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추는 중국 로봇, 정말 '사람'을 대신할 수 있을까

유형석 2026. 7. 25.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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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AI 현장 리포트②] 휴머노이드의 경쟁력은 시연이 아니라 산업현장의 실증 데이터로 검증해야

[유형석 기자]

▲ 산업현장에서 성능을 검증하는 휴머노이드 휴머노이드 로봇이 제조현장에서 금속 부품의 정밀조작을 수행하고, 엔지니어들이 작업 데이터를 확인하는 모습을 표현한 AI 생성 이미지입니다.
ⓒ 유형석(AI 생성 이미지)
2025년 중국 춘제 갈라 무대에 꽃무늬 옷을 입은 휴머노이드 로봇 16대가 등장했다. 중국 로봇기업 유니트리(宇树科技)의 H1은 사람과 함께 전통춤 양거(秧歌)를 추며 손수건을 돌렸다. 2026년에는 G1·H1·H2가 달리기와 공중회전, 취권과 쌍절곤 동작까지 선보였다.

이 영상을 보면 중국 로봇 기술의 발전 속도에 놀라는 동시에 한 가지 의문이 생긴다. 저렇게 자연스럽게 움직이는 로봇이라면 공장에서도 사람처럼 일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러나 춤추는 능력과 일하는 능력 사이에는 생각보다 큰 간격이 있다.

무대에서 증명한 것은 '몸체로 움직이는 능력'

<신화통신> 보도에 따르면 2025년 공연에는 3차원 레이저를 이용한 위치 파악과 자율주행, 여러 로봇의 동작을 맞추는 집단제어 기술이 적용됐다. 음악에 맞춰 전신의 균형을 유지하고 대형을 바꾼 것은 중국의 모터와 관절, 운동제어 기술이 상당한 수준에 도달했음을 보여준다.

2026년 공연은 더 복잡해졌다. 로봇들은 사전에 구축한 무대 지도를 바탕으로 원격조종 없이 이동하며 고난도 무술 동작을 수행했다. 다만 중국중앙방송총국 보도를 보면 공연을 위해 무대 구조를 레이저로 측정하고, 부품과 동작을 반복적으로 시험하는 준비 과정이 있었다.

무대는 위치와 동선, 조명과 장애물을 미리 정할 수 있다.

공장에서는 부품의 위치가 조금씩 달라지고 사람이 갑자기 지나가며 금속 반사와 먼지가 센서를 방해한다. 로봇이 정해진 동작을 재현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변화한 상황을 인식해 스스로 대응해야 한다.

공장에 들어간 로봇은 아직 '실습생'

중국 휴머노이드는 이미 공연장을 벗어나 실제 공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2025년 4월 '경제참고보'에 따르면 지리자동차 계열 지커(极氪)의 스마트공장에는 유비테크(优必选)의 휴머노이드 '워커 S1' 수십 대가 투입됐다. 로봇들은 부품 분류와 운반, 조립·품질검사 작업을 시험했다.

중요한 것은 당시 회사가 사용한 표현이다. '정식 근무'가 아니라 '협동 실습훈련'이었다.

실제 공장에 투입된 것은 사실이지만 하루 가동시간과 작업 성공률, 고장률, 사람의 개입 횟수와 유지비는 공개되지 않았다. 사람보다 경제적인지도 아직 판단하기 어렵다.

로봇이 실제 공장에 들어간 것은 맞지만 사람을 대체하는 상용화가 끝났다는 의미는 아니다. 여러 대의 로봇이 생산라인에서 작업하면서 필요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실패한 동작을 수정하는 단계에 가깝다.

사람에게 간단한 천 한 장을 다루는 일도 로봇에는 쉽지 않다.

지난 7월 22일 보도된 저장아이투(浙江艾图)의 시험에서는 로봇이 재단된 천을 분리해 봉제장비에 놓았다. 회사 측은 한 종류의 원단을 사용한 시험에서 천 분리 성공률 97%, 봉제품 합격률 98% 이상, 투자비 회수기간 약 18개월을 제시했다.

