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노동과 미등록의 갈림길로 몰리는 조선소 E-7-3 이주노동자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최근, 'HD현대중공업이 이주노동자에 대해 사실상 기본급 삭감을 했다'는 거센 비판이 나왔다.
정부는 조선소에 E-7-3(일반기능인력) 이주노동자를 대거 도입하기 위해 여러 가지 규제를 한꺼번에 풀었다.
사실상 조선소 E-7 이주노동자는 고용허가제 노동자(대표적으로 E-9)에게 주어진 최소한의 권리조차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러한 조선소 E-7-3 이주노동자의 강제노동은 법무부 지침에 의해서 이루어지고 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김현주]
최근, 'HD현대중공업이 이주노동자에 대해 사실상 기본급 삭감을 했다'는 거센 비판이 나왔다. 식비 공제를 하지 않는 대신 기본급을 낮춰, 논란이 불거진 것이다. 이 노동자들은 이전의 E-9 비자와 다른 E-7-3(기능인력) 비자를 받아 조선소 기능인력으로 들어온 노동자들이다.
조선소에서 본격적으로 E-7(특정활동) 비자를 가진 노동자들을 고용하기 시작한 것이 2022년부터다. 인력이 부족하다는 조선업계 요구를 받아들여, 조선업 숙련 인력을 확대하겠다며 법무부가 도입한 제도다. 정부는 조선소에 E-7-3(일반기능인력) 이주노동자를 대거 도입하기 위해 여러 가지 규제를 한꺼번에 풀었다. 기능인력이라며 E-7 비자 쿼터 비중을 상시 고용인원의 30%까지 확대하였지만, 도입 이후 3년 동안 그들이 받은 임금은 최저임금이었다.
|
|
| ▲ “나쁜 계약 철회하라!” 지난 몇 년 간 조선소에서 중층적으로 쌓여있던 E-7-3 이주노동자들의 분노가 터져나오고 있다. 2026년 6월 13일 HD현대중공업 직접 고용 E-7-3 이주노동자들이 '기본급을 대폭 삭감한 계약을 거부한다'며 기자회견 하는 모습. |
| ⓒ 울산이주민센터 |
조선소 E-7 이주노동자들의 또 다른 별칭은 법무부 노동자다. 사실상 조선소 E-7 이주노동자는 고용허가제 노동자(대표적으로 E-9)에게 주어진 최소한의 권리조차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러한 현실을 활용하여 지난 몇 년 동안 조선소는 E-7-3 기능 인력을 빠르게 늘렸다. 2025년에 이미 대형 조선소가 있는 울산 동구와 경상남도 거제도에는 E-7 노동자의 수가 E-9 노동자를 앞섰다. 고용허가제 E-9 이주노동자들마저 조선 용접공과 같은 E-7-3 노동자들을 불쌍하게 여긴다.
"수천만 원을 쓰고 일하러 온 사람들, 다른 곳에 갈 수 없는 사람들, 그래서 무조건 시키는 대로 일해야 한다"라는 E-7-3 기능인력 노동자는 위험하고 고된 조선소의 맨 밑바닥을 지탱하고 있다. 한국으로 들어올 때 진 빚도 아직 갚지 못했는데, 계약만료로 쫓겨날까 봐 아프다는 말조차 하지 못한다. 일하다가 웬만큼 다쳐도 산재 신청 했다는 이유로 계약 해지를 당할까 봐 산재 신청도 정말 어렵다. 산재 신청하고 치료받더라도, 아직 치료가 끝나지도 않았는데 빨리 복귀하라는 사업주의 말을 거부할 수 없다.
20년 전으로 후퇴하고 있는 이주노동자
제도적으로 E-7-3 노동자들은 조선소가 아닌 현장에서는 아예 일할 수 없다. 휴업, 폐업이 아니면 사업장 변경 자체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회사가 문 닫는 지경에 이를 때까지 꼼짝 없이 일해야 한다. 그로 인한 고통과 피해는 오롯이 E-7-3 노동자들만의 몫이다.
휴업, 폐업인 경우도 사업주 도움 없이 사업장 변경은 거의 불가능하다. 이주노동자들이 감당할 수 없는 복잡한 서류와 절차 과정은 처음부터 끝까지 사업주에게 완전히 종속시키게 만든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조선해양플랜트협회 고용 추천서다. 이것 없이는 한국에 올 수도 없고, 일하던 곳이 폐업해 다른 곳으로 일하러 갈 때도 필요하다. 꼼짝 없이 사업주와 조선해양플랜트협회에 묶이는 신세가 된다.
계약만료도 마찬가지다. 형식적으로는 D-10(구직) 비자로 바꾸어 6개월의 제한 기간 내에 다른 회사를 찾아야 하지만, 이주노동자 개인이 감당하기란 불가능하다. 처음 한국에 올 때처럼 다시 브로커의 먹잇감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조선소 E-7-3 이주노동자의 강제노동은 법무부 지침에 의해서 이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법무부는 지난 몇 년 동안 시행한 조선업 E-7-3 이주노동자 제도에 대한 평가와 대책을 마련하기는커녕 이제는 자동차산업으로 확대한다고 한다. 조선소 E-7 노동자 제도는 온갖 전근대적인 문제로 얼룩졌던 과거 산업연수생 제도를 그대로 연상시키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데도 말이다. 달라진 것은 전문/기능인력이라는 허울 좋은 외피뿐이다. 한국 사회 이주노동의 수준이 20여 년 전으로 후퇴하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월간 일터 7월호에도 실립니다.이 글을 쓴 김현주 님은 울산이주민센터장입니다.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혐오에 동참 안 하면 이상한 사람처럼..." 교사들이 말하는 요즘 학교
- "이 대통령, 매수인 갭투자 허용? 전혀 아니다" 청와대의 팩트체크
- 사라진 생모... 오물 속에 남겨진 갓난아이는 이렇게 됐다
- 세계적인 스타 이야기인데... 학대당하는 한국 아이들이 떠올랐다
- 전 세계 50여 명 연구자들의 카이스트 보이콧, 약속은 지켜졌나
- 배재고 특강 중 '자도 상관없다' 말한 이재오, "진짜 자라는 말 아니었다"
- 베트남 학생이 나랑 같은 '황씨'... 이름 들어도 몰랐던 이유
- 정동영 "내년 교황 방한, 남북에 다리 놓는 계기 기대"
- [오마이포토2026] 오세훈,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1심 선고 출석
- 청와대, 호르무즈 해협 군함 파견 요청 보도에 "특정 자산 요청 없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