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노태문 “한국 고객에 가장 부담없는 가격 제공할 것”

“접는 폰을 처음 선보인 이래 7년간 쌓아온 기술과 고객에 대한 이해는 하루아침에 따라잡을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22일(현지시간) 노태문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사장)은 영국 런던에서 열린 ‘갤럭시 언팩 2026’ 직후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강조했다. 지난 2019년 폴더블 시장에 진출한 선두주자로서 오랜 기간 쌓아 온 사용자 경험을 바탕으로 초격차를 이어갈 수 있다는 구상이다.
노 사장은 “폴더블 시장을 개척하고, 이 경험을 제공하는 데 삼성전자 갤럭시가 굉장히 핵심적인 기여를 했다고 생각한다”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이어 폴더블 기술과 시장 모두 성숙기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하며 “성숙한 시장에서는 더 많은 기업이 들어올 것이고, 저희는 이를 환영한다”고 밝혔다. 현재 화웨이·오포·샤오미 등 중국기업뿐 아니라 오는 9월 애플까지 폴더블 시장 참전을 예고했다.

거세지는 추격전 속에서 삼성전자가 내세운 핵심 돌파구는 폼팩터(기기 형태) 변화를 통한 차별화다. 노 사장은 “폴드와 플립, 두 가지 카테고리만으로는 소비자의 다양한 요구를 모두 충족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여러 테스트와 분석을 거친 끝에, 기기를 더 콤팩트하게 만들면서도 e북이나 동영상 등 다양한 콘텐트를 즐기기에 가장 적합한 화면 비율이 4대 3이라는 것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이번 언팩에서는 폴더블폰 라인업이 기존 2종(폴드·플립)에서 3종(폴드·폴드울트라·플립)으로 확대됐다.
펼쳤을 때 가로가 길고 세로가 짧은 4:3 비율의 와이드형 신제품은 ‘Z 폴드8’로, 기존의 아래로 길쭉한 형태를 유지하면서 가장 높은 하드웨어 사양을 갖춘 최상위 모델은 ‘Z 폴드8 울트라’로 세분화해 고객의 선택지를 넓혔다. 노 사장은 이번 라인업이 “글로벌 고객의 모든 니즈를 만족시킬 수 있는 완성형 라인업”이라고 평가하며 “역대 폴더블 중 최대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향후 폴더블 시장의 주도권을 결정짓는 승패의 기준이 ‘인공지능(AI) 경험’이 될 것이라고 짚었다. 노 사장은 “앞으로 AI는 얼마나 똑똑한가보다 사용자를 얼마나 더 이해하는가가 경쟁력이 될 것”이라며 “그 이해는 사람들이 매일 쓰는 디바이스에서 나오는데 삼성만큼 다양한 디바이스로 일상 곳곳에 함께하는 회사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메모리 반도체 공급부족에 따른 대응 전략을 묻는 질의도 이어졌다. 노 사장은 “전략 파트너사들과 중장기적인 측면까지 고려해 협업을 강화하는 중”이라며 “조금이라도 가격 상승을 완화할 수 있는 부분을 같이 고민하고, 어려움 속에서도 수급에 전혀 문제가 없도록 탄탄한 공급망을 준비했다. 한국 시장에 차질없이 원활하게 제품을 공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원가 상승 압박 속에서도 신작 Z 폴드8의 한국 시장 출고가가 글로벌 시장 대비 약 15~18%가량 저렴하게 책정된 것에 대해서는 “(한국) 고객에 대한 보답”이라고 답했다. 노 사장은 “삼성 갤럭시는 90년대부터 한국 시장을 중심으로 출발해서 성장한, 한국에 뿌리를 둔 브랜드”라며 “한국 시장의 중요성과 기회에 대한 보답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세계 어느 시장보다 가장 부담 없고 경쟁력 있는 가격을 목표로 삼고 이를 최대한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런던=이우림 기자 yi.wool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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