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028' 모자 쓰고 "4선 대통령 도전" 언급한 트럼프…분위기는 싸늘했다
부정선거론 재차 설파하며 '대선 네번째 도전' 발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출입기자협회(WHCA) 연례 만찬에서 언론을 '가짜뉴스'라고 비난하면서 미국 대통령직에 또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현행 미국 헌법상 세번 이상 대통령직 수행은 불가능한 만큼 농담 섞인 발언으로 읽혔지만 분위기는 싸늘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24일(현지시간) 외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미 워싱턴D.C.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에서 열린 WHCA 만찬에서 "언론은 나를 매우 불공정하게 대했다"며 "하지만 그들은 시청률 때문에 나를 원했다"고 주장했다.
WHCA 연례 만찬은 미국 언론 자유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언론 종사자들의 공로를 치하하기 위해 여는 행사다. 통상 현직 대통령은 우군과 정적을 가리지 않고 현안과 연결해 농담하는 등 편안한 분위기를 조성해왔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1기 행정부 때부터 지난해까지 기자단과의 만찬을 거부해왔다. 지난 4월 25일엔 무장 괴한의 총격으로 행사가 파행됐고 석 달 만인 이날 열린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부를 비판한 기사로 상을 받은 기자들과 친근하게 웃으며 악수하고, 덕담을 던지는 듯 보였지만 이내 언론을 향해 조롱하기 시작했다. 그는 기자단을 향해 "역사상 한자리에 모인 가장 큰 '트럼프 혐오 증후군' 환자 집단"이라며 "지난번 만찬이 중단된 게 일부 당신들에겐 행운이었다. 내가 준비해갔던 건 당신들을 겨냥(going to go after)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밤은 결국 '가짜 뉴스' 미디어, 그리고 당신들이 상을 주고받으며 지어낸 이야기를 쓰고 제작하고 연기한 것에 관한 자리"라고 비꼬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케이틀린 콜린스 CNN 백악관 출입 기자를 콕 집어 "가짜 뉴스로 상을 받았다"며 "그녀는 절대 웃지 않는다. 웃으라"라고 강요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전에도 콜린스를 지목해 웃으라고 요구하면서 성차별적인 발언을 했다고 비판받았다.
이 밖에도 트럼프는 반(反)트럼프 성향의 애덤 시프 민주당 상원의원,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AOC) 연방 하원의원 등 정적들을 향해 "나는 몇몇 사람을 증오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행사에서 '트럼프 2028'이라고 큼직하게 새겨진 붉은 모자를 꺼내 썼다. 그러면서 "나는 (대선을) 세 번 이겼다"며 "이건 일종의 특종인데, 나는 4번째 대통령직에 도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2020년 대선에 패배했으나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두 번째 대선은) 조작된 선거"라고 재차 주장했다.
트럼프 행정부 인사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발언할 때마다 박수와 함성을 보냈지만, 출입 기자들은 침묵한 것으로 전해졌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이 여성 기자와 정치인들의 외모를 조롱하고 비하하면서 1시간 넘게 장내가 "대체로 얼어붙은 침묵"으로 가득했다고 묘사했다. CNN 역시 "(트럼프 대통령의) 농담은 대부분 먹히지 않았다"며 두서없는 연설이 갈수록 심각하고 씁쓸한 톤으로 흘렀다고 전했다.
구나리 기자 forsythia2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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