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춰 선 코스피] 빅테크 투자계획이 반등 열쇠…"CAPEX 확대 확인돼야"

양용비 기자 2026. 7. 23.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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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중심 동력 확보 '핵심'…'호실적' 구글, 설비투자 확대 예고

(서울=연합인포맥스) 양용비 기자 = 코스피가 9,000선을 돌파한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20% 넘게 급락하면서 시장의 관심은 반등 시기로 옮겨가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반등의 핵심 조건으로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인공지능(AI) 투자 지속 여부를 공통적으로 꼽았다.

AI 투자 사이클의 중심에 있는 미국 하이퍼 스케일러들이 설비투자(CAPEX)를 계속 확대하겠다는 신호를 내놔야 국내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코스피도 다시 상승 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분석한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증시는 미국 빅테크 실적 발표를 앞두고 관망세가 짙어졌다. 코스피는 전날 장 초반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될 정도로 급등했지만, 오후 들어 상승 폭을 대부분 반납하며 '전강후약' 흐름을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전날 장세 역시 새로운 악재가 발생했다기보다 미국 빅테크 실적을 확인하려는 심리가 반영된 결과라고 진단했다.

강대권 라이프자산운용 대표는 "결국 시장의 메인은 반도체"라며 "반도체는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설비투자를 얼마나 집행하느냐가 핵심"이라고 말했다.

그는 "알파벳을 시작으로 주요 빅테크의 실적 발표가 이어지는 만큼 투자자들이 몸을 사리는 양상이 나타났다"며 "상승 탄력을 이어가려면 미국 빅테크가 '투자를 더 늘리겠다', '끝까지 투자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도 같은 진단을 내놨다.

김 센터장은 "반도체를 둘러싼 우려가 완화돼야 한다"며 "핵심은 하이퍼 스케일러들의 투자 지속 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해소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알파벳 등 빅테크의 설비투자 계획이 확인되면 시장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다"며 "현재 시장은 기대만으로 과열된 상황은 아니기 때문에 우려가 완화되면 생각보다 빠르게 반등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두 전문가는 AI 산업의 성장 스토리 자체가 훼손됐다고 보지는 않았다. 다만 AI 산업이 새로운 국면으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투자 심리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 센터장은 현재를 지난해 1분기와 유사한 국면으로 평가했다. 당시 AI 산업이 학습 중심에서 추론 중심으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엔비디아와 SK하이닉스가 큰 폭의 조정을 받았지만, 이후 블랙웰 플랫폼이 안착하고 AI 투자 확대가 이어지면서 반도체주가 다시 상승세를 탔다는 설명이다.

그는 "지금은 AI가 추론에서 에이전트로 넘어가는 과도기"라며 "GPU도 블랙웰에서 베라 루빈으로 전환되는 과정이고 중국 AI 경쟁, 하이퍼 스케일러 투자 지속 여부까지 겹치면서 시장이 흔들리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 이번에도 미국 빅테크의 투자 계획이 확인돼야 AI 투자 사이클에 대한 신뢰가 회복될 수 있다고 분석한다.

이날 구글 모회사 알파벳은 실적 발표와 함께 자본지출(CapEx) 계획을 발표했다. 올해 2분기 실적에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시장 예상을 웃돌았다. 매출은 1천198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4% 늘었다. 애널리스트 예상치(1천169억 달러)를 웃도는 수준이다. 12분기 연속 두 자릿수 매출 성장을 이어갔다. 영업이익도 407억7천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분기보다 30% 불었다.

시장의 관심이 컸던 설비투자 계획 또한 상향 조정했다. 구글은 올해 연간 자본지출 규모를 1950억~2050억달러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지난 분기 제시했던 최대 1900억달러 전망보다 상향 조정한 것이다. 불과 한 분기 만에 투자 계획을 확대하며 AI 인프라 확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음을 보여줬다

강 대표는 "구글의 실적과 자본지출 계획 발표에 따라 시장은 크게 오를 수도, 반대로 부진할 수도 있다"며 "불확실성이 큰 만큼 당분간은 미국 빅테크의 투자 계획과 실적이 국내 증시의 방향을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실적 발표 시즌에서 알파벳을 시작으로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아마존 등 주요 하이퍼스케일러들이 AI 투자 확대 기조를 유지할지를 가장 중요한 변수로 주목하고 있다.

ybyang@yna.co.kr<저작권자 (c)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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