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만 난리인 줄 알았는데 일본 더 심각" 엔·달러 환율 40년만에 최저…엔화에 무슨 일이
일본은행·재무성 구조적 충돌 영향"
엔·달러 환율이 22일 오전 163엔을 넘어서며 1980년대 중반 이후 40년 만의 최저 수준을 기록하며 엔화의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본 재무성(MOF)의 외환시장 개입 경계감이 시장 전반에 고조된 가운데, 대신증권은 이번 환율 돌파가 단발적인 기술적 이탈이 아니라 일본은행(BOJ)의 통화정책 정상화와 MOF의 환율 방어가 구조적으로 충돌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23일 조재운 대신증권 연구원은 "달러 강세 지속과 BOJ 정상화 기대가 외환시장에 충분히 선반영되지 않는 불일치라는 두 힘이 환율 레벨에서 가장 선명하게 드러나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엔화 약세 배경에는 무역적자 확대가 자리한다. 같은 날 발표된 6월 무역수지는 -406억9000만엔으로 시장 예상(-120억엔)의 세 배를 웃도는 적자를 기록했다. 수출은 전년 대비 19.3%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지만 실질 수출 수량 기준으로는 2.5% 증가에 그쳐 명목 수치의 상당 부분이 엔화 약세에 따른 환산 효과로 파악된다.

최근 국제유가 반등(최근 5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5.7% 상승)에 따른 에너지 수입 비용 재상승과 대중국 무역적자 18.9% 확대도 경상수지 취약성을 키운 요인으로 꼽혔다.
BOJ와 MOF의 정책이 서로 다른 속도로 움직이는 점도 변수다. BOJ는 지난달 16일 정책금리를 1.0%로 올리고 중립금리(약 2%) 수렴을 목표로 수개월 간격의 추가 인상 기조를 공식화했다. 대신증권도 오는 9월 25bp 추가 인상 가능성을 조건부로 반영하고 있다.
문제는 이런 인상 속도가 환율을 끌어올리기엔 아직 부족하다는 점이다. 일본 국채(JGB) 2년물 금리는 20일간 3bp 오르는 데 그쳐 1.43%, 10년물도 5bp 상승한 2.72%에 머물렀다. 채권시장이 BOJ의 추가 인상 기대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뜻으로, MOF가 개입에 나서더라도 통화 방향을 바꾸는 촉매보다는 약세 속도를 늦추는 수단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조 연구원의 분석이다.
달러 강세를 지지하는 외부 여건도 단기간에 바뀌기 어렵다. 연방준비제도(Fed) 금리선물 시장은 오는 9월 추가 인상 확률을 70%, 12월은 88%로 반영하고 있어 달러 강세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닛케이225지수는 전일 3.26% 반등하며 3개월 누적 11.28% 오르는 등 자금 유입이 2년 내 최상위 수준을 기록해 인공지능(AI)·기술주 중심의 수급 우위는 아직 훼손되지 않은 것으로 평가됐다.
조 연구원은 "오는 9월 BOJ 통화정책회의(MPM)까지는 임금·서비스물가의 교차 확인, 일본공적연금(GPIF) 자본 송환 정책의 실행 여부, 호르무즈 리스크의 실물 파급 규모가 정상화 경로의 속도와 MOF와의 정책 충돌 강도를 결정할 핵심 변수"라고 말했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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