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증시 돌아온 외국인에 원-달러 1460원대 급락…원-엔 900원 밑으로

원-달러 환율이 외국인의 국내 증시 복귀와 올해 2분기 경제성장률 ‘서프라이즈’에 힘입어 1460원대로 급락(원화 가치 상승)했다. 원화가 강세를 보인 반면 엔화는 약세를 이어가면서 원-엔 재정환율은 1년 8개월 만에 100엔당 900원 아래로 떨어졌다.
2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의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는 전 거래일보다 13.3원 내린 1466.8원으로 집계됐다. 1478.0원으로 출발한 환율은 장중 하락 폭을 키워 1465.1원까지 내려갔다. 지난 5월 8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예상보다 양호한 경제성장률이 원화 강세에 힘을 보탰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기 대비 0.6% 성장해 한은의 지난 5월 전망치(0.2%)를 크게 웃돌았다.
외국인이 국내 증시로 돌아온 것도 환율을 끌어내렸다. 외국인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2조1372억원어치를 사들이며(순매수) 4거래일 연속 매수 우위를 이어갔다. 외국인은 지난달 코스피에서 50조원 넘게 순매도했지만 이달 13일부터 22일까지는 3조6720억원 순매수로 돌아섰다.
알파벳의 호실적과 인공지능(AI) 투자 확대 기대가 국내 반도체주 투자심리를 되살렸다. 알파벳의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24% 늘었고, 구글 클라우드 매출은 82% 급증했다. 이에 외국인 자금이 국내 반도체주로 유입됐고, 주식 매수를 위한 원화 환전 수요도 증가했다.
SK하이닉스가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발행으로 조달한 265억 달러가 지난 14일부터 국내로 유입되기 시작한 점도 원화 강세 요인으로 작용했다. 여기에 수출업체의 네고 물량과 환헤지 수요, 역외 투자자의 달러 매도까지 겹치면서 외환시장 수급이 개선됐다.
원-엔 재정환율도 이날 오후 3시 30분 기준 전 거래일보다 7.96원 하락한 100엔당 899.46원을 기록했다. 오전 장중 900원 선 아래로 내려간 뒤 898.51원까지 떨어져 2024년 11월 21일 이후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원-엔 환율 하락은 원화 강세와 엔화 약세가 맞물린 결과다.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63엔대로 오르며, 1986년 이후 약 4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날 일본 2년물 국채금리가 약 31년 만에 최고 수준인 1.5%까지 올랐지만, 일본 정부의 확장재정에 따른 재정 악화 우려와 여전히 큰 미·일 금리 차가 더 크게 부각되면서 엔화 약세가 이어졌다.
외국인의 국내 주식 순매수와 ADR 자금 유입이 이어지면 원-달러 환율은 추가로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국제유가 상승과 중동 불안,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은 환율 하단을 지지할 전망이다.
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박현주 기자 park.hyun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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