분명 의미 있는 성과다. 하지만 서로 다른 재질과 두께의 천을 처리한 결과가 아니며, 수치도 회사 발표 자료이다. 이처럼 중국 AI를 볼 때는 '무엇을 해냈는가'와 함께 '어떤 조건에서 누가 측정했는가'를 확인해야 한다.

사람을 닮았다는 것만으로 경쟁력이 될까

휴머노이드의 장점은 기존 작업장이 사람의 신체에 맞춰 설계돼 있다는 데 있다. 사람과 비슷한 키와 두 팔, 두 다리를 가진 로봇은 공장을 전면 개조하지 않고도 작업대와 통로, 공구를 이용할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한 자리에서 같은 동작만 반복한다면 기존 산업용 로봇팔이 더 빠르고 정확하며 저렴할 수 있다. 무거운 상자를 옮기는 일도 두 다리로 걷는 로봇보다 바퀴형 운반로봇이 안정적이다.

결국 휴머노이드의 경쟁력은 사람을 얼마나 닮았느냐가 아니라 기존 로봇으로 자동화하기 어려웠던 여러 작업을 한 대가 바꿔가며 수행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이를 검증하려면 작업 성공률만 봐서는 안 된다.

낯선 부품을 처리할 수 있는지, 작업이 실패했을 때 스스로 복구하는지, 사람의 개입과 원격조종이 몇 번 필요한지, 제품이 바뀌었을 때 새로운 작업을 배우는 데 얼마나 걸리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배터리 사용시간과 유지비까지 포함한 총비용도 사람이나 기존 자동화설비와 비교해야 한다.

중국의 진짜 경쟁력은 공장에서 쌓이는 데이터

중국 휴머노이드의 강점은 춤과 공중회전 자체가 아니다. 자동차·전자·의류공장에 로봇을 빠르게 투입하고, 실패와 수정의 데이터를 반복해서 축적할 수 있다는 산업환경에 있다.

현재의 휴머노이드는 사람 한 명을 통째로 대신하는 노동자라기보다 한두 가지 업무를 배우는 실습생에 가깝다. 그러나 수많은 공장에서 실습을 반복하면 작업 범위와 정확도는 빠르게 높아질 수 있다.

한국도 중국 로봇의 공연 영상이나 생산 대수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어떤 작업에서 실제 경제성을 확보했는지 살펴봐야 한다.

동시에 정밀센서와 로봇 손, 안전기술, 현장별 작업설계처럼 아직 해결되지 않은 분야에서 경쟁력을 만들어야 한다. 춤추는 로봇은 기술의 발전을 보여주는 무대다. 하지만 사람 대신 일할 수 있는지를 판정하는 곳은 무대가 아니라 공장이다.

중국 휴머노이드의 진짜 실력은 박수 소리가 아니라 산업현장에서 축적된 실증 데이터로 확인해야 할 것이다.

덧붙이는 글 | 필자는 중국 베이징에 거주하며 중국 AI 정책과 기업, 산업현장의 변화를 한국 독자의 시각에서 살펴보고 있습니다. 이 글은 중국 AI가 실제 산업과 일자리를 어떻게 바꾸는지 확인하는 ‘중국 AI 현장 리포트’ 6회 연재의 두 번째 기사입니다. ⓛ 중국 AI, 공장과 광산에서 얼마나 일하고 있나 ② 춤추는 중국 휴머노이드, 정말 사람 대신 일할 수 있을까 ③ 중국 병원에 들어간 AI, 의사와 치료사를 대신할까 ④ 쇼핑부터 배달까지…중국인의 선택을 바꾸는 AI ⑤ AI가 일자리를 빼앗는다면, 어떤 일이 먼저 사라질까 ⑥ 중국 AI가 밀려온다…한국 기업에는 위기일까, 기회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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