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다 돌았는데 못 사" SNS엔 구매전략까지 공유…1000원 '가격 파괴'가 부른 품절 대란템[지금사는방식]
유통업계, 잇따라 초저가 전략으로 승부수
편집자주
요즘 사람들은 무엇을 살까요. 다이소에서 꼭 집어오는 생활용품부터 올리브영에서 품절을 부르는 화장품, 줄 서서 사는 빵까지. 익숙한 소비 장면 속에는 지금의 시장 흐름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지금 사는 방식〉은 일상 속 '잘 팔리는 것들'을 통해 오늘의 소비 트렌드를 읽어내는 연재입니다. 어떤 상품이 선택받고, 어떤 전략이 지갑을 열게 만드는지 - 소비 현장의 변화를 쉽고 흥미롭게 풀어냅니다.

고물가 장기화로 식품·외식업계 주요 브랜드들이 잇달아 '가성비' 제품을 전면에 내세우며 소비자 공략에 나섰다. 가격 부담을 낮춰 떠나간 고객을 다시 끌어들이는 '입문용 전략'이 확산하면서 업계 전반에 소비 패턴 변화가 뚜렷하게 나타나는 모습이다.
가장 대표적인 곳은 다이소다. 다이소가 이달 초 삼진제약과 협업해 출시한 단백질 쉐이크는 시중 제품 대비 약 3분의 1 수준인 1000원 가격을 내세우며 판매 직후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온라인몰에서는 출시 10여 분 만에 준비 물량이 소진됐고,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품절 사례가 이어졌다.
동일 용량 기준 시중 제품보다 3분의 1가량 저렴한 가격으로 출시되면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도 구매 후기와 제품 비교 글이 잇따라 올라오며 입소문을 타고 있다. SNS에는 "폭우에 온 동네 다이소를 다 돌았지만 구하지 못했다"는 글부터 재고 조회 방법 등 구매 전략 방법 글까지 공유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다이소가 '초저가 체험 채널' 역할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본다. 가격 부담을 낮춰 소비자가 쉽게 접근하도록 만들고, 이를 통해 제품 경험을 유도하는 구조다.
프리미엄 이미지의 대명사인 스타벅스도 변화 흐름에 올라탔다. 스타벅스 코리아가 지난달 23일 출시한 '핑크 피치 리프레셔'는 톨 사이즈 기준 4900원으로, 기존 스타벅스의 과일 블렌디드나 티 음료 가격이 주로 6000원~7000원대에 형성되어 있던 것과 비교하면 가격 문턱을 1000원 이상 낮췄다. 현재 스타벅스에서 판매 중인 과일 음료 중 가장 저렴한 가격대다.
이 전략은 즉각적인 성과로 이어졌다. 지난 19일 기준 해당 음료의 매장당 하루 평균 판매량은 출시 첫날 대비 약 70% 증가했다. 구매층 역시 20대와 30대가 전체의 약 68%를 차지하며 가격에 민감한 젊은 소비층이 집중적으로 반응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프리미엄 브랜드도 가격 진입 장벽을 낮추기 시작했다"는 신호로 해석한다. 단순히 저렴한 메뉴를 추가하는 수준을 넘어, 고객 유입 구조 자체를 바꾸는 시도로 풀이된다.
파리바게뜨도 지난달 1000원대 빵 신제품을 4종 출시했다. 기존 제품 가격을 낮추기보다 1000원대 제품군을 확대하는 전략이다. 이 회사는 가성비 제품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신세계푸드의 노브랜드 버거 역시 2500원에 출시한 '어메이징 불고기'가 5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70만개를 돌파하며 인기 메뉴로 자리 잡았다. 현재 30여 종 버거 가운데 판매 순위 2위에 오를 정도로 존재감을 키웠다.
이 같은 변화의 배경에는 소비 위축이 자리 잡고 있다. 고물가 환경이 지속되면서 소비자들은 지출 자체를 줄이기보다 '위험을 낮춘 선택'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인다.
즉 처음부터 고가 제품을 구매하기보다 가격 부담이 낮은 제품으로 브랜드를 경험한 뒤 소비를 확장하는 방식이다. 업계가 '입문용 가성비 메뉴'를 전면에 배치하는 것도 이 같은 흐름을 겨냥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결국 최근 가성비 제품의 확산은 단순한 가격 경쟁이 아니라 소비 구조의 변화로 읽힌다. 브랜드 입장에서는 고객을 다시 매장으로 끌어들이는 장치이자, 소비자에게는 지출 부담을 낮추는 현실적인 선택지가 된 셈이다.
서지영 기자 zo2zo2zo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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