 없습니다"라는 제목의 영상. 현재는 제목이 "고양이, 이제는 결단을 내려야 합니다"로 바뀌었다. |
| ⓒ 오마이뉴스 |
"개는 구조·보호조치 대상에 포함돼 있다. 개를 포획하는 이유는 사람을 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집에서 키우는 반려견도 종종 무는 문제가 발생하지 않나. 하지만 고양이는 사람을 피한다. 그래서 현재 고양이는 포획 대상에서 벗어나 있다. 청원대로라면 개와 똑같이 대하자는 건데 포획한다고 다 포획할 수도 없을 뿐만 아니라 그것은 사실상 고양이를 죽이겠다는 것과 다르지 않다. 그건 해결책이 아니다."
- 해당 유튜버는 '고양이에 대한 적대감이 감정적 혐오에 근거한 행동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본인은 그렇게 이야기하지만 이미 영상에 그런 내용이 담겨 있다. 또한 본인의 영상으로 인해 고양이를 향한 대중의 혐오가 폭증했다. 그 혐오의 촉발이 사회적 갈등을 유발하고 있다. 그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 논란이 이렇게 뜨거운 것을 보니 고양이 개체수와 관련해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듯하다.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어떤 내용으로 논의가 진행돼야 한다고 생각하나.
"터키나 일본 같은 경우 사람과 고양이가 도시에서 함께 산다. 우리보다 더 많은 고양이가 돌아다니는데도 고양이가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고 사람도 고양이를 혐오하지 않는다. 우리와 반대다. 고양이에게 마음을 열고 다시 바라봐야 할 시점이다. 지구도, 도시도 인간만의 것이 아니다. 도시 안의 고양이를 받아들일 때가 됐고 이를 토대로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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