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李 아파트 근저당 비꼰 재경부 게시글 돌연 삭제…“현실판 빅브라더” 반발
익명게시글 이례적 당일 삭제 조치
“계엄 비판 글도 안 지웠는데” 지적

재정경제부 내부게시판에 이재명 대통령의 아파트 매도 과정을 비판하는 내용의 익명게시글이 돌연 삭제돼 논란이 일고 있다. 내부에서는 “그간 부총리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는 글도 지워진 적이 없는데, 대통령을 지적하는 글이 올라오니 이례적으로 바로 삭제됐다”며 불만이 잇따르고 있다. 자유롭게 의견을 낼 수 있는 익명게시판을 검열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22일 관가에 따르면 재경부 익명게시판인 ‘공감소통’에 지난 21일 이 대통령을 둘러싼 아파트 이슈를 비판하는 게시글이 올라왔다. “주택담보대출이 안 나오면 사금융을 활용하라”는 게 주된 내용이었다. 하지만 이 글은 당일 바로 삭제됐다. 익명게시판 글이 삭제되는 것은 이례적이다.
삭제된 글은 최근 이 대통령이 경기도 분당의 아파트를 매도하는 과정에서 17억7000만원의 근저당을 설정한 데 대한 비판을 담았다. 이재명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 기조를 이번 ‘근저당 논란’과 대비해 지적한 취지인 것으로 전해졌다.
‘공감소통 게시판 관리위원회’가 밝힌 삭제 사유는 이렇다. 위원회는 공지글에서 “공무원으로서의 의무(정치 중립·품위 유지 등)를 지켜야 하고 비방글 및 과도한 정치적 논쟁, 허위사실 유포 등은 금지한다”며 “앞으로 부적절한 글, 특히 공무원의 의무에 저촉되는 글을 게시하지 않도록 각별히 유의해 주시길 당부한다”고 적었다.
공직 사회에서는 “정치적 부담에 ‘입틀막’을 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한 정부 관계자는 “이러면 누가 마음 놓고 생각을 말하겠느냐”며 “대나무숲(마음을 편히 털어놓을 수 있는 공간)을 벌목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운영 지침의 일관성에 대한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익명 게시판에 글을 쓴 또 다른 공무원은 “전에도 이런 기준을 적용해 삭제한 적이 있는지 2024년 12월 3일 전후 공감소통 글들을 찾아봤는데, 추경호 전 경제부총리와 계엄을 지적한 글은 아직 남아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번에는 왜 다르게 처리되는 거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세종=김윤 기자 ky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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