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15세 미만 SNS 금지"…EU 첫 법제화

차민영 2026. 7. 22.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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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시행…기존 계정 4개월 유예
교육·과학 플랫폼 등은 예외
최종 절차는 남아…세계적 확산세

올해 9월부터 프랑스에서는 15세 미만 미성년자가 틱톡과 인스타그램, 스냅챗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이용할 수 없게 된다. 청소년의 정신건강 악화와 중독, 유해 콘텐츠 노출에 대한 전 세계적인 우려가 커진 가운데, 호주에 이어 프랑스에서도 법으로 이를 막아선 것이다. 다만 이용자 나이를 어떻게 검증할지를 비롯해 명확한 법 집행 방식을 두고서 잡음이 일 전망이다.

프랑스, 15세 미만 SNS 전면 금지

프랑스 상·하원은 21일(현지시간) 양원 합동위원회에서 마련한 미성년자 SNS 규제 절충안에 합의했다. 이 법안은 상원에서 243대 2, 하원에서 279대 81로 통과됐다. 유럽연합(EU) 회원국 중에서는 최초로 미성년자의 SNS 사용을 규제할 수 있는 법적 토대가 마련됐다.

이 법안은 온라인 플랫폼이 제공하는 SNS를 15세 미만 미성년자가 이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EU의 지적에 따라 상원안과 달리 절충안은 적용 대상을 일부 플랫폼에 한정하지 않고, EU의 디지털서비스법(DSA) 정의상 SNS 전반으로 넓혔다. 온라인 백과사전과 교육·과학 자료 서비스,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개발 플랫폼 등은 규제 대상에서 제외했다.

시행일은 9월 1일로, 이전에 만들어진 기존 계정들은 4개월의 유예기간을 적용한다. 학교에서는 학생과 학부모, 교직원을 대상으로 과도한 화면 노출과 SNS 중독의 위험성을 알리는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 휴대전화 사용 제한 대상은 중학교에서 고등학교까지 넓어진다.

다만 이 법안이 곧바로 확정되는 것은 아니다. 프랑스는 EU 법에 따라 관련 내용을 EU 집행위원회에 사전 통보해야 한다. 이 절차가 끝나기 전까지는 법을 공포할 수 없다. 자국법에 따라 헌법위원회 심사 대상이 될 가능성도 남아있다. 표현의 자유와 비례성 원칙 등을 둘러싼 법적 쟁점도 존재한다. 프랑스 일간 르몽드와 영국 더 타임스 등은 연령 확인 절차 등 실질적인 집행 메커니즘이 불분명하다는 비판이 나온다고 짚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표결 직후 엑스(X·옛 트위터)에 "제가 약속했던 일이 이제 통과됐다"며 "새 학기부터 15세 미만은 SNS 사용이 금지된다"고 말했다. 그는 "헌법위원회가 판단을 내릴 차례로, 이후에는 아이들을 온라인에서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시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AP통신은 해당 법안이 내년 퇴임을 앞둔 마크롱의 마지막 주요 입법 성과 가운데 하나가 될 수 있다고 짚었다.

선발주자는 호주…유럽 각국도 규제 검토

미성년자의 SNS 이용을 법으로 막은 곳은 프랑스뿐만이 아니다. 호주 의회는 2024년 11월 16세 미만의 SNS 이용을 금지하는 법을 최종 의결했다. 법안은 의회를 통과한 후 약 1년의 준비기간을 거쳐 시행됐다.

인도네시아는 지난해 3월 아동의 디지털 서비스 이용을 규제하는 정부령을 제정한 데 이어, 올해 3월부터 틱톡·인스타그램·유튜브 등 고위험 플랫폼에서 16세 미만 이용자의 계정 보유를 제한하고 있다. 유럽에서는 그리스와 덴마크가 15세 미만의 SNS 이용 제한을 추진 중이다. 스페인과 오스트리아·독일·영국 등은 연령 제한이나 본인 인증 강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각국이 규제 강화에 나선 것은 SNS가 청소년의 정신건강과 수면, 학습 능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 특히 짧은 동영상을 끊임없이 추천하는 알고리즘과 무한 스크롤 방식이 미성년자의 이용 시간을 늘리고 중독을 유발한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프랑스 아동권익단체와 학부모들도 비슷한 이유로 이번 입법을 환영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파리 인근에 거주하는 52세 가엘 베르봉드는 "우리는 처음부터 법안 통과를 위해 캠페인을 벌여왔다"며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에 맞설 다른 선택지도, 다른 방법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미성년자의 음주를 막는 것에 빗대며 "우리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아이들을 보호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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