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vest&Law]중동전쟁은 ‘불가항력’…러우 전쟁·기존 PF도 적용될까
"러·우 전쟁 피해도 커…해석 확대돼야"
정부가 중동전쟁에 따른 원자재 수급 차질을 당사자가 통제하거나 피하기 어려운 외부 사정인 '불가항력'으로 해석한 가운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및 기존 프로젝트파이낸싱(PF) 계약의 불가항력 판단에도 같은 취지를 참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최종 위험, 시공사에 집중된 구조"22일 법조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와 금융위원회는 지난 4월 중동전쟁 상황을 민간건설공사 표준도급계약서상 불가항력으로 해석했다. 원자재 수급 불균형이나 가격 급등으로 자재 조달이 늦어진 민간 건설현장은 공사기간과 책임준공기한 연장을 협의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금융당국이 유권해석을 통해 모범규준상 책임준공 연장 사유를 인정한 첫 사례다.
책임준공형 PF는 개발사업을 추진하는 시행사가 금융회사들로 구성된 대주단에서 돈을 빌리고, 공사를 맡은 건설사인 시공사가 정해진 기한까지 준공을 약속하는 구조다. 기한을 넘기면 시공사가 시행사의 PF 대출채무를 대신 떠안을 수 있어 단순한 공사 지연이 대규모 금융채무로 번질 수 있다.

윤도근 법무법인 동인 파트너 변호사는 "선분양 구조에서는 아파트 계약자인 수분양자의 입주지정일과 대주단의 대출금 회수가 맞물려 있어 공사가 한두 달 늦어지는 문제가 곧바로 채권 회수 문제로 번진다"며 "불가항력이 발생했을 때 수분양자는 입주지정일을 연기하고 대주단도 기한이익상실(대출금 즉시 상환 요구) 조치를 유예하는 식으로 위험을 나눌 필요가 있지만, 지금은 형식적으로 날짜가 지나면 최종 책임을 시공사에 묻는 구조"라고 전했다.
다만 이번 유권해석에 따른 책임준공기한 연장이 모든 현장에 곧바로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관련 모범규준은 지난해 5월30일 이후 체결된 PF 대출계약부터 적용된다. 그 이전에 체결된 계약은 모범규준의 직접적인 적용 대상이 아니다.
"수십년 전 IMF 판례…해외 전쟁에 그대로 적용 한계"법원은 그간 러·우 전쟁이나 코로나19에 따른 원자재 수급 불안을 면책 사유로 인정하는 데 엄격한 태도를 보여왔다. 대표적인 사례가 대구 '수성레이크 우방아이유쉘'의 시공사 우방과 경남은행·신한캐피탈 등 대주단 간 분쟁이다.
2024년 우방은 코로나19 확산과 화물연대 총파업, 러·우 전쟁에 따른 원자재 수급 불안정 등으로 책임준공기한을 한달가량 넘기게 됐다고 호소했다. 대주단이 약 1425억원의 대출채무 인수를 요구하자 우방은 책임준공확약상 채무인수 효력정지 가처분을 냈다. 하지만 법원은 가처분 단계에서 불가항력 사유가 충분히 소명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하급심은 그동안 IMF 외환위기와 이에 따른 자재 수급 곤란을 면책 사유로 인정하지 않은 대법원 판례를 주요 기준으로 참고해왔다. 하지만 법조계 일각에선 수십 년 전 경제위기 판례를 현재의 글로벌 공급망 충격에 그대로 적용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개별 현장의 공사 지연 원인과 영향을 충분히 살피기보다 불가항력을 지나치게 좁게 해석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윤 변호사는 "러우 전쟁은 중동전쟁보다 기간도 길고 파급력도 크다"며 "책임준공의무 위반에 따른 최종 위험을 현재 시공사들이 떠안고 있는 만큼, 보다 적극적으로 해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대현 기자 kdh@asiae.co.kr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모르는 옆사람과 '허벅지 밀착' 너무 싫어"…이제 팔걸이 신경전 안해도 됩니다
- "월드컵 트로피 든 저 미녀 누구야?"…선수들 사이 포착된 왕세녀 자매 화제
- "김대리, 삼전닉스 주식 몰빵했다며?"…코스피 폭락에 '포모'가 '조모'로
- "양상추 때문이야" 美 7000명 기생충 감염 난리였는데…반전 검사 결과
- "지금이라도 투자 멈춰야"…'삼전닉스' 레버리지 투자 경고나선 운용사 대표
- 61시간 만에 초진 됐지만… 아찔했던 쿠팡 화재
- "미국선 못해, 한국이 최고" 미국인들 우르르…이번엔 'K종합검진' 뜬다
- 폭우 쏟아지는 홍수 현장서 '빗물 범벅' 도시락 먹는 소방관…中 누리꾼 감동
- "재건축하려면 이사해야 하는데"…이주비 대출잔액 해마다 감소[부동산AtoZ]
- 사람들 보는 앞에서 물속 '풍덩'…청계천 소원 동전 쓸어간 남녀 처벌 가능할까