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소·취약지 의원, 응급 이송에 AI 지원…공공병원은 ‘AI 고속도로’ 연결

지역·필수·공공의료(지필공) 공백을 메우는 차원에서 지역 보건소, 의료 취약지 의원에 ‘인공지능(AI) 패키지’가 지원된다. 응급 환자 이송에서 병원 선정까지 골든타임을 지키기 위한 AI 적용이 확대되고, 지역 공공병원은 2029년까지 영상 판독 등에 활용할 ‘AI 고속도로’로 연결된다.
정부는 22일 청와대에서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지역·필수·공공의료 간담회에서 이러한 내용의 ‘AI 기본의료 전략’을 발표했다. 이번 전략은 국가AI전략위원회가 지난해 발족한 ‘AI 기본의료 태스크포스(TF)’를 중심으로 마련됐다. 수도권 대형병원 쏠림, 지필공 공백 문제 등을 해소한다는 목표가 담겼다.
정부는 의료 취약지의 부족한 의료 역량을 보완하는 차원에서 내년부터 전국 보건소·보건지소에 진료·행정·건강관리를 도와주는 AI 패키지를 도입하기로 했다. 이러한 AI 솔루션은 영상판독 보조, 의무기록 자동 생성, 만성질환 관리, 건강기록 기반 질병 예측 등에 쓰이는 식이다. 섬·산간 지역 등에선 방문 간호사가 AI로 원격진료 의사와 함께 비대면 협진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취약지에 있는 필수 진료과 의원(내과·외과·산부인과·소아청소년과·가정의학과)에는 일차의료 AX(인공지능 전환) 바우처가 제공된다. 해당 의원들이 AI 솔루션을 활용한 뒤에 이용료를 정산해주는 형태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대부분의 환자는 현장에서 바로 진료가 가능하겠지만, (진단이) 애매한 사례가 있을 때 어떻게 하면 좋을지 (AI로) 진료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보강하는 취지”라고 말했다.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 문제를 해소하려 구급대 이송부터 적정 병원 선정까지 실시간으로 AI를 활용하는 응급 통합 AI 플랫폼의 실증도 추진한다. 환자 상태, 병원 내 의료 자원 등의 정보를 빠르게 분석해 구급대원이 응급 환자 이송이 가능한 병원을 찾기 위해 시간을 허비하는 일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또한 응급 환자가 의식 소실 등으로 의사 결정이 어려운 경우를 대비해 응급 의료진이 ‘나의 건강기록’(PHR)을 열람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걸 검토하기로 했다. 환자가 병원을 옮길 때마다 의료 영상이 담긴 CD 등을 복사하는 번거로움을 줄이기 위해 PHR 기반으로 진료 정보를 공유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민간 대형병원보다 열악한 재정 여건으로 AI 전환에 한계가 있는 지역 공공병원은 최첨단 AI 플랫폼을 쓸 수 있는 ‘공공의료 AI 고속도로’(가칭)에 연결한다. 이 플랫폼으로 영상 판독, 의무기록 생성, 환자 의뢰서 요약 등이 가능하다. 올해 하반기 9곳을 시작으로 2029년까지 72개 기관이 모두 참여한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국내 임상 데이터와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을 활용한 ‘한국형 의료 AI’도 개발하기로 했다. 또한 AI 기반 의료 서비스에 대한 적정 보상 체계도 마련할 예정이다. 개별 AI 의료 기술 사용에 보상하는 현행 방식을 넘어 의료기관 전체의 ‘AI 거버넌스’ 등을 평가·보상하는 것도 검토한다.
복지부 관계자는 “(개별) 의사가 의료 AI를 쓰면 비용 대비 효과성이 훨씬 월등하다고 보기 어려울 수 있지만, 의료기관 단위에선 AI가 병원 업무와 의료진 부담을 줄여주고 환자와의 소통 등을 보강해주는 효과가 분명히 있다”면서 “기관 단위로 수가 보상을 하는 게 적절하다고 본다. 다만 구체적 방안은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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