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해서 첫 유조선 피격… 美 중동에 전투기·병력 증파

김철오,권민지 2026. 7. 23.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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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티 “봉쇄 위반해 미사일·드론 발사”
사우디 정부 “유조선 1척 피격” 인정
트럼프 “재발 땐 이란 책임 물을 것”
예멘 수도 사나의 한 대학교 교정에서 22일(현지시간) 친(親)이란 무장세력 후티 반군 대원들이 미국과 이스라엘, 영국 국기를 차례로 밟으며 행진하고 있다. 수백명의 학생들은 후티 반군의 사우디아라비아 해상 봉쇄를 지지하기 위해 이곳에 집결했다. EPA연합뉴스


예멘의 친(親)이란 무장세력 후티 반군이 홍해를 봉쇄한 뒤 처음으로 사우디아라비아 선박을 공격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의 지하 핵 시설로 의심되는 곡괭이산을 폭격하겠다고 예고한 가운데 미군은 중동에 전투기와 병력을 증파했다.

후티 반군의 야히야 샤리 대변인은 23일(현지시간) 엑스에 공개한 성명에서 “사우디 유조선 2척을 상대로 특수 군사작전을 펼쳤다”며 “우리 군의 봉쇄 조치를 위반한 표적 선박들을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 여러 대의 드론으로 공격했다”고 밝혔다. 샤리 대변인은 피격 선박의 이름을 ‘엔셀리아(Encelia)’와 ‘라일라(Layla)’라고 설명했다.

사우디 정부는 자국 유조선 1척의 피격 사실을 인정했다. 사우디 교통총국 관계자는 국영 SPA통신에 “홍해에서 항행하던 사우디 기업 소유 선박 엔셀리아호가 공격받아 선수에 화재가 발생했다”며 “선원 전원은 무사하다”고 밝혔다.

후티 반군이 지난 20일 사우디에 대한 해상 봉쇄를 선언해 홍해 남단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틀어막은 뒤 선박을 공격한 것은 처음이다. 영국해사무역기구(UKMTO)에 따르면 선박 피격은 전날 사우디 서남부 연안인 알슈카이크 남서쪽 약 70해리(130㎞)에 있는 홍해상에서 발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후티 반군이 사우디 선박 2척을 공격했다”며 “후티 반군이 이란의 대리 세력이라는 사실을 근거로 같은 일이 재발하면 이란에 책임을 묻겠다. 이란과 후티 반군을 모두 군사적으로 응징할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그러면서 “후티 반군은 (이란 전쟁에서) 지금까지 현명하게 행동해왔다. 그렇기에 나는 그들에게 실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은 중동에 전략 자산과 병력을 늘리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항공 추적 데이터와 미국 당국자를 인용해 “지난주 미군 특수작전부대가 중동으로 투입됐다”며 “전투기 편대도 중동 전역에 배치됐다”고 전했다. 구축함 11척과 해병대 원정 부대 선박을 포함한 총 17척의 함정도 중동에 파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 공영 칸방송은 “미국이 수일 안에 대이란 공격 수위를 높이고 중폭격기로 핵 시설을 타격하겠다고 이스라엘 정부에 통보했다”고 보도했다.

미군은 사상자 발생에 대비해 의료 인력도 확충한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 정부의 한 당국자는 WSJ에 최근 150명 이상의 의료진이 독일 란트슈툴 지역 의료센터에 도착했다고 설명했다. 이 의료센터는 중동 내 미군 부상자를 치료하는 시설이다.

다나 스트룰 전 미국 국방부 중동 담당 차관보는 “트럼프 행정부가 군사력을 증강할 때마다 이를 실제로 활용해 왔다”고 지적했다. 반면 조지프 보텔 전 미국 중부사령부 사령관은 “병력 증원이 반드시 대규모 군사 작전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며 “핵심은 군이 대통령과 국방장관에게 제시할 수 있는 선택지를 최대한 많이 확보하는 데 있다”고 짚었다.

김철오 권민지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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