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이재명 근저당 ‘17.7억의 비밀’…매수자 “전세금 줬다”

이강민,김지훈,김판 2026. 7. 22.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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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수자 “전세보증금 11.3억, 중도금으로 지급, 공짜 매수 아냐”
전세금 제외한 차액만 근저당 설정
전세난 때문에 현 세입자 어려움 겪어
‘근저당 매도’에 ‘전세보증금 선(先)반환’까지 이례적 거래
이재명 대통령이 21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31회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이 분당 아파트 매매 과정에서 17억7000만원만 근저당으로 설정한 이유가 ‘전세난’ 때문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전세난으로 인해 현 세입자가 새 전셋집을 구하지 못하자 ‘실거주 의무’가 있는 매수자가 전세 보증금 규모인 11억3000만원을 중도금으로 지급했고, 나머지 차액인 17억7000만에만 근저당이 설정됐다는 것이다. 두 금액을 합치면 매매가인 29억원이 된다.

다만 이 대통령이 현 세입자에게 임대보증금을 먼저 반환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세입자의 계약 기간이 남아있는 상황에서 임대보증금을 먼저 반환하는 경우는 이례적이다. 원활한 주택 매도를 위해 임대차계약을 중도 해지했을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초기에 매수 의사를 보였던 인물들은 실거주 의무와 세입자 문제 등으로 매수를 포기한 사례도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현 세입자의 전세계약은 오는 10월 만기였다.

‘실거주 의무’ 때문에 떠나야 했던 세입자
22일 국민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이 대통령이 분당 아파트 매도 과정에서 현 세입자의 전세 계약금에 해당하는 11억3000만원만 중도금 성격으로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매매가 29억원에서 11억3000만원을 제외하면 17억7000만원이 남는다. 이 대통령이 근저당으로 설정한 규모와 일치한다. 매수자는 현재 거주 중인 아파트를 매도하고 오는 10월 말 잔금 17억7000만원을 전부 상환할 계획이다.

이 대통령이 지난 2월 아파트 매도 의사를 밝힌 뒤 현 세입자 부부는 새로 이사갈 곳을 알아봐야 했다. 지난달 국민일보와 만난 세입자는 “집이 안 팔리면 계약갱신청구권을 써서 더 있고 싶었지만, 부동산으로부터 ‘무조건 나가야 한다’는 말을 듣고 어차피 팔릴 상황이라고 생각하고 집을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토지거래허가제 구역 내에서는 실거주 의무가 있기 때문에, 새 매수자가 나타나면 기존 세입자는 임대 기간이 끝나는 대로 집을 비워줘야 한다.

매수자 A씨는 국민일보에 “내가 잔금을 못 내서 근저당을 설정했듯이, 그 사람(현 세입자)도 이사 날짜를 딱 맞출 수 없는 노릇”이라며 “세입자가 안정적으로 나갈 수 있어야 나도 들어갈 수 있으니 그만큼을 중도금으로 줬다”고 설명했다. 전세 만기가 오는 10월까지인 현 세입자는 최근 인근 지역에서 전세 계약을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매도 과정에서 실거주 의무와 세입자 문제 등으로 인해 몇 차례 매수자가 바뀌는 등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매수자 “우리는 보통 사람…우연한 거래”
이른바 ‘근저당 매도’에 대해 매수자 A씨는 “매도 예정인 내 아파트의 잔금 지급 날짜가 맞지 않아서 그렇게 됐다. 오는 10월 잔금을 받아 17억7000만원을 모두 처리할 예정”이라며 “집주인이 사정을 봐주신 것인데, 재건축 단지에서는 이런 거래가 많다”고 밝혔다.

매수자 A씨가 재건축 조합원 지위를 승계받기 위해서는 사업시행자 지정·고시 예정인 오는 30일 전에 소유권 이전 등기를 마쳐야 했다. 이런 사정을 배려해 이 대통령이 매매 대금을 다 받지 않은 상황에서 먼저 소유권을 넘겨줬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①현 세입자를 수월하게 내보내면서 ②다음 매수자의 재건축 조합원 지위 승계 문제까지 고려하다 보니 아주 독특한 방식의 거래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현 세입자와 매수자의 사정을 모두 고려한 조치지만, 임대보증금 선(先)반환에 근저당 매도까지 이례적인 상황이 겹치면서 비판의 목소리 역시 커지고 있다. 일반 서민들이 강력한 대출 규제로 부동산 거래에서 애를 먹고 있는 상황에서, 이 대통령이 부동산을 팔기 위해 온갖 방식의 우회로를 총동원했다는 것이 비판의 골자다. 대출 규제와 토지거래허가제(실거주 의무), 극심한 전세난 등 현 정부의 부동산 난맥상이 총집약된 거래라는 평가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매수자와 이 대통령 간의 관계를 의심하기도 한다. 하지만 매수자와 청와대 모두 특별한 관계가 없다고 부인했다. 매수자 A씨는 “우리 부부는 분당에서 30년 정도 생활한 보통 사람”이라며 “가게가 바빠서 사회 활동은 거의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A씨의 남편도 변호사나 국토부 공무원 출신 인사가 아닌 평범한 회사원이라고 한다. A씨는 현재 분당에서 자영업을 하고 있다.

이 대통령 매물을 매수하게 된 경위에 대해서는 “대통령이니깐 누군지 알긴 알지만, (개인적으로는) 모르는 사람”이라며 “이사를 하려고 지금 집을 내놓고 새집을 알아보고 있는 상황에서 대통령 매물이 나오면서 우연히 상황이 맞아떨어졌다. 부동산을 통한 정상적 거래였다”고 강조했다.

이슈탐사팀=이강민 김지훈 김판 기자 riv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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